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임승수의 마르크스 자본론 강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
임승수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정말 탁월하다. 누구라도 이 책을 읽는다면 자본론을, 자본주의 사회 모순의 원인과 구조를 간략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다. 책 속 강사도 - 아마 저자일 테지만 -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난데 학생들의 질문과 대답은 더욱 놀라웠다. 강의식 수업에 익숙한 우리의 강의실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일 뿐더러 그 말의 내용은 또 어떠한가! 두 주체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이 펼쳐지는 그 강의실 현장으로 당장이라도 뛰어가고 싶을 지경이다. 이러한 형식이 책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돈이 돈 벌어주는 세상이란 건 일찍이 알고 있었다. 그런 돈이 얼마나 위대한지, 우연히 보게 된 어느 아이의 꿈명찰 속 장래희망이 건물주였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터무니없이 대다수의 아이들의 꿈이 대통령이었던 적도 있긴 했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돈이 목적이라는 것을 드러냈던 적이, 적어도 내 기억에는 없었다. 그 순간 기분이 묘해졌다. ‘물신주의物神主義‘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사회에 나는 살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어떻게 몸집을 부풀리는지, 그 이면에 숨어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특별히 나아지지 않는 삶이 존재한다는 것이 서러웠다. 날로 교묘해지는 방법으로 착취를 숨기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숙명임을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대안은 공산주의일까. 공산주의를 표방했던 나라들이 대부분 자본주의로 돌아섰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이미 돈 맛을 알아버린 사람들에게 사유재산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말일 것이다. <태평천하>의 ‘윤직원‘ 영감에게 사회주의자가 세상을 망쳐놓을 불한당패에 지나지 않았듯이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