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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츠기 - 2024년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작, 2024년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4년 이탈리아 프레미오 안데르센상, 2024년 디픽터스가 뽑은 전 세계 눈에 띄는 그림책100권, 2024년 서울특별시교육청어린이도서관 겨울방학 권장도서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79
이사 와타나베 지음, 황연재 옮김 / 책빛 / 2024년 4월
평점 :

킨츠기 책을 펼칠 때마다 매번 다르게 입혀지는 이야기로 놀라곤 합니다. 낯선 단어에 그 뜻을 먼저 알아보았는데요, 킨츠기는 일본 도자기 공예로 깨진 도자기를 옻으로 이어붙이고 금분으로 장식하는 것을 말하더라고요. 단어의 의미를 알고 난 후 책을 보니 더 깊이 책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멋들어진 테이블에 마주 앉은 토끼와 빨간 새!
파란 찻잔을 받은 빨간 새는 본인의 빛을 잃은 채로 날아가 버려요.
이리저리 흩어지고 깨진 테이블 위의 물건들은 토끼의 마음과 꼭 같네요.

깨져서 틈이 생긴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토끼는 새를 찾으러 떠납니다. 빛 하나 들지 않는 깊은 바다까지 침잠하고 서서히 수면 위로 오르죠. 새를 찾는 동안 토끼가 손에 꼭 쥔 나뭇가지가 있었어요. 어쩐지 다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느껴집니다.

홀로 집에 돌아온 토끼는 깨진 물건들을 이어 붙여가요. 생김새와 모양은 많이 달라졌지만 토끼의 표정은 가벼워 보입니다. 뒷 이야기가 있다면 분명 좋은 방향으로 관계가 흘러갔을 것 같아요.
처음 제가 킨츠기 책을 보았을 때는 아이와의 관계를 먼저 떠올렸답니다.
앞 면지에 “사랑하는 딸 마에에게”문장 때문인지 아이와 나의 관계로 읽혀지더라고요.
그리고 어느 날에는 토끼가 겪은 갑작스러운 이별, 그 상실감에 초점이 맞춰지고요.

최근에 다시 킨츠기 책을 마주했을 때는 마지막 면지의 에밀리 디킨스 시가 눈에 들어왔어요. 마치 빨간 새가 희망을 노래하는 것 같아요. 틀어진 관계를 다시 붙일 수 있도록 돕는 주변의 소중한 인연도 보이고요.

킨츠기를 읽으며 늘 궁금했던 점은 누군가는 이 그림책을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것입니다.
킨츠기를 마주한 독자라면 비슷한 키워드를 가졌더라도 각자가 다양한 이야기를 붙일테니 말이에요. 글이 없기에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참 매력이 많은 그림책 킨츠기입니다.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 너무도 좋은 책 킨츠기를 추천드려요.
출판사로부터 선물 받았습니다. 원해서 쓰는 리뷰입니다. 좋은 책 공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