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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치지 않는 삶 - 웨인 다이어의 노자 다시 읽기
웨인 W. 다이어 지음, 신종윤 옮김, 구본형 / 나무생각 / 2021년 1월
평점 :
웨인 다이어의 노자 다시 읽기
최근 논어와 맹자를 다시 읽은 뒤 중용과 시경, 역경(주역)을 다시금 뒤적거리다가 도덕경을 읽은지 오래 되었다는 생각에 도덕경을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던 즈음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서양인의 눈으로 바라본 노자의 도덕경은 어떻게 해석이 되어 있을까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게다가 고인이 되신 구본형 선생의 주해가 달려 있다는 사실이 나를 들뜨게 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등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구본형 선생의 도덕경 해제는 어떤 내요을 담고 있을까 무척 궁금했다. 이 책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3기 연구원 신종윤씨가 번역을 했다. 도덕경, 외국인 시각, 구본형 첫 만남부터 내게 울림이 있는 책이었다.
노자라는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도덕경을 노자가 썼는지 그렇지 않은지, 노자 사항의 핵심인 도(道)는 모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참으로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다.
저자 웨인 다이어는 서로 다른 두번역본을 읽고'도덕경'에 빠져 들었고, 10권의 번역본을 읽고 1년의 기간동안 21세기 식으로 풀어내어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원문의 일부가 빠졌거나 더해진 내용이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옮긴이도 이분이 처음에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도덕경 원문과 저자 에세이를 번역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옮긴이의 글에 저자와 옮긴이의 솔직함과 마음에 와 닿았다. 저자와 옮긴이 그리고 구본형 선생 3사람의 생각이 내게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일반적으로 원문이 나오고 원문에 대한 해석 그리고 여러가지 해제 또는 옮긴이의 설명이 담겨 있는 형식인데, 이 책은 서양인의 관점으로 서양에 전해진 다양한 번역서를 본인이 습득하여 현재에 맞게 81장의 에세이로 정리를 한 글이기에 남다르게 느껴졌다. 81장 각각에 대해 해석을 하고 그 장에 대해 저자가 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저자가 연상되는 다른 이들의 글들도 함께 담고 있다. 그리고 각 장 말미에 독자들에게 생각할 것과 실천할 내용을 담고 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3장은 도덕경 3장에 대한 해석을 제일 앞에 소개하며, 3장 제목을 저자의 풀이인 '만족하는 삶(Living Contentment)'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하여,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조정해야 하며 욕망이 아닌 도에 중심을 둔 질문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을 바꾸면 삶이 크게 달라 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는 도덕경 3장은 '다스리는 법'에 대한 조언들로 가득차 있다며, 노자가 현대사회에 있다면 '행복해지는 방법은 없다. 행복은 그 여정에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을 것이라며 현재 관점으로 해석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이어 나간다. 도에 대한 키워드와 그에 대한 그리고 오늘날의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를 정리하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의 일부분이 도덕경 3장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며 해당 내용을 소개 해 주며 정리를 했다. 그리고 도덕경 3장 내용에서 생각하고 실천 할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무리를 하고 있다.
이 책은 한번에 몰아서 볼 책이 아니라, 한장 한장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본인에 맞게 생각해보고 체득할 시간이 필요 해 보인다. 집중하지 않고 눈으로 읽다가는 그말이 그말 인 것 같고 다 읽고 나서 무엇을 읽었는지 모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검색으로 다양한 도덕경 해석을 이 책과 비교해 보기도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 없이 이 책의 메세지 만으로도 삶에 대한 성찰과 통찰력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해도 되겠지만, 구본형의 해제를 모아 읽어보고, 각장의 시작 부분과 키워드 위주로 발췌해서 읽고 처음부터 다시 정독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 졌는데, 생각으로만 그치지 않도록 나만의 도덕경을 정리해 봐야겠다
책을 덮으며 옮김이의 글에 있는 '학문은 하루하루 쌓아가는 것이고 도는 하루하루 덜어내는 것이다.' 말이 머릿속을 멤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