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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경애(敬愛)의 마음 - 김금희 장편소설을 읽고
시간에 쫓기고, 과제에 쫓기고,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나날, 김금희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경애의 마음 사전 서평단 모집 소식을 들었다. 아무리 바빠도, 이 책만은 읽고 싶었기에 공고를 보자마자 바로 서평단을 신청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300부 중에 첫 번째 가제본을 받게 되었다.
요즘 들어 장편소설을 읽을 기회는 다소 적었다. 이동 할 때마다 소비하기 좋은-길이면에서 좋다는 의미로-단편소설을 주로 읽었고 근래 추천 받은 작품들도 단편소설 모음집이었다. 누구보다 게으르고, 쳐지는 성격이기에 하루에 한 챕터씩 읽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눈과 손을 뗄 수 없었다. 평소 책을 읽을 땐 밑줄을 치곤했는데 밑줄을 치자니 너무 지저분해져서, 책끝을 접는 방식으로 읽어나갔다.
이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경애와 상수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또한 개개인으로 존재한다. 미싱 회사의 팀장과 팀원 관계, 은총-E를 사이에 둔 관계, ‘언니는 죄가 없다’의 관리자와 회원 관계, 하지만 이들은 이 밀접한 관계를 내색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둘의 사이는 또한 촘촘하게 메꾸어져 있다. 경애는 약하지만 강하다. 약자로 남지 만은 않았다. 꿋꿋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 드문드문 들어오는 'E'와의 추억들, 회사의 부당한 처사, 그리고 이를 감내하는 동시에 승화시키는 경애. 경애를 통해 위로를 얻는 독자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경애(敬愛)의 마음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최근에 전공시간에 배웠던 문화형성문학으로도-작가님의 역량은 어디까지일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영화, 대중문화, SNS까지 단순한 장치가 아닌 단단한 소재로서 사용되었다. 사회의 한 단면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담아낸 소설로도, 결핍을 지닌 두 사람의 상처를 보듬는 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다층적인 면모를 모두 담아냈지만,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깔끔하고, 매끄럽고도 촘촘하다. 가제본으로 미리 읽었지만, 이후 출간 이후에, 단행본으로도 꼭 소장하고 싶은 소중한 장편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