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러브 좀비, 내가 처음 접한 조예은의 소설집 속 눅눅하고 축축한 곳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끔찍함에 끝도 없이 빠져들었다. 입속 지느러미는 그와 궤를 같이 하는 작품 가장 깊은 곳에 자리잡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초대>의 날카로움과 <습지의 사랑> 의 눅눅함이 공존하는 조예은 세계관 속 가장 깊은 곳에서 인어의 입속 지느러미를 하염없이 쫓는 선형을 따르다 보면 단숨의 소설의 마지막에 다다른다. 우리는 무언가를 간절이 원하게 되는 날이 온다. 그 가치가 크든 작든, 그건 당사자에게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저 내가 그걸 갖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뭘 하면 내 손에 그것이 들어올지 하염없이 골몰하게 되면 사람은 때로 그릇된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 받는 손가락질이 과연 고통스러울까?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위가 잘못되든 아니든, 그것을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이 앞서게 된다면 그건 그 사람에게 끔찍함일까 성취감일까. 정말 날것 그대로의 조예은 작가를 보여 주는 듯한 소설이었다. 최근 읽은 따뜻해지는 분위기의 조예은 소설을 와장창 깨버리는 아주 파격적이고 서늘한 소설. 이제 여름이고, 우리를 기다리는 장마가 있다. 세이렌, 장마, 죽음, 그리고 노래.... 축축함을 담은 이 소설이 더없이 어울리는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여름, 우리도 세이렌의 노랫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다면. 과연 그 노랫소리는 저주가 될까 쾌락이 될까.*해당 리뷰는 출판사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게시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