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보이는 도시, 서울 - 드로잉에 담은 도시의 시간들
이종욱 지음 / 뜨인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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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혼자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결혼하고 아이들이 생기다보니 예전의 자유를 누리기가 힘들더라고요. 가끔 혼자 동네 근처를 다니긴 하지만 예전처럼 여기저기 다니기는 힘드네요. 거기다가 큰아이가 아프고 코로나로 인해 외출이 더 힘들어지다보니 과거가 너무 그립더라고요. 이런 시기에 서울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었네요. 현재 건축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서울역에서 시작해서 주변을 걸어다니면서 그린 그림과 설명을 중심으로 건축물과 도로, 골목 등의 역사를 알 수 있고 마치 저자와 함께 서울 곳곳을 걸어다니는 것같은 착각이 들게 만드네요.

표지에는 드로잉으로 그린 건축물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익숙한 건축물도 있고 낯선 건축물도 보이네요. 직접 가본 곳도 있고 가보고 싶었던 곳도 보이네요. 뚜벅뚜벅 걸으면서 그려낸 서울역 동서남북의 도심과 골목길을 산책하듯이 책을 읽으며 만나볼 수 있네요. 그림을 통해 서울역 주변을 둘러볼수 있다니 너무 좋네요.

 

 

책을 펼치면 이 책을 통해 함께 걸어볼 지역과 경로들이 지도로 나타나 있네요. 서울역을 기준점으로 동측과 서측으로 나눠서 동측에서는 숭례문을 중심으로 도시 걷기를, 서측에서는 서울역 서쪽에 위치한 동네들을 구릉지와 철길 위주로 걸어보는 방식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네요.. 지도만 봐도 서울 이곳저곳을 산책할 생각에 설레네요.

제1부는 서울역 동측인 도심과 남산을 만나보러고 하네요. 첫 번째 걷기에서는 숭례문을 중심으로 서소문동과 정동 일대를 살펴보네요. 이곳은 저도 자주 걸었던 곳이라서 더 관심이 가고 자세히 보게 되네요. 익숙한 곳이 많아서 그림을 보고 글을 읽으면서 추억에 잠기게 되네요. 아무 생각없이 걸었던 길이나 보았던 건축물에 이런 이야기들이 숨어있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두 번째 걷기에서는 청계광장에서 출발해서 세종문화회관과 경복궁역을 지나 서촌 일대를 살펴보네요. 서촌은 가보고 싶은 곳인데 아직 가보지 못해서 꼼꼼하게 읽었네요.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직장 생활을 해서 이 곳도 익숙한 곳이네요. 세종문화회관은 거대한 지붕과 목구조의 형상화라는 한국성은 가지고 있다는데 저는 잘모르겠네요. 제가 건축 쪽에는 문외한이라서 그런건지 한국적인 게 느껴지지는 않네요. 오히려 서민들의 주거 공간이나 시골에 남아 있는 옛날 집들, 한옥에서 한국적인 부분을 더 느낄 수 있네요. 세종문화회관을 떠올리면 한국적인 것보다는 공연이나 음악회가 떠오르네요.

세 번째 걷기는 숭례문을 출발해서 남대문과 명동, 청계천과 세운상가 일대를 살펴보네요. 남대문과 명동, 청계천과 세운상가도 자주 다니던 곳이라서 익숙하긴 한데 책을 읽다보니 제가 모르는 부분이 많이 있었네요. 산책하듯이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각 장소나 건축물 등에 관련된 역사를 알고 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네 번째 걷기는 숭례문을 출발해서 남산 아래 동네 후암동, 동자동을 둘러보고 남산 구릉지 동네 해방촌을 살펴보네요. 남산서울타워만 가봤지 그 근처 동네를 구석구석 살펴볼 기회는 없었는데 책을 통해서 둘러보니 가보고 싶네요. 특히 108계단을 가보고 싶은데 지금은 경사형 승강기가 설치되었다니 조금 아쉽네요. 해방촌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책을 통해서 해방촌에 대한 여러 가지 것들을 알게 되서 다음에 갈 기회가 생기면 좀 더 의미있는 장소가 되겠네요.

