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닮은 그림책

새처럼 - 2024 창비그림책상 수상작
포푸라기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아이롭다..

그림책 <새처럼>은 온 가득 아이를 담고 있습니다.

자유롭고, 평화롭고, 허물없이 어울릴 줄 아는 아이들은 보니 어쩌면 새보다도 더 멀리 더 높이 세상을 만끽하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는 어이들과 얼마큼이나 시선을 맞췄던 걸까요?

눈이 내려앉은 어느 겨울날

아이는 눈이 오는 걸 제일 먼저 반겼을까요?

인적이 없어 포근한 솜이불처럼 쌓여버린 눈에

아이의 상상은 쌓인 눈만큼 깊어집니다.

그림책 <새처럼>을 읽을 때 마침 습기를 가득 문 눈이 펑펑 내렸는데요. 표지 속, 아이처럼 포근한 눈에 누워보고 싶더라고요.

사박사박

눈 위에 찍힌 새의 발자국을 따라가던 아이는 세상을 자유로이 누비는 한 마리의 새가 됩니다. 어느덧 작은 날개를 달고 힘차게 날아오른 새들이 모여 뒤섞입니다.

“우리는 어디든 날아갈 수 있어요. 작지만 멋진 날개를 가졌으니까요”

전체적으로 은은하게 입혀있는 그림에 아이만 톡하니 색을 입었어요. 파랑, 노랑, 빨강, 초록! 모두 다른 빛깔이지만 조화롭습니다.

함께 날던 새들은 용기를 내어 저 멀리 배도보고 먹구름 사이도 누비며 어스름한 저녁때 번쩍이는 번개도 보게 됩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생각도 못 한 아이들의 상상에 미소가 번지더라고요.

제 아이들은 그림책 속 주인공처럼 새가 되어 나는 흉내도 내보고 즐거워하는데 어쩐지 저는 자유로움에 부러움을 느끼면서도 슬퍼지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처음 읽을 때는 아이와 같은 마음이었지만 반복해서 읽을수록 새롭게 눈에 띄는 부분들이 있어 온갖 감정을 마주하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다양한 의미와 상징을 간직한 그림책 <새처럼>을 꼭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출판사로부터 선물을 받았습니다. 진심을 담은 리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