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걷기 수업 -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에 대하여
알베르트 키츨러 지음, 유영미 옮김 / 푸른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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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찬찬히 읽고 싶은 이야기, 알베르트 키츨러 작가님의 『철학자의 걷기 수업』 책이 내게로 왔다. '걷기,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의 여정을 함께 떠났다. 이 이야기는 쉰 여덟 명의 성인들의 말씀과 약 삼백여 권 되는 도서의 글 일부를 옮겨와 작가님의 경험과 깨달음을 독자에게 들려주고 있다. 다음은 이야기 시작에 앞서 서문의 내용을 요약해 보았다.
"내 인생철학이 뭐냐고? 기본적으로 동서양의 위대한 고대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실천 철학과 지혜 중에서 내 경험과 어우러져 삶에 녹아든 것들이다. ··· 넓은 의미에서의 걷기를 비롯해 보다 한정적인 의미에서의 도보 여행과 실천 철학 사이의 다양한 연관을 조명하려고 한다. ··· 일상을 살아가고, 삶의 기쁨을 누리고, 인생의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과 관련하여 걷기가 선사하는 유익한 점들을 찾아보려고 한다. 아마도 이 책은 걷기와 삶에 대한 명상이 될 것이다. 자연 속을 걷는 활동이 우리의 삶과 감정에 미치는 고요한 힘과 신비를 열어 보여주고자 한다."
옛 성인들의 말씀은 삶의 지혜와 행복, 그것을 위한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한 교훈이다. 읽다 보니 계속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다. 아마도 마음에 새기라고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잠시 책을 덮어놓고 백과사전을 펼쳐보며 인물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다. 좋은 말씀을 전하는 옛 성인을 향한 호기심이었다.
장장 244쪽 빼곡히 자연과 걷기 안에서 발견하고 깨닫는 것들에 대한 이로운 점들을 예찬하고 있다. 여기에 발견하고 깨닫게 된 것들을 실천해야 진정한 지혜가 된다는 가르침이다. 알베르트 키츨러 작가님은 걷기 안에서 자신의 원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었다. 변호사의 삶에서 영화 제작자가 되었다가 현재는 철학자로 상담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나로서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그것도 안정적인 삶에서 모험을 떠나야 하는 삶을 나섰다는 점이 놀랍고 한편으로는 내겐 없는 확신에 대한 열정이 부럽고 멋있다.
'철학자의 걷기 수업'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며, 작가님의 소망을 전한다. "이 책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시야가 탁 트이고,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그런 곳에 설 수 있게 되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이 책이 걷기를 즐기지 않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걸음을 떼어볼 만한 마음을 동하게 하고, 스스로 철학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철학적 사고와 친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을지도 모른다. 부디 그랬기를 바란다. ··· 자신과 나누는 내적 대화에서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 여러분의 앞길에 많은 행복과 충만함이 있기를."
올해 만난 책 중에 줄을 제일 많이 그으며 읽은 책이다. 나에게 필요한 말들에 귀 기울이고 다짐하면서. 늘 실천을 바라지만 어렵기도 한 마음가짐과 자세다. 딱 그렇게만 실천하면 나는 이 삶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텐데.. 알지만 그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그래서 아주 오랜 바람이다. 많은 밑줄 중에 양 끝에 별을 하나씩 그려 넣은 문장은.
"우리는 새로운 태도와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서는 마음을 바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를 '나'로 바꾸어 읽었다.
'철학자의 걷기 수업'을 가까이 두었던 지난 2주 동안 '걷기'에 대한 생각이 일상 중에도 계속 떠올랐다. 설득력 있는 걷기 예찬, 그 에너지가 스며드는지 신체적인 걷기를 했다. 어떤 날은 삼천 걸음, 또 어떤 날은 팔천 걸음. 긴 걸음은 아니지만 정신적 걸음을 더 즐기는 나에게 생긴 변화였다. 좋은 시간을 선물해 준 '푸른숲'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책리뷰 #철학자의걷기수업 #알베르트키츨러 #두발로다다르는행복에대하여 #푸른숲 #인문학책 #베스트셀러 #책으로산책하는시간 #나를들여다보는시간 #서평단도서 #삶의길 #생각의길 #산책길 #나자신과마주하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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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 재난 트라우마의 현장에서 사회적 지지와 연결을 생각하다
채정호 지음 / 생각속의집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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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호 교수님의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이야기를 열어보았다.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불안과 공포가 분리 즉 사람 간의 단절을 넘어 타인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는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신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우리가 견딜 수 있는 건 누군가와 연결되었다는 우정, 사랑, 친밀 같은 '정서적 연결감'때문이라는데 그 말씀에 공감한다. '함께라서 좋다'는 표현을 즐겨 한다. 함께라서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고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이다. 혼자였다면 나는 이만큼 회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전히 불쑥 일상 중에 힘들고 아픈 마음이 몰려오지만 그래도 잘 흘려보내고 있다.

