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세상을 완전히 뒤집어 엎고 싶은 사람들의 내면 심리에 사회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고려가요 <청산별곡>에서 화자는 청산에, 바다에서 살고 싶은 소망을 강렬하게 내비췄다. 삶의 시름이 많아 새 울음 소리를 듣고 함께 울기도 하고, 때로는 독한 술로 그 시름을 잊어보고자 했으나 살아내는 것은 여전히 팍팍했던지 청산과 바다를 꿈꿨다.세상을 리셋하고 싶은 사람들은 바로 이 청산별곡의 화자와 같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더이상 어떤 희망도 찾을 수 없다. 주변의 삶을 살며 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안간힘을 쓰다가 소진되어버린 사람들은 무기력과 분노를 느끼며 거절과 모욕만을 선사하는 세계를 파괴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청산별곡>의 화자와는 달리 새로운 아름다운 세상은 기대하지 않는다. 그런 삶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변화된 세상을 경험해보는 것이다. 그 경험에서 변화의 씨앗은 움튼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위해 우리가 끊임없이 타자와 소통해야함을 작가는 말한다. 공동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홀로‘라는 망각에서 벗어나 ‘협력‘할 것을 요구한다. 오늘은 19대 대선일이다. 광화문의 밤을 밝혔던 수많은 촛불들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오늘이 더 큰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그리하여 다시는 나를 지키기 위해 홀로 숨어들어야 하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