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괴지대
이토 준지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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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만화책은 이토 준지 작가<환괴지대>이다.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토 준지 작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유의 괴기스러운 그림체, 무섭지만 다음 장면을 기다려지게 만드는 참신한 소재들은 그를 인기 공포 만화가로 만들어 주었다. 이번 2021년에는 만화계의 아카데미 <아이스너 상>을 수상하며 그 저력을 다시금 입증한 바 있다.

물론 나는, 주위에서도 알아주는 쫄보라 그의 만화를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은 없다. '지옥별 레미나' 같이 많이 들어본 작품은 호기심에 본 적이 있지만, 굳이 찾아보진 않는달까? 그래서 리뷰어 도서로 이 책이 도착했을 땐, 약간 긴장한 마음이 반, '드디어 제대로 읽어보는구나!'라는 설렘이 반을 차지했다.


표지도 포스가 넘치지만, 표지를 넘기면 바로 나오는 컬러 페이지도 나를 흠칫하게 만들었다


이번에 발매된 <환괴지대>는 만화 앱인 'LINE 만화'에서 연재한 단편집으로, '곡녀 고개'를 비롯한 4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작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작업실에 틀어박혀 집필했다고 한다. 내가 뭘 알겠냐마는, 이번에 수록된 작품들도 정말 참신한 소재로 나를 책 속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모든 작품이 재미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았던 '곡녀 고개'를 간략히 소개해 본다.



'곡녀 고개'는 혼전 여행을 떠난 젊은 커플이 토호쿠의 한 마을에 내리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우연히 보게 된 한 장례식에서 엄청나게 울고 있는 여자를 보게 되는데, 주변 사람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곡녀'라고 한다.



곡녀는 고인을 공양하기 위해 고용되어, 대신 울어주는 사람을 말한다. 커플은 곡녀를 신기하게 쳐다보는데, 뜬금없이 마코가 덩달아 울기 시작한다. 그녀는 왠지 갑자기 슬퍼져서 울었다고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눈물은 멈췄다.



하지만, 그들이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로 이상한 일이 생긴다. 마코는 사소한 일에 자주 울음을 터뜨리고, 급기야 눈물이 멎지 않게 되었다. 딱히 이유가 없음에도 자꾸만 슬프다는 마코. 잠을 자면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아 침대가 흠뻑 젖기도 한다.



그들은 이것이 병일까 생각해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고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도 먹어봤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점을 보게 되는데, 점쟁이는 "토호쿠에 열쇠가 있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둘은, 다시 토호쿠로 향한다.







처음에는 지금까지 그랬듯 그림체에 압도되어,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한 번 펼치니 끝까지 읽을 때까지 덮을 수 없었다. 앞서 말했듯, 참신한 소재에 제대로 매료됐기 때문. 분명 그림체는 괴기스럽지만, 무섭다기보단 정말 잘 만든, 재밌는 만화 한 편을 읽었다는 느낌이 컸다. 왜 이토 준지가 이토록 사랑받는지 이번 기회에 제대로 느낄 수 있었으며, 다음번엔 다른 만화도 직접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후기에서 작가는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네 편의 탄생 비화를 이야기한다. 후기도 이렇게 재밌을 수 있나 싶으면서, 하나의 소재만 가지고(애초에 그 소재를 떠올리는 것도 신기하고) 이 정도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던, <환괴지대>였다.

* 대원씨아이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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