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고마워 - 옆에 있어 행복한 부부이야기
고혜정 지음 / 공감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아마도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상투적인 제목의 책은 읽을 생각도 안했을 것이다. (작가님 죄송합니다~꾸벅~ㅎㅎ)

아빠, 엄마, 아내 등 가족이 제목에 등장하면 실과 바늘처럼 당연히 따라오는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서로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구구절절 전달하며 눈물샘을 자극하는 책들은 참 많이  보기도 했고, 책을 읽으면서 거울을 보듯 내 모습을 보고 또 그걸 보면서 찔끔찔끔 눈물을 흘리는 상황이 싫기도 해서다.

이 책 [여보 고마워]는 가족을 등장인물로 내세운 다른 책들과 비슷한 흐름이면서도 또 뭔가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작가 개인의 가정사를 담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애써 꾸미지 않고, 사실적이고 솔직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마치 친구네 집이나 옆집 이야기를 듣는 듯 공감이 가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누구네 집은 어쩌고...누구누구 남편이나 아내가 어쨌다는 둥...지인들과 모여 수다떠는 느낌 혹은 라디오 청취자가 보낸 사연을 DJ의 목소리를 통해 듣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렇게 내 이야기인 듯 옆집 이야기듯 공감하고, 몰입하면서 금세 한권을 읽어냈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밤낮없이 바쁘게 일한다. 돈을 벌기 위해 나가는 직장에서는 늘 스트레스를 받고, 일의 연장인 회식 자리에 빠질 수 없고, 세상은 혼자 살 수 없으니 친구며 거래처 사람, 직원들과의 관계 유지를 한 시간들도 가져야 한다.

그러다 보니 모자란 시간을 어디서 빌려올 수도 없고, 미래의 시간을 가불해서 쓸 수도 없으니 가족과 가정을 위해 써야 할 시간을 소모해버린다. 가정과 가족을 위해서 일한다는 아빠는 사실은 가정과 가족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는 건데, 그것을 세상의 남편들은 모르고 사는 것 같다. 그저 자신은 돈만 열심히 벌면, 살림은 아내가 하고 애들은 저절로 크는 건 줄 안다.

하지만 엄마들은 다 안다. 아이들은 자신들과 시간을 같이한 사람을, 자신들과 같이 공감하고 추억을 만든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느끼고, 사랑과 애정 표현도 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늘 자신을 챙겨주고, 어려서부터 같이 뒹굴고 뽀뽀하고 끌어안던 엄마에게는 아이들도 뽀뽀하고 껴안는 게 자연스럽다. 그리고 늘 대화하던 엄마와는 얘기가 통하고 즐겁다.

그런데 만날 일 때문에 얼굴 보기도 힘들었고, 가끔 놀이동산이나 데리고 가주고, 어린이날이나 크리스마스 때 선물이나 큼지막한 것 하나씩 사 주면서 아빠라고 얼굴 도장을 찍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로 작심하고 관심을 보이면...(생략)...어쩌면 남자들은 그렇게 일에 치여, 정신없이만 하다가 가족에게는 소외를, 사회에서는 배신을 당하는 불쌍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p.67~68)

 

==> "엄마만 안아줄거야. 엄마한테만 뽀뽀해줄거야."

여섯살 딸아이가 이런 말로 아빠를 약올릴 때가 많다. 실제로 엄마와는

수십번도 더하는 뽀뽀를 아빠한테는 인색하게 굴 때가 많다.

딸아이와 참 재미있게 잘 놀아주는 남편인데..그럴때 마다 서운하지

않은지 눈치가 보이고,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종일 붙어있고, 종일 수다떨기 바쁜 엄마와 비교하면

아빠는 퇴근 후 잠깐 보는 것 뿐이고, 어쩌다 주말에 나들이를 함께 하는 정도니, 그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의 정도가 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아이에게 애정표현과 사랑을 요구하기 보다 아빠 스스로 좀더 아이에게 다가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쉬는날 소파 위에 누워

TV 리모컨만 만지작 거리다 낮잠에 빠지는 대신...^^;;;

지금은 놀자고 달라붙는 아이가 귀챦기도 하겠지만, 친구랑 놀아야 된다고

아빠 엄마를 밀어낼 날이 사실 얼마 남지 않았으리란 생각도 든다. ㅠㅠ

 

 

 

"진짜 내가 엄마 때문에 못살아. 내 나이 마흔이야. 이제 입 안 짧아. 그리고 이제 혼자 몸 아니고 남편이랑 애들 때문에 이거저거 해서 잘 챙겨 먹으니까 걱정하지 마."