제2부는 서울역 서측인 구릉지와 철길을 살펴보려고 하네요. 다섯 번째 걷기는 서울역 뒤편으로 가보려고 해요. 중림동, 충정로, 아현동과 청파동 일대를 둘러보는데 낯선 동네라서 천천히 책을 읽어내려갔네요. 아파트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처음 알게 된 사실들이라서 흥미롭네요. 갈월동굴다리가 그림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중학교 친구가 결혼식을 마치고 피로연을 했던 곳이 있어서 반가웠네요. 지금 그 친구와 연락은 끊겼지만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거라고 믿어요.

 

 

여섯 번째 걷기는 경의선숲길을 따라 도화동을 거쳐 서강대 근처까지, 신촌연결선의 흔적을 따라 연세대 근처를 살펴보려고 해요. 이곳도 익숙한 곳이 아니라서 더 자세히 보게 되네요. 몇 번 가본적은 있지만 찬찬히 둘러본 적은 없는 곳이거든요. 연세대 근처 독수리 빌딩이 그나마 가장 익숙한 장소네요.

일곱 번째 걷기는 와우교를 출발해서 홍대를 거쳐 당인리발전소의 흔적을 살펴보네요. 홍대거리는 예전같지는 않지만 지금도 젊음의 거리라서 가보고 싶은데 갈 기회가 없었네요. 당인리발전소 자리는 지금은 공원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데 아이들과 한 번 가봐야겠네요.

이 책은 작가를 따라 서울 곳곳을 둘러보면서 역사도 알아보고 그림도 보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네요. 작가가 세운 기준을 중심으로 서울을 둘러본 것이기는 하지만 덕분에 서울에 대해서 산책 겸 역사까지 함께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네요. 기회가 되면 이 책 한 권 들고 작가가 걸었던 길을 혼자 걸어보고 싶네요. 워낙 걷는 것을 좋아해서 저에게는 힐링이 될거에요. 작가와는 다른 관점으로 곳곳을 다시 바라보고도 싶네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뜨인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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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바다의 라라니 미래주니어노블 9
에린 엔트라다 켈리 지음, 김난령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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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읽어보고 재미있게 읽었던 작가의 신간이고 핀란드 신화와 민담에영감을 받아 상상력을 더해서 쓴 이야기라는 소개에 읽어보고 싶었네요. 제목에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가 두꺼운 책 속에 담겨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들었어요. 뉴베리 수상 작가의 모험 판타지 소설이라는 설명도 기대감을 한층 높였고요.

표지 그림을 보면 오래되고 특이해 보이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 작은 배를 탄 소녀가 보이네요. 아마도 이 소녀가 라라니겠지요? 모습이 다 보이진 않지만 커다란 주황색 새의 아랫부분이 보이는걸 보니 나무 줄기가 꽤나 튼튼한가봐요. 소녀 주변은 짙은 안개가 깔려 있고 소녀는 거북과 닮은 특이한 동물과 함께 배에 있네요. 거북의 얼굴에 커다란 소라껍데기 같은 것을 달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네요. 소녀는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이 원주민처럼 보이고 목에는 작은 주머니를 목걸이처럼 걸고 있네요. 소녀가 같이 탄 동물의 껍데기에 손을 얹고 뱃전을 꼭 잡고 있는 모습이 이곳이 초행길이고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네요. 소녀는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났나봐요.

 

 

 

이 소녀가 라라니에요. 표지 그림에 있는 소녀네요. 표지 그림에 있는 소녀의 모습은 조금 부드러워 보였는데 이 모습은 짙은 눈썹에 까무잡잡한 피부, 앙다문 입술에서 강인한 인상이 느껴지네요. 조금은 화난 듯한 표정에서 이 소녀의 현재 상황이 느껴지네요.

