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물들의 장보기 - 동물들이 골라주는 여러가지 자연 식품 ㅣ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2
조반나 조볼리 글, 시모나 모라짜니 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0년 10월
평점 :
코끼리, 원숭이, 생쥐, 달팽이....
아이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동물들이 표지에 한가득 모여있습니다.
유아기의 아이들이 가장 친숙하게 여기는 것이 동물이라고 하지요.
[동물들의 장보기]는 그런 동물들을 통해서 여러 가지 자연식품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책이에요.
이야기의 배경이 마트니 만큼, 마트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장을 보는지도 알 수 있지요.
아!! 2007년도에 이탈리아에서 '올해의 베스트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상을 받았을지...기대를 가지고 책장을 엽니다.
자연 식품만 파는 기린마트에는 비스킷, 아이스크림, 과자, 피자 같은 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어요.
이른 아침, 부지런한 달팽이가 제일 먼저 들어와서 양상추랑 민들레랑 허브를 삽니다.
코끼리 아주머니는 아카시아 잎을, 곰은 블루베리, 북극곰은 생선 코너에서 농어랑 오징어를 사요.
과일 코너엔 새들이, 바나나 코너엔 원숭이가, 우유 코너엔 고양이가 있습니다.
모두들 제일 좋아하는 식품들 앞에서 맛있는걸 사네요.
계산대에는 물개들이 고등어 통조림, 정어리 통조림을 들고 계산 하려고 줄을 서 있어요.
슈퍼마켓 안에는 여러 가지 꽃이 활찍 피어 있는 화단도 있는데요,
꽃을 파는건 아니에요. 꿀벌들이 와서 꿀만 담고 가지요.
원숭이들은 벌레를 좋아하나 봐요. 생쥐들은 향긋한 치즈를 좋아하구요.
이제 슈퍼마켓 문을 닫을 시간이에요.
그런데 샐러드에 넣을 버섯을 빠뜨렸다면서 달팽이가 헐레벌떡 들어오네요.
|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우선 아이는 알고 있는 동물들이 나오니까,
아는척 하기 바쁩니다.
그림으로 얼른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지금 무얼 사고 있는거냐고 물어요.
우유를 사고 있는 고양이를 보고는 고양이가 우유를 좋아하냐고 묻고,
큰부리새가 흰개미를 산다니까, 개미를 키우려고 사는거냐고 합니다. ㅎㅎ
큰부리새가 흰개미를 먹는다니까, 아주 깜짝 놀라네요.
원숭이들이 꿈틀거리는 벌레를 집는 그림을 보고는 눈이 동그래졌어요.
지금까지 밖에서 만나는 개미나 벌레들은 딸에게 좋은 관찰대상이었는데,
다른 동물들이 잡아먹는다고 생각하니까, 이상한가 봐요.
이제 36개월이 된 딸에게 이런 일들을 설명해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100%는 아니겠지만, 딸은 어느 정도 이해를 한 것 같아요.
"개미랑 벌레가 불쌍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구요. (^^)
어른이라면 그냥 읽고 넘어갈만한 내용인데, 역시 아이는 아이입니다.
그런 순수한 아이에게 책은 어떤 동물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먹고 사는지
아주 자연스럽게 알려줘요.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사탕이나 과자 같은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여러 가지 자연 식품들이 마트에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지요.
지금껏 마트에는 많이 가봤지만, 딸이 주로 관심을 갖는 것은
군것질 코너나 장난감 코너였거든요.
동물들이 장보는 모습을 통해 딸의 시야가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마트에 함께 갈 때는 식품 코너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엄마! 이거 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다."
"엄마~책에서 곰이 블루베리 샀었지?" 하구요!!!
관심있게 읽은 책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실생활과 많이 연결하는 딸이기에
이 책이 주는 의미가 더크게 느껴져요.
우리 아이가 건강에 좋은 자연 식품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기를...
물건을 사는 행위 뿐만 아니라, 마트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물건들이 있는지,
물건을 산 이후에는 계산을 해야 하고, 계산을 하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한다는 것...
그런 사소한 일들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래 봅니다.
오늘도 아이와 소꼽놀이도 하고, 마트놀이도 했어요.
장난감 계산대 앞에서 열심히 거스름돈을 챙기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새삼 마트에 갈 일이 기다려집니다.
동물들의 장보기 못지 않게, 우리 가족의 장보기 역시
건강을 생각하는 즐거운 시간이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