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약한, 어쩌면 그 반대일 수도 있는 여성들의 삶.
삼천이와 새비, 영옥이와 희자, 미선 그리고 지연의 이야기.

나는 내 존재를 증명하지 않고 사는 법을 몰랐다. 어떤 성취로 증명되지 않는 나는 무가치한 쓰레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 믿음은 나를 절망하게 했고 그래서 과도하게 노력하게 만들었다. - P156

할머니는 그런 엄마의 태도에 상처받았지만 상처받은 사실을 인정할 만큼 강하지 못해서 분노했고, 자주 엄마에게 자신의 공격성을 드러냈다. - P313

‘맞서다 두 대, 세 대 맞을 거, 이기지도 못할 거, 그냥 한 대 맞고 끝내면 되는 거야.‘ 나는 그 말을 하던 엄마의 얼굴을 떠올렸다. - P314

김희자 박사에게 갈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가라고 했던 새비 아주머니의 말을 나는 종종 생각했다. 그 말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만을 뜻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딸이 다른 차원으로 가기를 바랐던 마음이었겠지. 본인은 느꼈던 현실의 중력이 더는 작용하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딸이 더 가벼워지고 더 자유로워지기를 바랐던 새비 아주머니의 마음을 나는 오래 생각했다. - 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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