살아 있으면 살아진다는 말이, 우리가 함께 서로의 곁을 지키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이. 지나가는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사람에게 새겨진 가슴 아픈 고통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싶었다. 그렇게 채정호 교수님이 들려주시는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이야기와 인연이 되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떠오른 기억들은 오래전 지나간 나의 이야기이거나 타인의 이야기였다. 그때도, 지금도 이해할 수 없었던 걸 헤아려 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개인적으로 무척 유용한 시간이 되었다. 얼기설기 얽힌 마음의 병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 것도 같은데, 왜 그대로 안 되는 걸까.. 아기도 아장아장 걷기 위해서 수없이 주저앉았다 일어나는데.

122쪽까지 읽고는, 왜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걸까? 아니, 왜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것일까?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자 타인의 고유 정보로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하다. 이런 일을 겪도도 채정호 교수님께서 일상을 살아가는 건, 마음을 잘 다루는 정신과 전문의이기 때문일까? 여기서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자신을 더욱 유심히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것. 어떻게 살아가는지 나의 일상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 지금의 내가 이상한 상태가 아니라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며, 내가 할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달라진 일상이지만 지금 이 순간을 느끼고 살아간다는 것을 부드럽게 보자.

눈으로 들어오는 글자들이 글을 이루고 눈앞에 펼쳐지듯이 그려지는 이미지가 고통이었다. 감정 이입 때문에 힘들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겪는 다양한 아픔이.. 그 아픔을 치유하는 대안이 현실이 된다면 더 좋은, 안전한 세상이 될 테지만. 이야기를 마주하는 사이사이 마음의 환기가 필요했다. 


#고통의곁에우리가있다면 #채정호교수님 #재난트라우마 #정신과전문의 #심리치유에세이 #생각속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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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이 별을 돌아 또 만나요 - 512일간의 세계 일주
김민우 지음 / 이지앤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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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서평단으로 만나는 두 번째 이야기가 도착했다. 나의 호기심이 기울이어지는 '세계 여행'에 대한 대리 만족으로 충분할 것 같았다. 작가님은 512일간의 세계 일주, 59개국을 돌아다녔단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만나는 우리가 사는 온 세상 이야기도 좋지만, 글자를 따라서 이미지를 그리는 것도 몹시 재미있다. 그 순간에는 다른 생각 없이, 온전히 내가 그린 이미지 세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설렌다.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그리고 걸어 나왔을 때 내가 느낀 모든 감정들이 소중하다.

"그녀와 두 시간여의 대화를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11시간 동안 나는 세계를 여행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탁 떠올랐다. 국민학교 수업 시간, 어린 날에 먹었던 마음은 '이다음에 나는 세계 일주를 할 거야! 여러 나라를 경험해 보고 싶어.' 그랬던 다짐이. 이제는 용기 내지 못하는 마음을 쓰윽 앞으로 밀어놓고 '나는 할 수 없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어린 날의 용기는 도대체 어디로..

​작가님은 왜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세계 일주를 하며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들려주고 있다. 여행을 주제로,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동그란 지구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사람이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들려주고 있다.

"네팔 사람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함께 슬퍼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나아가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말이 와닿는다. 정말로 우리는 이 동그란 지구 안에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하나다.

"꼭 젊어서만 세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나 자신과 나 같은 늙은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어. 꿈은 포기하는 순간 사라지는 거야. 아무리 나이가 많이 들었어도 꿈을 잊지 않는 한 언젠가는 이룰 수 있어."

"킴, 근데 너 영어 정말 못한다. 벌써 5개월째 여행 중이라니, 믿기질 않네. 너같이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녀석도 세계 여행을 다니는 걸 보면 역시 언어는 사람 관계에 큰 문제가 안 되는가 봐."

"정말이야. 내가 브라질에서 봉사하고 있을 때 나보다 5살은 더 많은 일본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어. 그분 역시 세계 여행을 하는 중이었지. 언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나보다 건강하지도 않았지만, 그분은 누구보다 멋진 여행을 하고 있었어. '포기하는 순간 모든 일은 가능성도 알지 못한 채 불가능한 일이 되는 것이다.' 그분이 내게 해 주셨던 말이야. 언어적 조건도 신체적 한계나 금전적 어려움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큰 장애물이 되지 못해."

