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을 말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권미림 지음 / SISO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사랑을 말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사랑을 모르는 이가 쓴 글에는 사랑이 담기지 않고, 용서를 경험하지 못한 이가 쓴 글에는 용서가 머물지 못하기에 내 글이 내 삶의 반영인 것을 믿으며, 나는 사랑을 살고 싶다.

-프롤로그 중에서

세상의 작은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나의 삶에서 사랑이 완성되기를 바라고,

용서가 쉬워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 마음으로 매일 글을 씁니다.

대학에서 신학과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책 뒷표지에 씌여진 글과 저자 소개글에 나오는 내용을 보고, 작가의 에세이에 흥미가 생겼다. 나보다 어린 청춘작가의 에세이가 아직 설익은 글일까? 작가의 성찰을 담고 있을까? 이 책에서 사랑과 용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증이 들었다. 사랑은 그렇다쳐도 용서가 쉬워지기를 바란다는 글이 뇌리에 남았다.

프롤로그 말미에 정직히 살아낸 글, 작가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보아도 괜찮은 글을 쓰고 싶고, 그런 마음의 몸부림으로 이책을 썼다고 한다. 모든 사람 사람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기를 바라며, '아직 살아갈 수 있겠구나' 싶어지기를 바라며, 용서의 해방을 누리기를 바라며 그렇게 책을 지었단다.

책을 펼쳐보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진정성이 있는 글, 나와 다른 시대를 살아온 삶, 평범한 일상의 담백한 이야기들이지만 한편 한편을 읽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렸고, 내 삶을 나의과거를 나의 현재를 투영하며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1 그건 분명 사라이었다, 2 괜찮아 걱정하지마, 3 당신의 우주에 바람이 분다, 4 느린 삶에는 많은 것이 깃든다 4장에 13여편의 글들이 각각 담겨 있다. (1장만 14편, 나머지는 13편씩)

처음부터 순차적으로 읽었지만, 목차에서 마음에 드는 제목을 골라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나이가 무슨상관이냐만은 작가의 연령대가 궁금했는데, 목차와 책을 얼마 읽지 않고 바로 알수 있게 되었다. 작가 생각뿐 아니라 본인의 과거와 현재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가까운 사람이 보더라도 괜찮은 글을 쓰고 싶다는 말이 왜 프롤로그에 씌여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본인의 일상을 이렇게 들려주고 있구나. 저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여러 글들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사랑과 용서에 대한 궁금증은 책을 읽고 나서 해소가 되었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이 진정한 용서이다 (-자크 데리다)'를 읽으며 과연 나는 용서 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해 왔던가, 나는 용기있게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해 왔는지 곱씹어 보았다. 장미꽃 뒤에서 치부를 가벼보려 하지 않고 핑계나 해명없이 살아 왔는가 생각해보았다. 작가의 용기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경영관련 책들을 많이 읽은 내게 '더하는 것과 더는 것'의 짧은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마이클 포터의 '전략이란 하지 않을 일을 선택하는 것', 법정스님의 '행복의 비결이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 가 하는 것이다'라는 글 등이 머리를 스치듯 지나갔다. 더하는 것보다는 더는 것 편에 서고 싶다는 작가의 지혜가 옅보였다.

여러 여행이야기가 있지만 라오스에서 경험이 작가에게 미친 영향을 어느정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아무도 늦지 않았다'는 마지막 이야기에 라오스에서 만났던 팀 아저씨의 이야기와 저자의 생각. 여운이 있는 마무리였다. 저자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평소 에세이는 많이 읽지 않는 편이고, 대부분 유명한 에세이들을 읽었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좀 더 다양하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고 간접경험을 하였으며 생각하고 느끼는게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경영,역사,철학,고전 책들 위주로 읽는 독서에서 말랑말랑해지는 책들을 좀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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