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계층의 부조리에 항거하기 위해,사회 구조적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외세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분연히 일어난 사람들. 그러나 잊혀진 사람들, 바로 동학농민군이다. 모든 사람이 한울이라는 생각은 시기상조였던 것일까. 비록 가진 것은 없었지만 그 뜻은 드높았던 그들이 치러야 했던 대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참혹했다.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개죽음을 당한 것도 모자라 죽은 후에는 머리가 잘려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내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사람들과 그들의 후손은 불의에 맞서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것이 이 책의 내용이자 백여 년 전에 이 땅에서 일어났던 일이다.그런데 동학농민운동은 내가 학교에 다닐 때 배운 바와는 다르게 특정 지역에서만 있었던 일이 아니라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치열하게 일어났다고 한다. 이 책은 여러 지역 중 섬진강 줄기를 따라 자리잡은 광양, 하동, 순천 등지에서 일어난 동학농민운동을 다루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참 상투적인 말인데 뒤집어 보면 그만큼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일 거다. 외세에 힘을 빌렸다가 처참히 당했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여전히 외세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우리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안타깝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 우리 민족에게 미래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