라라니는 바다로 떠난 아빠가 돌아오시지 않아서 바느질꾼인 엄마와 단둘이 살았어요. 하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았어요. 고기잡이꾼인 큰아버지 드럼과 사촌 컬과 함께 살게 되는 불행을 겪기 전까지였죠. 산라기타 마을의 지도자 멘요로가 지극히 마땅한 일이라 여겼고 엄마가 남편 형의 청을 거역할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죠. 그들은 너무 막무가내였고 자신들밖에 몰랐죠. 그래서 라라니는 친구인 베이다네 집에 놀러가거나 종종 그곳에서 외박을 했죠. 베이다의 엄마인 로 유지는 이야기꾼이었고 라라니는 이야기를 좋아했거든요.

라라니 마을에는 카나산이 있는데 주민들은 그 산을 두려워해서 항상 기도를 드렸죠. 그 산을 화나게 하면 안됐거든요. 또 바다 건너 아이사산을 동경해서 종종 그곳으로 용감한 뱃사람들을 배에 태워 보냈죠. 하지만 단 한 명도 돌아오지 못했죠. 그래도 산라기타 사람들은 그 일을 멈추지 않았죠. 자신들의 가족, 친구가 돌아오지 못했는데도 말이죠. 차라리 그 일을 멈췄다면 계속되는 희생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안타까워요.

 

 

산라기타 마을에서 바느질하는 사람들은 모두다 그런건 아니지만 바늘에 찔리면 고열에 시달리면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바느질할 때 특별히 조심해야 하죠. 라라니의 엄마도 바느질을 하기에 항상 걱정이 되는데 어느 날 바늘에 찔려 피를 많이 흘렸네요. 라라니의 엄마는 라라니를 안심시키고 바느질감과 실을 받아오라고 했지만 엄마와 라라니 둘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죠.

라라니는 엄마 심부름으로 종종 보살레네의 집에 바느질감과 실을 받으러 갔는데 그곳에는 라라니가 좋아하는 셰크 예쁜이가 있었죠. 엄마가 바늘에 찔리고 심부름을 간 날에도 기다리면서 예쁜이를 지켜보고 있었죠. 그런데 이 날은 울타리가 열려서 예쁜이와 다른 셰크들이 카나산 쪽으로 갔고 라라니는 엉겁결에 그들을 따라갔다가 카나산으로 깊숙히 들어가게 되요. 그곳에서 엘세스를 만나서 자신의 상처를 치료받고 피 세 방울을 바치고 비를 내리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어요. 과연 라라니의 소원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라라니의 소원 덕분인지 마을에 비가 내리는데 처음에는 좋아하던 마을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게 되네요. 비가 쉬지 않고 내려서 마을이 큰 피해를 입었거든요. 땅은 진흙투성이가 되서 다니기가 힘들고 가뭄 때도 힘들었지만 폭우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죠.

멘요로가 마을 사람들을 모으고 폭우의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데 비오 파사가 라라니가 카나산에서 내려왔다고 말해서 라라니는 마을 사람의 질타를 받고 드럼에게 모욕적인 벌을 받게 되네요. 그리고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시 카나산의 엘세스를 찾아가서 비를 멈추게 해달라는 소원을 말하네요. 엘세스는 라라니의 눈을 요구하고 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산사태가 나서 엘세스는 땅속에 파묻히고 라라니는 그를 구하려고 했지만 그의 목에 걸렸있던 작은 주머니만 건지네요. 라라니는 간신히 목숨을 구하지만 산라기타 마을은 산사태로 인해 멘요로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의 희생을 치르고 마을도 엉망이 되네요.

 

 

라라니는 몰래 친구네 집에 들려 아픈 엄마를 친구네 집에 모셔와서 돌봐달라는 부탁을 하고 떠나네요. 라라니는 버려진 배들을 모아놓은 곳에서 작은 돛단배와 노를 가지고 아이사산을 찾아 모험을 떠나네요. 라라니는 다른 뱃사람들과 달리 무사히 바다를 건너 아이사산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라라니는 앞으로 어떤 모험을 하게 될까요? 라라니는 산라기타 마을을 구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산라기타 마을의 상황과 라라니를 비롯한 다양한 등장인물의 등장으로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지네요. 라라니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워요. 중간중간 등장하는 신화나 전설 속 존재들에 대한 설명도 신비로워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요. 라라니의 모험을 따라가다보면 긴장되고 라라니를 걱정하고 응원하게 되네요. 처음에는 책 두께를 보고 놀라고 걱정했는데 읽으면서 중간중간 책을 덮는게 아쉬울 정도로 잘 읽히고 재미있었네요.