"아, 됐어. 내가 알아서 해. 엄마는 몸도 편치 않으면서. 아이, 몰라. 내 일 걱정하지 말고 엄마 일이나 걱정해. 만날 허리 아프다면서 김치는 무슨 김치."

"엄마, 나한테 죄졌어? 왜 내 눈치만 보고 할 말도 다 못해?"

(p.88~89)

 

 

==> 읽자마자 슬쩍 뒤를 돌아보고픈 생각이 들었다. 혹시 누가 내 모습 훔쳐보고 있는건 아니겠지? 내 얼굴이 빨개진거 보이는건 아니겠지? 이건 내 얘기다. 그냥 딱 내얘기다.

시어머님께는 나름 애교도 부리고, 곰살맞게 이런저런 얘기도 잘해드리는데, 친정 엄마에게는 늘 투덜투덜...불평불만...더 편해서...더 가까워서...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 다 알아주실 것 같아서 그렇게 나는 늘 심통맞은 투덜이 또는 무뚝뚝 대왕이 되고 마는 것이다.

 

 

 

엄마는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것, 내 입맛, 이맘때면 뭘 잘 먹고, 뭘 먹고 싶어 할

거라는 것까지. 그런 엄마 때문에 속상하다.

나는 엄마에게 해주는 게 없는데 엄마는 어쩌면 한결 같이 날 위해줄까? 반찬들을 통에 담아 정리를 하면서 자꾸자꾸 눈물이 났다. 속상해서, 미안해서 자꾸 눈물이 넘쳤다. 그러면서 또 쓸데없이 '엄마 죽으면 난 어떡하나.' 하는 걱정과 엄마에게 잘해 주지 못한 시간들이 후회가 될 것이 뻔해서 자꾸 눈물이 났다. 만날 '잘해야지, 잘해야지.' 는 생각뿐이고 마음뿐이다.

막상 엄마와 통화하면 애교와 곰살궂은 말보다는 짜증만 내고 툴툴거리기만 한다. (p.92)

 

 

==> 세상 모든 딸들이...아니, 많은 딸들이 그러하구나.

늘 미안하고, 감사하면서도 마치 죄라도 지은 것처럼 자식들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이 속상하고, 세월이 흐른 만큼 심신이 약해지시는게 보여서 안타깝고, 그러면서도 자식들에게 한결같은 모습으로 희생하는 모습이 답답하고, 마음이 아파서 늘 그렇게 마음에도 없는 말로 엄마 속을 긁어대는....

수화기를 내려놓을 때마다 왜 좀더 다정하게, 따뜻하게 설명해드리지 못했을까, 왜이렇게 투덜거리면서 나 힘든 얘기만 하다가 끊었을까 후회되고, 또 후회되지만 다시 통화를 할 때면 반복되는 상황!!

정말 늘 생각뿐이고, 마음뿐이지 참으로 실천하기가 어렵다.

나중에..아주 나중에 얼마나 땅을 치며 후회를 하려고 이러는지...ㅠㅠ

 

 

 

부부란 대체 무엇일까?

통 안의 뾰족한 돌 두개. 서로 부딪혀 시끄럽고 깨지고. 그뿐인가. 누가 장난삼아 내리막길에 그 통을 놓고 발로 차기라도 하면 통 안의 돌들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정신없이 굴러가야 한다.

서로 부딪히고, 통 벽에 이리 쿵, 저리 쿵 깨지고 부서지고 서로에게 상처 주고, 약한 통 안의 돌들은 결국 통을 깨부수고 각자 뛰쳐나가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통 안의 돌들은 이런저런 아픔을 참으며 그 통 안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각자 차이는 좀 있겠지만, 통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돌들도 자신의 운명을 알 수 없다. 단지 통 안의 돌 두 개가 서로 상의하여 보이지 않는 바깥세상을 향해 힘을 합쳐 이리저리 통을 굴려보는 것이다.

