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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단편걸작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2년 11월
평점 :
품절
정말 제목 그대로 하루키의 단편 '걸작선'이다. 나중에 상실의 시대이 밑바탕이 도니 단편 '개똥벌레'를 비롯하여 중국행 화물선, 빵가게 습격사건, 도서관에서 있었던 기이한 이야기, 4월 어느 해맑은 아침 100퍼센트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등등 여러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하나라도 버릴 것 없고 다 맘에 드는 것이지만 굳이 가장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고르라면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100퍼센트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의 손을 들어 주고 싶다.
예전 대학 1학년 '국어작문'이라는 교양 수업을 들을 때 짧은 글 한편을 써오라는 과제가 있었다. 며칠 뒤 교수의 손에 건네어진 나의 시덥잖은 작문은 결국 나중에 C제로가 되어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몇년 뒤 이 '4월의_' 을 읽고 나서 떠오른 건 나의 그 시덥잖은 작문이었다. 왜 나는 그 때 이런 대단한 글을 쓰지 못했을까? 프로전업작가의 글과 대학 1학년짜리 코흘리개의 글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지만, 순간 이런 불손한 생각이 밀려드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4월의_'은 정말 샘날정도로 완벽하고 부드럽고 참신한 글이었다.
여러분도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100퍼센트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떠할런지-지금은 비록 6월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