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인 - 성해나 기담집
성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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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소설이라는 소개를 받았을 때, 이게 성해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작품을 오랫동안 따라오며 느낀 점은 결국 우리의 삶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가 숨기고 또 드러내고 싶어 하는 모든 부분을 날카롭게 통찰하며 소설의 언어로 세상에 내보인다는 것이다.


세 편으로 구성된 가제본은 어제(과거)의 일제강점기 역사, 오늘(현재)의 사이비 종교, 내일(미래)의 휴머노이드를 다룬다. 이미 지나왔고, 언젠가는 반드시 지나게 될 날을 이토록 솔직하게 써내려간 글이 또 있을까? '기담집'이라는 형태를 띄고 있지만 나는 결국 성해나가 해야 할 말을 서슴없이 하는 작가라는 점이 참 좋다. 


세 단편 모두 몰입감 있게 정말 금방 읽었지만, 유독 기억에 남는 건 첫 단편이자 표제작인 '인비인'이다.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받은 봉투 속 노인의 글은 일제강점기 시절 생체실험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냄과 동시에, 노인이 겪은 비현실적인 일화까지 함께 녹아져 있다. 과연 그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또 허구일까?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할까?


때로 우리는 '비인간'이라는 말을 들을 때에 인간이 아닌 어떤 것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기 일쑤이다. 로봇, 귀신, 괴물 등등. 하지만 꼭 인간의 형태를 띄고 있지 않은 것들만 '비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인간임에도 그 외의 것보다 더 잔혹하고 괴기한 사람들은 우리가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소설은 그 경계에 있는 사람들을 꼼꼼히 파헤치며 날카롭게 파고든다. '사람이 제일 무섭다'라는 옛말이 거짓이 아님임을 방증하듯 다양한 사람들에게 휩쓸리고 휘둘리며 결국 소설의 종착지에 다다른 나를 만나볼 수 있었다. 


전작의 대성공이 차기작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던 내가 우습다. 성해나 작가는 이렇게도 쓸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그의 시대에 살고 있다.



*본 게시글은 가제본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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