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당신을 잃었어. 그런데 지금 우리들 앞에 임의의 몸으로 앉아 있으면서, 임시로 파울로라고 불리는 건 누구인지? 당신은 잃어버린 존재야. 그래서 당신은 끊임없이흔들리는 거지. 아무도 당신을 몰라. 당신은 땅을 디디지 않는 몸이야. 당신은 당신이 아니라, 죽은 반딧불들이 내려앉아 만들어진 빛의 윤곽에 불과해. 당신 속에 있는 고통의 영혼이 당신을 흔들어. 당신은 슬프군. 슬픔이 당신 자신이야. 그게 아니라면, 당신은 슬픔을 주지. 당신은 실패해. 이름을 주거나 이름을 받는 일에, 사랑하거나 혹은 사랑받는 일에. 그게 아니라면, 살아가거나 혹은 살게 하는 일에." - P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