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를 모으는 여자
캐슬린 테사로 지음, 한정은 옮김 / 영림카디널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1955년. 영국. 런던의 중심가에 살고 있던 여자, 그레이스 먼로. 따분하고 평범하며, 답답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남편인 로저가 약속을 잡으면 그녀는 그 사교적인 모임을 다니며 지루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그녀는 어느 날 의문의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 저희는 작고하신 에바 돌시 여사님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그분의 유언대로 부인께서 상속자로 지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는 것이 저희의 의무입니다. ... p. 26

하지만 편지를 받은 그레이스는 에바 돌시라는 사람을 만나본 적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상속인이라니? 의아했지만 그레이스는 약속되어있었던 파티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 파티를 연 사람은 버네사 맥스웰. 그레이스는 버네사가 집안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께름칙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던 중 물건들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게임이 벌어지게 된다. 그런데 버네사의 핸드백에서 그레이스의 아버지 유품인 자개가 박힌 금빛 라이터가 나온다.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라는 글귀가 써져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레이스가 남편에게 선물해준 것이었다. 그게 왜 버네사의 가방에서 발견된 것일까?

그레이스는 남편 로저에게 프랑스에 갑작스런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한다고만 하고 떠난다. 그리고 그레이스는 에바 돌시라는 여자의 행적을 쫓게 된다. 도대체 왜 그녀가 그레이스 자신에게 거액의 유산을 남기게 되었을까?

<향수를 모으는 여자>라는 제목처럼 이 소설의 전체적인 흐름에는 향수가 존재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에바 돌시와 그레이스 먼로의 접점은 무엇인지, 어떤 비밀을 갖고 있는지, 에바 돌시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녀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졌었는지.. 등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1927년과 1955년, 30년을 넘나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과거를 살았던 에바 돌시의 이야기, 그리고 30년 후를 살고 있는 그레이스 먼로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된다. 드라마처럼 화려하면서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에바 돌시. 소극적이면서도 자신을 억누르며 살아가던 그레이스. 이 둘의 삶이 비교되면서도 이해가 되는 면도 있었다. 에바 돌시의 행적을 추적해 나가면서 하나, 둘 진실에 다가가는 것은 그녀가 성장하고, 변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레이스 먼로가 앞으로 하게 될 선택이니까."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소극적이고 남편에게 복종하던 모습의 글이스가 당당하고, 주체적인 모습의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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