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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행복하라 - 10만 부 기념 에디션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1년 5월
평점 :

단행본 한권이 10만부나 팔려나갔다. 긴 세월 독자의 사랑을 받은 작가의 10만부 기념 양장에디션! 독자와 통하는 것이 있어야 가능한 숫자다. 2010년 열반에 든 스님은 더 이상 출간하지 말라는 말씀을 남겼지만 우리는 종교에 관계없이 그의 산문에서 평화와 행복을 찾는다.
스님의 글은 일반적이다. 특별하지 않고 솔직하고 난체하지 않는다. ‘욕지거리도 쏟고 싶고 안절부절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공연히 짜증도 난다’고 감정도 표출할 줄 알고 어린왕자에게 편지도 쓰는 여린 감성을 지녔다.
‘태풍이 불자 창가에 등의자를 높고 비스듬히 누워서 읽자. 소설을 누가 뻣뻣이 앉아서 읽는단 말인가.’ 독서 좀 하는 스님은 조르바와 친구들 이야기도 즐겨하고 부처님 말씀은 최대한 줄여 무겁지 않은 글을 썼다.
강원도 오두막.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글 밥을 찾아 마술 같은 문장으로 펼쳐 보인 수십 년 전 산문은 따뜻하고 넉넉했다.
한국불교의 폐단을 꼬집으면서 ‘깨닫지 않고는 자비를 실현할 수 없다’는 말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갈 하셨다. 본래 깨달음 어디에 두고 새삼스럽게 깨닫는 것이 아니라 원래 갖고 있는 깨달음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벌을 주고 복을 주는 건 부처님이 아니고 사람이라고 그리 말했다.
길상사에서 스님이 사용하던 나무의자를 사진으로 찾아봤다. 스님의 유언대로 나무평상에 누워 먼 길 가셨을까. 소원처럼 길상사 꽃밭에 뿌려졌을까. 스님 계신 곳은 평안하신지요?
‘어린왕자! 이제 너는 내게서 무연한 남이 아니다. 한 지붕 아래 사는 낯익은 식구다. 지금까지 너를 스무 번도 더 읽은 나는 이제 새삼스레 글자를 읽을 필요가 없어졌다. 책장을 훌훌 넘기기만 해도 네 세계를 넘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행간에 씌어진 사연까지도, 여백에 스며있는 목소리까지도 죄다 읽고 들을 수 잇게 된 것이다.’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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