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코끼리 쿠쿠 웅진 우리그림책 107
재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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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코끼리 쿠쿠>와 함께하다보면 자연 앞에서 어떤 태도로 서 있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까만 코끼리 쿠쿠>를 아직 어린 둘째와 먼저 읽었는데요. 아직은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도 재미있는 나이기에 반복 독서가 자연스럽게 다양한 질문을 이끌어 냈답니다.

둘째는 틈만나면 코코하면서 이 책을 가져왔는데, 하루는 뭉개지는 발음으로 코끼리는 일하는 거 싫어해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제야 조금씩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빛이 들지 않는 곳처럼 흑백의 세상만 있다가 마지막 면지에서는 붉은 노을이 쏟아지는 황혼의 시간이 보입니다. 쿠쿠 역시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며 비로소 제 빛을 갖게 됩니다. 그냥 까맣기만 한 코끼리는 아니더라고요.


쿠쿠가 일하는 마지막 날!

손님을 태우는 빨간 의자에 하루 동안 맞이한 손님들이 다시 재해석 되어 눈에 들어옵니다.

- 땅속을 알려주는 개미

- 광활한 하늘이 있음을 알려주는 새

- 마음껏 뛸 수 있는 너른 들판이 존재함을 알려주는 얼룩말


인간의 손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기 까지 어쩌면 수십 년이 흘렀을 텐데, 땅 한번, 하늘 한 번, 먼 곳 한 번 제대로 만끽하지 못했을 일하는 코끼리의 고단함을 더욱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손님들입니다.

“...지금은 못 가지만...”을 되풀이하는 쿠쿠의 말에 간절함이 베여있습니다.


둘째와 오랜 시간 책을 읽고 생각의 정리가 되었을 때 9살 첫째와 책을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구나라며 평온하게 지나갔는데요. 생각 확장을 위해 일하는 코끼리에 대한 정보를 찾아 여러 가지 기사를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그림책과는 달리 참혹한 현실에 관광지에서 코끼리를 보며 신나게 웃었던 지난날의 나의 미소를 싹 지우고 싶어지더라고요.

 

- 자연으로 돌아간 코끼리는 잘 살 수 있을까?

- 리와 함께한 코끼리 쿠쿠는 행복했을까?

- 일하는 코끼리가 없으려면...어떻게 해야 할까?

여운이 짙은 그림책이었던 것 만큼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서로 답을 하는 대신 정적을 지켰던 그림책이었습니다. 아이와 환경에 대해서 또는 동물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림책 <까만 코끼리 쿠쿠>였어요. 친구들과 모여서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의미 있게 다가올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선물 받고 그림책을 오래 만끽한 후 작성해 보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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