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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 레드펀 지음, 이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7월
평점 :
담배를 태우는 여성과 두 여성의 동행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보는 또 다른 이, 그리고 침대에 놓여있는 권총과 돈 가방! 붉은 빛이 감도는 책표지를 한참을 보고나서야 이 모든 걸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현실과 동경을 함께 담은 듯 한 일러스트와 강렬한 색체를 활용한 부분에서 쉽게 눈을 돌릴 수 없었다.
<하들리와 그레이스- 달콤한 여행에서 살벌한 도주로>
<하들리와 그레이스>소설은 우리의 삶을 담았으며 꼭 닮았다.
“재앙은 한 번에 하나씩 극복하는 거야(p.303).”
나로 살기위해 여행길에 오른 하들리와 그레이스는 뜻하지 않은 이벤트들을 마주하며 달콤한 여행이 아닌 살벌한 도주를 하게 된다. FBI로부터!
가정 폭력을 일삼는 남편의 아내 하들리!
도박 중독자 남편의 아내 그레이스!
하들리의 남편 프랭크는 그레이스의 상사이기도 하다.
불만족스러운 현재로부터 나를 지키고 엄마의 자리에서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결심은 여행자금 마련을 위해 남몰래 감추어둔 프랭크의 검은돈에 손을 대며 FBI 추격을 받는 도주로 바뀐다. 아무것도 모르고 선택한 행동이었지만 사소한 오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버린다.
“한 발짝씩 꾸준히 앞으로 내딛는 거야. 그렇게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목적지에 도착해 있지.(p.337)”
그레이스의 할머니의 말씀처럼 그녀들과 그들의 아이 셋의 불편한 동행은 절망과 희망의 줄다리기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한 발짝씩 발걸음을 옮기며 서로를 받아들이고 성장해간다. 그렇게 새로운 가족이 형성된다.
그레이스와 하들리로 장면이 교차로 옮기며 이야기는 점점 절정에 다다르는데 장면마다 호흡이 짧아 술술 읽히고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다. 실제 작가 수잔 레드펀은 31년 전의 <델마와 루이스>라는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쓴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 중간에서도 그 영화가 언급되어 궁금함에 찾아보았는데 결말은 희망적이지는 않았다. 작가는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태고 싶은 마음으로 <하들리와 그레이스>의 결말을 쓰건 아닐까?
나와 그녀들을 교차로 나의 삶을 응원하듯 그녀들을 격하게 응원했고, 그녀들의 삶을 보며 나의 삶을 돌아보았다. 육아와 가사일 틈에서 분주하게 ‘나’를 찾는 모든 여성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협찬 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