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을 잡아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1
에밀리 림 글, 닐 샤프 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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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작가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희귀병을 앓았었다고 합니다.

언젠가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을거라는 작가의 간절한 믿음이 담겨 있다는 [내 손을 잡아]!!!

작가의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기대가 되는 책이었지요.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과 편안한 느낌의 그림은 이야기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고 있었어요.

이 이야기에 화려하고, 선명한 그림이 더해졌다면, 그 느낌이 사뭇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감동적인 글과 함께 편안한 그림이 잘 어우러진 감수성이 풍부한 동화!!

제가 느낀 [내 손을 잡아]는 바로 그런 책이었습니다. 

 

 

 



 

어느 자그마한 장난감 가게에 생김새가 조금 이상한 곰 인형이 살고 있었어요.

여기저기 실밥이 뜯어져 솜도 비죽 튀어나오고, 눈은 짝짝이인데다 입은 아예 없었지요.

가게에 있는 다른 장난감들이 이 곰 인형을 보고 '못난이'라고 놀려댔지요.

가게 안에는 바느질도 말끔하고, 금빛 왕관까지 쓴 멋진 왕자 곰 인형도 있었어요.

우쭐대는 왕자 곰을 못난이 인형은 늘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았지요.

크리스마스 이브...왕자 곰은 여자아이의 품에 안겨 장난감 가게를 떠나고,

곧이어 못난이 곰도 가난한 남자 아이와 함께 가게를 떠나게 되었어요.

남자 아이의 엄마는 못난이 곰을 말끔하게 고쳐주었고,

둘은 놀이도 함께 하고, 아이가 숙제를 할 때에도 잠을 잘 때에도 늘 함께 했어요.

 

멋진 왕자 곰도 처음에는 아주 잘 지냈어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변했어요.

소꿉놀이에도 끼지 못하고, 폭신한 침대도 빼앗겼지요.

그러다, 침대 밑에 처박혀 있던 왕자 곰은 여자 아이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게 되었어요.

말썽쟁이 강아지는 그런 왕자 곰의 왕관을 씹고, 멋진 망토도 물어뜯어 버렸답니다.

왕자 곰은 금세 못난이 곰이 되어 버리고 말았어요.

동화 속 주인공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줄 안 왕자곰은 정말 슬펐어요.

 

시간이 흘러 다시 크리스마스가 돌아왔고, 두 곰인형이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바로 그 장난감 가게 앞에서 못난이 곰은 남자아이의 배낭 안에

왕자 곰은 강아지의 입에 물린 채로 말이지요.

왕자 곰은 못난이 곰에서 제발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어요.

못난이 곰은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까봐 고민이 되었지만,

슬프고, 외로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왕자 곰에게 손을 내밀었지요.

남자아이는 두 곰 인형을 똑같이 사랑했어요.

못난이 곰과 왕자 곰은 나란히 남자아이 품에 누웠어요.

그리고, 이제 둘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야기가 처음 시작되는 배경은 장난감 가게....!!

이미 그 배경에서 부터 아이의 관심은 책 속으로 집중되지요.

못난 외모 때문에도 아무에게도 선택 되지 못하고, 놀림감이 되버린 못난이 곰이

가난하지만, 착한 아이를 만나 행복해지는게 주된 줄거리에요.

어찌 보면 간단한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참 많은 메세지가 담겨있지요.

우선, 자신의 외모 때문에 아무짝에도 쓸모 없을 거라고 생각한 못난이 곰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외롭고, 슬픈 날들을 견디니, 착하고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해지는 이야기가 참 따뜻하게 그려있어요.

 

반대로 멋진 외모를 뽐내던 왕자 곰은 부잣집 아이네 집으로 가지만,

처음 며칠간만 대접을 받고, 그 이후로는 침대에 처박혀 있다가 강아지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신세로 전락하지요.

딸아이가 이해하기는 어려운 내용이지만, 엄마의 입장에서는 또다른 생각을 하게 해주었어요.

비록, 동화이긴 하지만...누구나 이렇게 행복과 불행을 오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그러니, 혹시 지금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다고 해도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지요.

언제 다시 웃음꽃이 필 날이 올지 모르니까요!!

 

마지막으로....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뭐니뭐니 해도 못난이 곰이 왕자 곰에게 손을 내미는 장면이었어요.

그 손을 잡은 왕자 곰으로 인해 남자아이의 사랑을 모두 빼앗기고,

현재의 행복을 잃을 수도 있는데, 용감하게 왕자 곰을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지요.

물론, 잠깐 고민을 하긴 했지만요...^^;;;

못난이 곰이 보여준 용감한 행동...!!!

그래요!! 행복은 지킬 줄도 알아야 하지만, 나눌 줄도 알아야 해요.

[내 손을 잡아]에서 알려주는 가장 큰 교훈은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못난이 곰이 저 혼자만 행복하고 싶어서 왕자 곰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오랜 시간 남자 아이의 사랑을 받으며, 즐겁고 행복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왕자 곰을 도와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미안함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겠지요.

혹은...남자 아이에게 더 멋진 장난감이 생겨서 왕자 곰처럼 잊혀진 장난감이 될 수도 있구요!!!

자신의 행복을 왕자 곰에게 기꺼이 나눠 줄 용기가 있었기에

결국, 두 곰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었지요.

 

작가가 전하고 싶은 이런 메세지들을 딸아이가 당장에 모두 이해할 수는 없을꺼에요.

하지만, 책의 전반에 걸쳐 흐르고 있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느낌은

딸의 마음속에도 충분히 스며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책 읽기가 거듭 되면 글 속에 녹아 있는

사랑, 희망, 용기, 행복 등의 밝고, 긍정적인 느낌들을 더 잘 받아들일 꺼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했던 만큼 꽉찬 내용의 [내 손을 잡아]....정말 즐거운 책읽기 시간이었어요!!!

아~!! 이 책 덕분에 딸아이는 "손"이라는 글자까지 익혔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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