힘들고 지치고 막막할 때, 서로가 지겨울 때가 분명히 있다.

그럴 때 마다 통 안의 돌들은 서로를 위한다기보다는 누가 나를 이 통 안에 넣었나 원망도 해보고, 누군가 자신을 그 통에서 꺼내주기를 바라기도 하고, 뛰쳐나가 보려고도 할 것이다. 그러면서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 그 돌들은 어느새 뾰족한 부분이 닳아 없어지고 둥글둥글 비슷한 모양의 돌이 되어 있다. 그래서 부부는 닮는 것인가 보다.

 

 

==> 정말 절묘한 비유다. 통안에 갇힌 두개의 돌!!

따로 떨어져 있고 싶어도 잠시만 흔들려도 부딪치고, 깨지고, 그렇게 서로 안고 뒹굴 수 밖에 없는 운명!!!

'내가 미쳤지! 결혼은 왜 해가지고!!" 그렇게 통 안에 갇힌 현실을 부정하고, 원망해보지만 어차피 꽉 닫힌 문은 열리지 않고...힘겹게 열고 나가려 해도 막상 그 안을 뛰쳐 나간다는 것은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일인지...

결국 부부란 함께 공유하는 그 공간 안에서 서로의 상처를 함께 하고, 어루만져 주고, 이해하면서 결국은 평생 함께 해야 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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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은 용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14
루이사 비야르 리에바나 지음, 클라우디아 라누치 그림, 이선영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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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보고 순간 잠깐 당황했어요.

우리딸 눈높이에 딱맞는 귀여운 그림에 참신한 내용이라

읽어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받아보니, 어른 소설책 보다 조금더 작은 크기에

아이가 읽기엔 글밥이나 두께가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졌거든요.

음...조금더 있다가 읽어줘야겠다 싶어서 일단 책장에 꽂아두었지요.

그런데, 다른 책을 꺼내다가 우연히 책을 발견한 딸아이의 눈이 반짝반짝~*^^*

"엄마!! 새책 왔어? 근데 왜 안읽어줬어?"

이야기가 길어서 지루해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내용 자체가 아이가 좋아할만 내용인데다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고, 쉬워서

한권을 다 읽어줄때 까지 꼼짝 않고 앉아서 듣더라구요. ㅎㅎ

아~~진작에 읽어줄걸 그랬나봐요. 

 

 

이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은 용에 대한 이야기에요.

백년에 한번 깨어나는 용 고도프레드는 마침내 기나긴 잠에서 깨어났어요.

고도프레드는 들국화가 알려준 파티장소로 가게 되지요.

수많은 용들이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파티를 하고 있었어요.

그곳에서 우연히 듣게 된 아름다운 연주.

그것은 어떤 아이의 바이올린 연주였어요.

고도프레드는 바이올린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지요.

하지만, 고도프레드의 큼지막한 손으로는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가 없었어요.

활로 바이올린을 켜자마자 줄이 힘없이 끊어져 버렸지요.

들국화들이 아무리 위로해도 고도프레드의 슬픔은 가시지 않았어요.

소방관, 여행가, 운동선수....

차례차례 경험을 해보았지만, 그럴수록 바이올린에 대한 생각만 더 간절해졌지요.

고도프레드는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싶어서 연주회에 갔어요.

그곳에서 우연히 콘트라베이스의 신기한 소리를 듣게 됩니다.

콘트라베이스는 고도프레드만큼 커 보였어요.

고도프레드는 이제 음악 학교에서 콘트라베이스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콘트라베이스는 아주 큰 악기였기 때문에 고도프레드이 손이 닿아도

줄이 끊어지지 않았거든요.

고도프레드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아이와 친구가 되어

함께 특별한 연주회를 시작합니다.

연주를 하는 고도프레드와 멋진 연주회에 초대된 들국화들 모두

참 행복해 보였어요.

마침내, 고도프레드는 자기에게 딱 맞는 일을 찾았답니다.