"킴, 너는 아직도 20대잖니. 넌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어. 그렇다고 너한테 꼭 무엇인가를 하라는 게 아니야. 네가 원하는 게 있다면 지레짐작해서 포기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 봐! 혼자 히말라야에 오르는 게 무서워서 포기했다면 너는 지금쯤 아마 포카라나 카트만두에서 햄버거나 먹고 있지 않았을까? 너의 도전이 이곳 히말라야에 오게 한 거야. 그래서 우리가 만날 수 있던 거고. 네가 히말라야에 오르기를 포기했다면 너와 난 평생 서로를 모른 채 살아갔겠지. 킴! 너의 도전을 응원해. 네가 행복한 인상을 살렴. 먼 훗날 네가 큰 벽에 부딪혔을 때 스코틀랜드의 떠돌이 할망구가 지구 반대편에서 너를 응원하고 있음을 잊지 마."

스코틀랜드 할머니의 따뜻한 응원이 아름답다. 사람을 향한 진심 어린 축복, 참 아름다운 삶의 에너지다.

"'배낭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는 다합에선 바닥이 안 보이는 블루홀 스쿠버다이빙과 프리다이빙을 즐겼다."

배낭여행자들의 블랙홀이라는 이집트 다합을 검색해 보았다. 어느 여행자의 블로그 글과 여행지에서의 추억의 사진들을 보면서 감탄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동그란 지구에 존재하는 자연이 참 멋있다. 여행자들이 경험한 세계의 이야기가 환상의 모험처럼 느껴진다.

#둥근이별을돌아또만나요 #김민우에세이 #512일간의세계일주 #여행에세이 #이지앤북스 #나를들여다보는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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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이 별을 돌아 또 만나요 - 512일간의 세계 일주
김민우 지음 / 이지앤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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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지구 안에 59개국을 돌아다닌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보고 싶다. 이따금 여행을 꿈꾸지만 선뜻 여행에 나서지 못하는 나는 이렇게 대리 만족으로 즐기곤 한다. 그러나 언젠가는 실행력 용기가 생겨서 훌쩍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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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마음에 닿았습니다 - 지식이 아닌 공감을 전하는 아홉 명의 정신과 의사 이야기
김은영 외 지음 / 플로어웍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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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마음이 가는 책에 '서평단 응모'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새해에 기분 좋은 소식이 왔다. 두근두근~ 글 인연'그대의 마음에 닿았습니다', 나는 또 어떤 생각과 다짐들을 하게 될까.. 몹시 기대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주제로 실제 일어나고 있는 마음 아픈 현실을 들려주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하는 것은 결국 어른들이다. 따뜻한 가슴을 가진 지혜로운 어른들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올바르게 기능하는 사회시스템이 필요하다.


"오직 자기 내면에서 올라오는 것만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애도'를 주제로 사랑하는 자녀를, 형제를 가슴에 묻은 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다. 책을 덮고 그린슬리브스 연주곡을 여러 버전으로 들었다. 이야기 사연으로 마음이 일렁이다가 잔잔한 리듬 속에 차츰 안정이 되었다. '깊은 세계는 꿈을 통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오직 자기 내면에서 올라오는 것만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을 잘 안다. '우리는 고유한 회복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는 말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다시 무너져 내릴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걷고 있는 길에서 지치지 않는다면, 포기하지 않는다면 회복의 길에 올라설 수 있다." 삶의 아픔은 개개인마다 내용이 다를 수 있지만 마음을 치유해가는 과정은 비슷한 것 같다. 지금까지 다섯 분의 정신과 전문의가 들려준 이야기를 만났다. 주제는 다르지만,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야 한다고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사람으로 상처를 받고 쓰러지기도 하지만 따뜻한 손길 덕분에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나기도 한다. 분명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가슴 아픈 내용이지만, 그 안에는 진심으로 온전한 삶에 다시 이르기를 기원하는 따뜻한 응원이 있다. 느리게 읽고 있다.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마음을 다루는 이야기는 자꾸만 멈출 수밖에 없다. 네 분의 정신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좀 전에 '코로나19' 부분을 읽다가 덮었다. 메르스 완치자이며, 메르스로 어머니를 잃은 유가족 그녀의 말이 가슴 아파서.. 


#그대의마음에닿았습니다 #9인의정신과의사 #플로워웍스 #서평단 #정신건강의학 #심리치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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