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달을 만나다
유기순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녀도 나만큼 구례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먼 길 마다않고 달려가 화엄사 홍매화를 보고 산수유를 즐긴다는 그녀의 시간이 꽃 같다.

단락사이사이 꽃그림이 있는 건 그녀가 화가라서라기보다 자연을 아끼고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인 것 같다.


“바람은 소식을 들고 온다. 미풍에 실려 오는 마른풀 향을 맡으며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고,축축하고 습한 바람에서는 비가 뒤따라올 것을 안다. 풀 향기도 나무 향기도 바람에 실려온다. 구수한 들판에서는 여문 곡식의 소식을 알게 된다. 바람은 그냥 오지 않는다.”


책에는 작가의 유년과 지금에 이르기까지 열두 개의 달보다 많은 달의 이야기가 있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어디론가 탈출하고 싶을 때, 천천히 멈추지 말고 한 발 더 나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은 글이라고 한다. 잔잔한 글밥과 수채화그림으로 평온한 시간을 얻은 선물 같은 책이다.


“메마른 광야 같다고 나의 살던 고향을 생각해 왔으나 그곳은 캔버스였다. 나를 키워 준 곳도 그곳, 산과 들이었다. 나를 강하게 키운 건 고향의 엄마였고, 나에게 순한 마음과 선한 생각을 갖게 해준 건 그리운 아버지였음을 알았다. 텅 비어 있는 공간인 줄 알았는데 비어있지만은 않은 곳이었음을 서서히 알게 된다.”


나 또한 산과 들에 의해 키워졌고 덕분에 순한 마음과 선한 생각을 남길 수 있게 되었음을 안다.

어디에서 어떻게 늙어가더라도 자연과 함께 하고 싶은 욕구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출판사 지식과감성에서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열두개의달을만나다

#유기순

#지식과감성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