산라기타 마을에서 업신여김을 받던 한 소녀가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면서 겪는 일들과 소녀가 모험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이 흥미진진했고 대견스러웠어요. 저라면 라라니처럼 용기를 내지도 못했을거고 모험을 떠날 생각도 못했을 거에요. 아이들에게도 종종 해주는 이야기지만 신은 감당할 수 있는 시련만 준다는데 저는 감히 용기를 낼 수 없지만 라라니는 할 수 있었기에 이런 시련을 주신 거겠죠. 현재 힘겨운 상황을 겪고 있는 저희 가족에게도 이 책은 조금이나마 희망을 준 책이네요. 용기를 갖고 도전하는 사람만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니까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밝은미래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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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마법 빗자루가
크리스 반 알스버그 지음, 용희진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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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만지의 작가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책이라는 소개에 관심이 갔어요. 아이들과 주만지와 자수라 등의 책을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주만지 영화도 재미있게 봤고요. 이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기에 신간 도서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가 켰네요.

책 표지를 보면 혼자서 움직이는 빗자루를 보고 놀라는 여자분이 무섭고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아마도 혼자서 움직이는 빗자루가 마법 빗자루인가 봐요. 빗자루가 혼자서 움직이는 걸 본다면 저도 무섭고 놀라서 이 분처럼 입을 크게 벌리겠네요. 아주머니와 빗자루 사이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네요.

'THE WIDOW'S BROOM'이 한국에서는 '어느 날, 마법 빗자루가'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원제보다는 번역된 제목이 더 마음에 드네요.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궁금증을 갖게 만들고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을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거든요.

 

 

 

 

마법 빗자루가 영원히 하늘을 날 수는 없을 거에요. 언젠가는 하늘을 날지 못하게 되겠지만 그런 일이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죠. 하늘을 날지 못하게 될 여러 가지 조짐이 보인 후에 하늘을 날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아주 가끔은 갑자기 힘을 잃어버리기도 하죠.

오래전 어느 쌀쌀한 가을밤,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그래서 마녀는 마법 빗자루와 함께 미망인 미나 쇼의 텃밭에 떨어져버렸죠. 동이 틀 무렵에 마녀와 빗자루를 발견한 미망인은 마녀를 부축해서 집으로 데려가서 침대에 눕혔죠. 마녀는 커튼을 쳐달라고 부탁한 후 시커먼 망토로 몸을 꽁꽁 감싸고는 깊은 잠에 빠졌죠. 하루 종일 누워있다가 놀랍게도 씻은 듯이 나은 후에 마법 빗자루를 두고 유유히 사라졌어요.

 

 

미망인은 마녀가 두고 간 빗자루가 마법 빗자루인 것도 모르고 집 안을 쓸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아침 부엌에서 들리는 소리에 잠이 깨서 나가보니 마녀의 빗자루가 혼자서 바닥을 쓸고 있는 모습을 보고 무섭고 당황스러웠어요. 빗자루는 청소를 열심히 했고 나쁜 짓을 하지는 않았어요. 미망인은 빗자루가 다른 일도 배울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말귀를 잘 알아듣는 빗자루는 미망인에게 배운 일들을 척척 해내네요. 덕분에 미망인의 일상이 굉장히 편해졌겠네요. 마법 빗자루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미망인에게는 도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였죠.

사람들이 빗자루에 대한 소문을 듣고 몰려왔는데 이웃집 스피베이씨는 빗자루를 악마라고 생각하며 달가워하지 않았고 남자들은 주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여자들은 미망인처럼 도움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했죠.

빗자루는 비질을 좋아해서 종종 집 밖에서도 비질을 했는데 스피베이씨의 두 아들이 빗자루를 괴롭히다가 혼쭐이 난 후 스피베이씨와 이웃 남자 세 명이 미망인이 집에 찾아와서 빗자루를 가져가 버리지요.

