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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월간 샘터 2021년 10월호 - 비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ㅣ 월간 샘터 620
샘터 편집부 / 샘터사(잡지) / 2021년 10월
평점 :

표지 사진이 유독 예쁜 월간 샘터 10월호.
이번호는 리뷰가 많이 늦었다.
10월은 어느새 훌쩍 흘러버렸지만 아직은 가을.
유난히 긴 가을 덕에 ‘사과’ 편이 실린 농부의 식탁에 덜 미안하다.
‘사과가 떨어졌다. 때가 되었기 때문이지.’
만류 인력이 아니라 때가 되어 떨어진 사과처럼 리뷰의 때가 되었다.

‘돌아보면 구석구석 모자랄 것 없는 삶인데, 왜 우리는 더 갖기 위해 애쓰는 것일까?’
비우기의 연습을 언급한 10페이지에 쓰여 있는 글귀다.
왜 그럴까. 왜긴!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라고 배웠기 때문이지.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미덕으로 알고 살았으니까.
‘놀면 뭐 하니?’
나의 늙은 철학은 ‘놀면 몸이 편하고 일하면 골병드니 젊어 고생하면 늙어 후회한다’로 정정되었다.
채우기 위해 애쓴 나에게 꼭 필요한 말.
‘일 줄여’ ‘돈 없어도 괜찮아’ ‘시간을 귀하게 여겨’
비우는 연습은 곧 나를 사랑하라는 말과 같으니 타인과의 관계에 에너지를 쏟고
사물에 대한 집착과 시간에 대한 집념을 버리면 비우기는 자연스레 따라오겠지. 쉽지 않겠지만...

셀럽의 행복 라이프 편 가수 ‘장재인’은
‘더 좋은 생각을 하고, 더 자유롭게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를 인생의 가장 큰 화두로 꼽았다. 노래하는 사람이지만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음악은 행복의 지점이 아니라는 그녀처럼
나 또한 먹고 살기 위한 이 일이 행복의 지점이 아님을 깨우치는 중이다.

10월호에서 가장 좋은 기사는 ‘막걸리를 닮은 스페인 와인’ 편이다.
병당 3천 원이라는 놀랍도록 저렴한 가격의 이 와인은 ‘꾼까’ 라는 사기로 만든 납작한 잔에 따라 먹는다. 맵고 짠 한식과 어울리는, 11도를 넘지 않는, 집에서 막 담가 하얀 효모가 바닥에 깔려있어 흔들어 마셔야 하는 여러모로 막걸리와 닮은 스페인 와인에 대단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 이름은 ‘비노 뚜르비오’ 비우기를 연습 중이니 비싼 와인 대신 ‘탁한 와인 비노 뚜르비오’를 속히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샘터 10월/620호} 비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리추얼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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