 

 

 

 

머릿속에 온통 바이올린 생각뿐이었던 고도프레드가 드디어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었어요.

물론, 그것이 진정으로 원하던 바이올린이 아닌 다른 악기였지만,

분명 고도프레드는 많이 행복할거에요.

우리 아이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을까요? 어떤 꿈을 꾸게 될까요?

고도프레드 처럼 되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게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받은 일이에요.

그냥 남들이 하는 대로 학교에 가고, 공부를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을 하면서

꿈도 없이, 계획도 없이 그저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그냥 그렇게 현실에 맞춰서, 혹은 성적에 맞춰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할 틈도 없이 세월을 보내는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까 싶어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 자신의 미래를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일이

분명히 있을텐데 말이죠.

올해 여섯살이 된 딸아이에게도 2년전 부터 간직한 소중한 꿈이 있어요.

아직 어린 나이라 앞으로 수없이 많이 바뀔 수도 있을거에요.

그리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고도프레드 처럼 실망하고, 절망하는 일도 생기겠지요.

그래도 가슴 뛰게 하는 꿈이 있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들이

아이에게 분명 좋은 경험이 될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결국엔 고도프레드 처럼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 안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아이에게 꿈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해주는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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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친구야! 큰 돛단배 3
윤여림 글, 서미경 그림 / 책단배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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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엄마 아빠는 민준이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다 구해주지만,

딱 하나 친구는 구해줄 수가 없었어요.

친구와 만나기만 하면 다투는 민준이는 친구가 필요 없다고 말했지요.

어느 날,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엄마가 이웃 아줌마를 만났어요.

아줌마 옆에서 한 아이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있었지요.

아이는 보석이 엄청 많이 달리고, 반짝거리고 예쁜 새를 잃어버렸대요.

반짝이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진 민준이는 아이와 함께 새인형을 찾았어요.

한참만에 낡고 못생긴 새 인형을 집어 들고 아이에게 물었지요.

"이건 아니지?"

그런데, 이상하게 그 못생긴 새를 보고 아이가 활짝 웃으며 좋아하지 뭐에요.

더 이상한건 아이가 웃으니까 민준이 기분도 좋아지는 거예요.

아이가 아이의 엄마에게 말합니다.

"엄마, 친구가 내 반짝이 찾아 줬어."

친구라는 말에 민준이는 왠지 으쓱해졌어요.

이번엔 민준이가 아이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합니다.

"엄마, 내 친구야!"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

이 책은 한편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에요.

내용은 오래전 소설 [소나기]를 읽었을 때 처럼 순수하고, 투명하고, 아름답지요.

아빠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란 민준이가 또래와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 주장, 자기 것만 내세우는 장면은 참 안타깝게 다가워요.

그런 민준이가 낡고 못생긴 인형 하나 때문에 울고 웃는 세영이를 만나서

처음으로 친구란 존재에 기쁨을 느끼게 되는 장면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지요.

마지막에 엄마에게 내 친구라고 말하면서 환하게 웃는 장면과

친구 손을 잡고 뛰어가는 뒷모습은 왠지 모르게 찡한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산다고

어른들이 걱정하시는 소리를 가끔 들어요.

고개만 돌리면 마주치는 수많은 장난감과 게임기, 재미있는 책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친구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요!!

아이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일방적인 소통이나 놀잇감이 아닌

서로 교감하고, 함께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친구일꺼에요.

어려서 친구와 사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성인이 되서도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닌 것 같아요.

 

이 책은 이렇게 소중한 친구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참으로 따뜻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며 밝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만으로도

책을 읽는 아이는 '친구'란 존재에 대하여 분명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될꺼에요.

이 순간, 유치원에 입학한지 얼마 안되서

"엄마, 내 친구야!" 라고 자랑스레 소개하며 환하게 웃던

딸아이 얼굴이 떠오릅니다.

정말 어찌나 행복해보이던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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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달라졌어요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14
김미나 글.그림 / 책과콩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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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별로 없는 아영이 아빠는 밖에 나갈 때면 꼭 모자를 써요.

그런 아빠에게 아영이는 아주 멋진 생일선물을 준비합니다.