 

 

아무 잘못없는 빗자루는 스피베이씨와 이웃 남자들에 의해 말뚝에 밧줄로 감기고 말뚝을 땅에 박은 후에 불태워지게 되네요. 재가 되어버린 빗자루는 다시 돌아올수 없기에 미망인의 농장은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어요. 빗자루는 정말 사라졌을까요? 마법 빗자루인데 쉽게 불에 타버렸을까요? 마법 빗자루이기에 이 대목에서 그런 궁금증이 생기네요.

한 쪽 또는 양쪽을 가득 채운 음울한 분위기의 그림과 흥미로운 이야기가 읽는 내내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네요. 살짝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다른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갖게 하네요.

여자들은 마법 빗자루의 존재를 도움을 주는 존재라 생각하며 반겼는데 남자들은 왜 마법 빗자루를 부정적인 존재로 생각했을까요? 신비로운 존재에 대한 두려움일까요? 아니면 자신들을 능가하는 존재에 대한 적대감일까요? 남녀의 생각 차이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 궁금하네요.

큰아이는 이 책을 읽더니 마법 빗자루가 등장해서 신기했고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네요. 7살 둘째는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잘 듣더니 자기는 마법 빗자루를 가지고 싶다고 하네요. 왜 그런 생각을 했냐고 물으니 마법 빗자루가 생기면 엄마, 아빠의 일을 도와줄 것 같아서 갖고 싶다네요. 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특하다는 생각을 했네요. 가만 생각해보니 다른 일 때문에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못써서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닌가 미안해지네요. 그림책을 읽으면서도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키위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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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연장 가방
문수 지음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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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을 보면서 아빠가 생각나서 읽어보고 싶었네요. 소개글에 나와있는 이 책 속 아버지께서 아빠와 동년배라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네요. 자주 듣는 아버지의 옛이야기가 이 책 속에서도 펼쳐질 것 같아서요.

책 표지를 보니 아버지가 자전거에 연장 가방을 싣고 어딘가로 가려고 하시네요. 연장 가방에는 연장이 많이 들었는지 불룩해 보이고 가방 안에 들어가지 않는 연장이 밖으로 나와 있네요. 자전거 뒷바퀴 위에 꼼꼼하게 묶여있는 모습이 아버지께서 연장 가방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네요. 검게 그을린 피부와 거칠어진 손이 아버지가 열심히 일하시고 고생도 많이 하셨을거라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아버지의 표정없는 얼굴을 보는데 저는 마음이 짠하네요. 가족들을 위해서 힘들어도 묵묵히 일하시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요.

표지를 열면 가족사진이 왼쪽 아래에 보이는데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삼남매의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네요. 웃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 무표정한 엄마와 딸, 아빠에게 안겨 있는 화난 듯한 막내의 모습을 보면서 가족사진 찍는 날 무슨 일이 있었을지 상상해보게 되네요.

 

 

어렸을 때는 책 표지의 그림처럼 일하느라 늘 밖으로만 돌아다니셨던 아버지가 몇 년 전부터는 집에만 있으시다네요. 아마도 연세가 많아지셔서 일을 그만두시고 집에서 쉬고 있으신 거겠죠.

집에서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계신 아버지의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네요. 마른 몸매에 흰 머리 가득, 주름진 얼굴과 피부, 맨발의 모습이 아빠가 아닌 시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네요. 아빠는 연세에 비해 활동적이시고 엄마와 두 분이서 여기저기 잘 다니시는데 시아버지는 거의 매일 집에 계시면서 tv를 자주 보시거든요. 흰 머리가 가득한 모습이나 리모컨을 들고 있는 모습도 닮아서 자꾸 그림을 보게 되네요.

아버지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자식은 가족 장례로 부산에 내려왔다가 무뚝뚝해서 말이 없으신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께 아버지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에 대해 물어보게 되네요. 새엄마 밑에서 고생을 많이 한 아버지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공사장을 기웃거리며 돈을 벌어야했다고 하네요. 어리다고 퇴짜만 맞다가 큰할아버지의 도움으로 겨우 일을 하게 됐는데 그곳에서도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하네요.

