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서재 -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 책 읽기
김운하 지음 / 한권의책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 책 읽기 '카프카의 서재' - 김운하

 

우리는 모두 책에서 그 자신의 인생을 읽는다.  처음에는 이 카피를 무심코 읽고 지나쳐버렸다. 하지만 저자이력을 읽고 프롤로그를 얼마 읽지 않고서 깊은곳에서 울려오는 가슴떨림을 경험하게 되었다. 무엇이지 이 감정은 살짝 당황스러웠다. 잊고 지냈던 지난 나의 고뇌와 방황이 떠올랐다. 유명한 몇권의 책을 다이제스티브 형식으로 엮은 책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에 읽을까 망설였던 책이었는데, 나 자신의 인생을 읽게 되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누구이며 왜 존재하는 것일까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진실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옳은 것일까 무엇이 되어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열다섯부터 시작되어 이십대 초반 열병처럼 깊게 앓았던 방황과 고뇌의 시절에 이책을 만났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의 감정보다는 지금 이순간 망각하고 있었지만 내가 말하고 싶고 쓰고 싶었던, 아니 그 이상의 이야기를 저자가 내게 들려주고 있었다.
전쟁같이 치열한 직장생활을 하느라 잊고지냈던 20여년간의 내 고뇌와 방황 사색 고민 등이 떠올랐으며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했거나 찾지 못했던 것들을 이야기 해주는 저자의 친절함이 고맙게 느껴졌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 파스칼의 '팡세',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프란츠 카프카의 '소송', 공자의 '논어', 베르길리우스의'아이네이스', 미셰 우엘벡의 '소립자',조지 기싱의 '기싱의 고백', 작자 미상'코헬렛',니코스 카잔차키스의'그리스인 조르바',줄리언 반스의'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이케가야 유지의'단순한 뇌 복잡한 나',샹커 베단텀의'히든 브레인',몽테뉴의'수상록' 등의 책을 이야기 하지만 저자의 철학적인 성찰이 묵직하면서도 현학적이지 않아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인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질문을 다시금 되내여 보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한 번, 단 한 번뿐이므로, 네 인생은 이제 거의 끝나가는데 너는 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았고, 행복할 때도 마치 다른 사람의 영혼인 듯 취급했다. ...자기 영혼의 떨림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인용한 이 구절을 읽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져 옴을 느꼈다. 눈물이 촉촉이 고이기 시작했다. 행복할 때도 마치 다른 사람의 영혼인 듯 취급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작년 한해 뼈저리게 고통스러운 한해를 보냈던 것은 내 영혼의 떨림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났던 일들이 아니었던가 생각해 보았다. 

 

연령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정말 괜찮은 책이다. 저자를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든다. 까뮈의 이방인을 읽고 까뮈를 만나고 싶었으나 이미 만날 수 없는 사람임에 안타까워 했는데, 오랜만에 저자를 만나고 싶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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