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파크
홍인혜 지음 / 애니북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만화가 좋다. 예쁜 그림이 좋고, <나는 작가야>하고 과잉된 자의식을 발휘하는 몇몇 소설들에 질릴 때면 만화의 숲에 빠지곤 한다. 솔직한 공기를 느끼기 위해서다.

서점에서 만나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살 생각이 없었는데도 계속 머릿속에 남고 책 구입할 때마다 떠오르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이 그랬다. 깜찍하고 예쁜 그림. 서점에 가서도 몇번을 요리조리 만지작거리다가 ^-^ 구입했다. 깜찍한 캐릭터가 나를 유혹해서였을까. 아무튼 설레는 맘으로 책장을 펼쳤다.

첫번째로 들었던 마음은... <어라, 작가가 무지 어리네. 82년생 작가라. 참 대단하군~>하는 놀라움과 <나는 저 나이 때 뭘 했나> 하는 약간의 부러움 반, 질투심 반이라고나 할까. <어린 나이에 직장 다니면서, 그것도 스트레스 많은 직업으로 유명한 카피라이터의 삶을 살면서, 책까지 내다니.. 참 열심히도 사는구나> 여하튼 마음속에 솟아오르는 마음들은 그랬다. 

내용은 재미있고 편안했다. 짧은 1~2페이지의 만화 속에 담아낸 20대 작가의 사유의 공간은 나를 품에 안아 주기에 충분했다. 직접 손으로 썼다고 생각되는 가지런하면서도 정감어린 글씨와 어울린 다양한 모습의 루나 이야기. 웃기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철렁하기도 하고. 아무튼 재미있는 책이었다. 

20대임에도 이런 사유를 하고, 이런 생각을 할줄 안다는 작가가 왠지 기특하게 느껴졌고, 곧 <나는 무얼 하고 있나>하는 자괴감에 빠졌다(작가가 말하는 슈크림 상태!!). 하지만 작가는 <프라이팬 이론>을 나에게 선물했다. <나에게 부족한 건 치열함>이라고 말할 줄 아는 어른스런 20대 작가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나도 다시금 무엇인가에 미친듯이 빠져보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

동경만 했던 미술을 배워볼까, 굳은 손가락이지만 다시 피아노를 배워볼까, 박치의 몸이지만 이제라도 텔미댄스를 배워볼까... 등등. 아무튼 삶에 대한 여러 가지 꿈을 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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