 

 

 

그렇게 한참 일하다가 석호 아저씨라는 대목 눈에 띄어서 삼 년쯤 견습공으로 일하다가 목수 일을 배우게 된 아버지. 아버지 친구 분 소개로 어머니를 만나 결혼하시고 아버지께서 일을 야무지게 한다는 소문이 돌아 연장을 마련해서 목수로 꾸준히 일하게 되신거죠. 연장 가방을 들고 깜깜한 새벽에 나가서 해가 지고 어둑해진 뒤에야 집에 돌아오신 아버지는 삼 남매의 인사에는 대꾸도 안하시고 연장 정리를 먼저 하셨네요. 사우디에서 꼬박 3년을 일하고 오셔서도 일을 많이 하셔서 집을 장만하신 아버지는 일밖에 모르는 분이셨다네요.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시아버지의 모습을 봤고 아버지의 삶에서는 아빠의 삶이 보였네요. 평생 가족들을 위해 일하시고 지금도 자식들을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시는 부모님 생각에 가슴에 저리네요. 이 책 속 아버지가 연장 가방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으신 것처럼, 아빠는 세탁소를 하시다 그만두셔서 집에 미싱이 있네요. 아직도 미싱으로 자식들 옷도 고쳐 주시고 손자 교복도 수선해 주시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아빠 생각이 많이 나서 천천히 읽었네요.

큰아이는 열심히 일하신 아버지의 모습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하네요. 아이들이 더 크면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결혼해서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님께서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이 책이 단순한 그림책이 아닌 부모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준 따뜻하고 고마운 책이었네요. 저처럼 결혼해서 아이가 있고 부모님이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키위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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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습니다 밝은미래 그림책 50
알렉산드라 미르작 지음, 이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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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표지 중앙에 그려진 동물은 무엇일까요? 저는 까만 개라도 생각했는데 고양이라고 하네요. 보고 또 봐도 개로 보이는데 저만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고양이가 주인을 찾는다는 걸까요? 아니면 잃어버린 고양이를 주인이 찾는다는 걸까요? 표지 그림을 가만히 보니 주인이 고양이를 찾는 전단지를 붙인 것 같네요.

 

 

가족과 함께 아늑한 집에서 사는 고양이는 엄마, 아빠를 최고의 놀이 친구로 생각해요. 그런데 요즘은 엄마 아빠가 고양이와 잘 놀아주지를 않네요. 그림으로 보면 고양이는 엄마, 아빠를 쫓아다니는데 두 사람은 바쁜 일이 있거나 귀찮다는 듯이 행동하네요. 그래서 고양이는 엄마, 아빠가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것을 자신이 보이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고양이가 아니라서 잘 이해가 되지 않네요.

 

 

슬프고 우울해진 고양이는 도시로 가기로 해요. 도시에는 자신과 놀아줄 누군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도시로 간 고양이는 울어보기도 하고 소리를 내보기도 하고 만지고 손을 내밀어 보기도 하지만 아무도 자신을 쳐다보지 않네요. 사람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네요. 집에서 점점 멀어진 고양이는 결국 길까지 잃게 되요.

 

 

너무 힘들고 자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한 고양이는 버려진 통조림으로 허기를 달래고 자신의 몸을 누일 상자를 찾아서 기어 들어가네요. 온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고 잠이 든 고양이... 고양이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대로 떠돌이 고양이가 되어 힘겨운 생활을 이어나가야 하는 건 아닐까요? 고양이의 앞날이 걱정스럽네요.

루마니아 그림책이라는 소개와 표지만 봐서는 개처럼 보이는 고양이의 이야기라서 더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었네요.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것을 자신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집을 떠난 고양이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네요. 집 나오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고양이는 고생하다가 겨우 몸을 누일 곳을 찾네요.

이 그림책은 반려동물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라고 생각해 볼수도 있네요. 아이들도 바쁜 부모가 자신과 놀아주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생각이나 행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고양이처럼 집을 나가는 것까지는 못하더라고 충분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보네요.

이 책을 읽고 고양이라는 반려 동물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아이들도 이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서 혼자서도 잘 노는 아이를 한 번 더 쳐다보게 되었네요. 아이에게 일부러라도 더 관심을 가져야겠어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밝은미래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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