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해방촌
조헌주 지음 / 베라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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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곳을 해방촌이라 했다. 남산 자락 밑에 있는 해방촌은 이름이 주는 어감 그대로 해방 후에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들, 북쪽에서 월남한 사람들, 그리고 한국 전쟁으로 피난을 온 사람들이 정착하여 해방촌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서울이란 이미지에서 조금은 아니 많이 비껴가 있는 이곳. 뭔지 모르게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또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곳의 공기가 나에게 편안함을 주었다.’ p26


남산이 보이는 비탈진 오름길. 촌스럽게 낡은 이층 양옥집 마당에서 창을 열고 식물에 물을 주는 아침을 보았다. 서울에 달 방을 구한다면 그 첫 번째가 해방촌이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기름을 부은 아침이었다. 가본적도 없으면서 어쩜 이리도 생생한지 나는 작정하고 해방촌을 향해 구애하고 있는 중이다.

어쩌다 해방촌에 와서 아직 해방촌에 살고 있다는 서울내기의 본격 자기 동네 자랑 이야기로 자취방을 구하고 강아지와 헤어지는 일상부터 외국인친구를 사귀고 사랑을 하고 유학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까지 빛나는 꿈과 우정을 귀하게 엮어낸 로컬에세이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막내작가에서 뮤지컬 작가로 거듭난 그녀의 도전은 영어에 대해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게끔 했다. 그녀는 유난히 외국인 친구들을 등장시켰다. 다국적 모양을 띈 사랑과 우정은 시크했다.


이 책을 읽는데 24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끊임없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재즈와 댄스가 있는 이태원 펍문화에는 무릎을 꿇었다. 얼마나 산다고 저곳을 한번 못가보고 늙어버렸나. 시골여자로 살면서 서울사람 부럽기는 처음이다.


책에 등장하는 ‘개털’바가 아직도 존재한다고 하는데 직접 가보지는 못하겠지만 괜히 위로가 되고 그렇다. (책에 개털바라고 적혀있지는 않다.)


바(Bar) 맥주, 기타, 술친구, 그냥친구 그리고 주말 낮에 낭창하게 앉아 마시는 맥주. 이 모든 것들은 현재와 미래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다. 이것들을 나열해놓고 즐기는 장소가 어디 해방촌 뿐이겠냐만은 그래도 한번은 그래보고 싶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장소를 최적의 장소로 여기고 산다. 최적의 장소가 최고임을 알기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일탈. 즉 여행 아니겠나. 


우리는 어차피 여행 아니면 사랑이라고 어떤 시인도 그랬으니까. 머지않아 비탈진 해방촌 골목길을 느릿느릿 걸어 내려오는 나를 상상하며 작가의 하루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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