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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박수 칠 때 떠나라
송인창 지음 / 미류책방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비트코인, 박수 칠 때 떠나라
이 책을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는 이걸 왜 몰랐지?"였다. 한국이 사실상 전 세계 2대 암호화폐 시장이고, 연간 거래 규모가 2,500조 원에 달하며, 알트코인 거래에서는 세계 1위라는 사실. 이게 자랑이 아니라 경고라는 걸 이 책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짚어낸다.
저자는 행정고시 수석에 재정경제부 국제금융정책국장, G20 국제협력대사 등을 거친 정통 국제금융 관료다. 이런 사람이 욕먹을 각오로 책을 썼다는 게 포인트 인 것 같다.
책의 핵심 논리는 단순하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은 오직 '누군가 더 비싸게 사줄 것'이라는 믿음에만 기반하며, 이는 튤립 버블, 미시시피 버블, 닷컴 버블과 구조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 문장 하나가 책 핵심 메세지 인 듯 하다
. 비트코인을 화폐로 봐도, 블록체인 기술로 봐도, 디지털 금으로 봐도, 어느 각도에서 잘라봐도 내재가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서사의 이동'에 관한 통찰이다. 비트코인은 스스로를 '미래의 화폐'라 하다가, 화폐로서의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디지털 금'이 될 거라고 서사를 바꿨다고 한다
. 반박당할 때마다 새 스토리를 입히는 이 유연함이 오히려 본질 없음의 증거라는 지적은 꽤 날카롭다. 투자 논리가 아니라 종교적 믿음에 가까운 구조를 갖고 있다는 뜻이니까.
한국의 초연결 모바일 환경, 24시간 운영되는 거래소, 빨리 결과를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제도적 빈틈이 겹치면서 암호화폐 투기가 하나의 오락이자 인생 역전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는 진단도 읽으면서 불편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건 개인의 탐욕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라는 시각이다.
책은 비트코인 시장이 '폰지 사기와 피라미드 판매의 하이브리드'라고 규정하고, 코인 런이 현실화될 경우의 붕괴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뱅크런보다 위험하다는 코인 런, CBDC의 도전, 양자 컴퓨터 해킹 가능성까지 단순한 비관론이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진지한 경고다.
이미 코인에 투자했든 안 했든, 한 번쯤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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