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지은 밥처럼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는 초등 문학책

급식실 그려, 그려! 할머니 ㅣ 작은책마을 61
김효진 지음, 디디강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6월

“네 말대로 다 이루어질 겨. 난 네 편이니께”

달콤함 사탕처럼 입 속에서 계속 맴도는 문장입니다. 제가 들은 말은 아니지만 상당히 마음이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 역시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나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급식실 그려, 그려! 할머니>는 아이에 대한 믿음으로 구겨진 마음 한 쪽을 반질반질하게 펼 수 있는 힘을 주는 동화책입니다.

예찬이네 학교 급식실에는 뭐든 다 들어주는 그려 그려 할머니가 계셔요. 사실 그려, 그려 할머니는 그 옛날 부엌을 지켜주셨던 조왕신이랍니다.

조왕신이 과연 현대의 주방 살림을 잘 꾸려갈 수 있을까? 싶지만 신답게 마법 젓가락이면 뚝딱이에요. 자기주장 강한 요즘 아이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도 싶지만 할머니의 넓은 품으로 “그려, 그려” 한마디면 모난 마음도 둥글게 되어 세대 간의 소통도 문제없죠.

예찬이는 엄마가 동생만 챙긴다고 심통으로 가득 찬 친구인데요. 그 심통 풀 때 없어 학교 친구들에게, 엄마와 동생에게 툴툴되는 바람에 미운털이 톡톡히 박혔어요. 그러나 급식실 조왕 할머니만큼은 예찬이의 예쁜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았답니다.

“동만이랑 동해, 둘 다 다른 학교로 보내 주세요. 다림이도 싫어요. 설령이, 은토도 전부요.”

학교 친구들을 모두 없애달라는 얼토당토 안 되는 소원에도

“까짓것 그러지, 뭐!” 하며 “네 말대로 다 이루어질 겨. 난 네 편이니께”로 말하며 무조건 예찬이의 편을 들어주었어요.

소원이 이루어진 예찬이는 과연 행복했을까요?

급식실에 왜 조왕 할머니를 초대했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가님은 아마도 부엌에서 매일 짓는 따수운 밥이 아이를 성장시키는 것처럼 네 편이라는 믿음이 아이 곳곳에 스며들고 잘 소화되어 마음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그려, 그려 할머니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았답니다.

자! 오늘도 아이에게 “그려, 그려 난 네 편이야!!!”를 건네 볼까요?

역시 오늘도 따뜻한 말들을 책을 통해 배워가네요~

초등 4학년 친구도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조왕할머니도 알게 되고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덕분에 충만한 기쁨을 얻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