아빠 모자를 알록달록 예쁘게 꾸민것이지요.

다음 날, 아빠와 함께 집을 나선 아영이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아빠를 쳐다보는 것이

아빠 모자가 멋져 부러워서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유치원에 가자마자 친구들에게 신나게 자랑도 했지요.

 

다음 날 아침, 민수네 아빠는 멋진 슈퍼맨 망토를 두르고 거리를 청소하고,

규호네 아빠는 토끼 신발과 양 모자를 쓰고 물건을 배달했어요.

요술봉을 들고 교통정리 중인 미주 아빠!!

이제 아빠들은 만나면 서로 멋지다고 칭찬을 하며 인사를 건넵니다.

멋진 아빠들이 버스에 타면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지지요.

곧 도시는 멋쟁이 아빠들로 가득 차게 되고,

아영이와 아빠는 동네에서 인기만점 스타가 되었답니다.

 

 

 

[아빠가 달라졌어요]는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

마음에 사랑과 행복이 가득 차오르는 느낌을 받도록 해주는 책입니다.

아빠를 예쁘고, 멋지게 꾸며주고 싶은 아이들 마음과

그런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 민망하고,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어 거리로 나서는 아빠들!!

얼마나 창피하고, 쑥스러웠을까요? ㅎㅎ

 

언젠가 딸아이가 아빠 머리에 예쁜 리본핀을 꼽아준 적이 있습니다.

매니큐어를 발라준다고 하기도 하고, 립스틱을 발라주기도 하지요.

난감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응하던 아이 아빠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아영이네 집에서 시작된 작은 일이 도시전체로 퍼져서

모두다 행복하게 되고, 웃음꽃 넘치는 도시가 되지요.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힘은 이렇게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런지요?

한사람 한사람의 밝은 미소, 따뜻한 마음이 모여서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빛나게 하리라 믿습니다.

 

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

거기에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기분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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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너무 커졌어요 - 언어영역 (말하기.듣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3
이재민 글, 한희선 그림 / 노란돼지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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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순이는 청소를 하다가 의자 다리가 부러져서 쥐돌이에게

의자를 고치는데 필요한 못을 부탁합니다.

하지만, 쥐돌이는 만들던 사과 파이를 마무리 하느라고 시간을 보내고,

토순이가 부탁한 못 대신에 엉뚱하게도 망치를 기억해내게 되지요.

이렇게 각자 하던 일에 빠져있던 친구들은 모두다 뒤늦게 다른 물건들을 생각하게 되고,

친구들에게 차례차례 엉뚱한 물건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게 됩니다.

결국 토순이가 부탁한 못은 쥐돌이에게는 망치로 다람이에게는 톱으로

치돌이에게는 통나무로 변하게 되고, 곰돌이에게 가서는 집이 무너진 것으로 전달되는데 까지 이르지요. 

드드드...드드드...

토순이가 집을 새로 짓는 줄 알고, 커다란 포크레인을 타고 나타난 코돌이!!

일이 너무 커졌어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요?

 

 

 

 

[일이 너무 커졌어요]는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듯한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습니다.

어려움에 빠진 친구를 도와주려고 하는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끼지요.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친구간의 우정이나 재미만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큰 메세지는 대화의 중요성이 아닐까 싶어요.

그 중에서도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듣기'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은 다소 산만하기도 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한가지에 오랜 시간 집중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좋아하는 놀이에 빠져있거나, 재미있는 TV 만화를 볼 때면

옆에서 불러도 모를 때가 많지요.

그런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들은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은

어른들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생각을 조리있게 말하고 잘 표현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그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잘 들어야지!!"

라고 열번 소리치는 것 보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 한권이면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아이들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동물 친구들 한명한명에게는 작은 실수였지만, 결국엔 아주 일이 커져버렸으니까요~ㅎㅎ

 

귀여운 그림과 재미있고 유익한 주제!!

특히, 이재민 작가의 [희망]이라는 책을 봤던 한사람으로

환경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같던 그 인상적인 책과 비교하면

아주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이라 색다르고 좋았습니다.

같은 작가가 이렇게 다른 느낌, 다른 주제의 책을 쓸 수도 있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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