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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김보일 지음, 함주해 그림 / 그리고 다시, 봄 / 2024년 10월
평점 :
부모님 댁 단지에 커다란 모과나무가 있었어요.
모과가 익어 툭툭 떨어지면 그 자리를 지나가기만 해도 향이 느껴졌고 만지면 버터발린 것처럼 미끄덩거렸던 모과였답니다.
늘 무심히도 계절을 보내다가 달큰한 향이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을 때 비로소 ‘아!~ 모과나무였지...’했어요.
김보일 작가님의 첫 그림책 <모과>
그 이름만 입에 올렸을 뿐인데도 진한 향이 코끝에 걸리네요.
사라락 사라락!
누구가의 기억이 스민 듯 천천히 그림책을 만져봅니다. 화선지의 거친 면에 먹으로 가을빛을 담아낸 것 같아요.
모과를 가지고 아빠와 야구를 하던 주인공!
그 기억 때문이었을까요?
주인공은 사계절의 모과나무를 관찰합니다.
봄에는 옅은 여린 잎으로 시작해서 연분홍의 꽃을
여름에는 덜 읽어 푸른빛의 모과를
겨울에는 진한 향은 그대로 이지만 검게 숯이 된 모과를 얘기해줍니다.
그림책 <모과>가 아이었다면 이토록 모과나무를 궁금해 하고 관찰할 수 있었을까요?
저 역시 그림책을 보면서 모르는 것이더 많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아빠 이 열매 이름이 뭐야?”
“모가?”
“이 노란거...”
“모가!”
“이거이거”
“모과모과~~!!!ㅋㅋ”
다시 모과로 투닥거리 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하루네요.
모과 향과 함께 옛 기억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좋은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