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윤성근 작가를 처음 알게 된것은 2013년도 5월이다. 강동구에서 해마다 열리는 북페스티벌이 있는데 그 때 운이 좋게도 윤성근 작가가 우리동네 도서관에 강연을 왔다. 그것을 계기로 윤성근 작가가 운영하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도 방문해보고 다른 저작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침대 밑의 책>도 읽었다. 나는 작가란 독자의 마음을 움직여 그 사람의 생각과 더 나아가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윤성근 작가의 책을 읽을때마다 좋은 영향을 받았다. 우선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읽었을 때는 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이 원하던 헌책방을 꾸린 윤성근 작가의 용기에 많은 자극을 받았다. 다음으로 침대밑의 책을 읽고는 내가 얼마나 독서를 편식했나에대해 깨닫고 책을 읽는 견문이 넓어졌다. 이번 <내가 사랑한 첫문장> 또한 나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주었다.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제목에서부터 매력을 느낄것이 틀림없다. 새삼 나는 책을 읽을 때 첫 문장을 별로 신경써서 읽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사람의 첫인상이 중요하듯 소설의 첫 문장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그래도 알게모르게 첫문장을 읽고 이 책이 나를 책속으로  끌어 들일것인지 아닌지에대해 느끼긴 한것같다.
 
 <내가 사랑한 첫 문장>에는 총 23권 책의 첫 문장이 나온다. 그 중 내가 읽은 책이 단 한 권도 없었다면 정말 좌절했을텐데 다행히 두 권이 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과 이상의 <날개>이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 한 마리의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변신의 첫 문장이다. 변신을 읽었을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써 보니 괜히 이 첫 문장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이런 팔랑귀 여기서도 팔랑인다.)

 윤성근 작가는 특유의 '잉여력'을 발휘해 책들의 원서도 직접 찾아 본다. 저자는 이러한 노력을 재미있게도 '잉여력'이라고 표현했지만 나는 그 잉여력에서 이 작가가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팍팍 느껴졌다.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은 나에게 좀 더 다양한 책을 알게 해 주었다. 23권의 책을 모두 다 읽고 싶지만 가장 끌리는 책은 나쓰메 소세끼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다. 고양이 시선으로 본 인간 세상의 풍자를 얼른 맛보고 싶다. 다음으로는 <오만과 편견>이다. 우리집 책꽂이에 몇년째 자신을 읽어줄 날 만을 기다리고 있는 이책. 올해엔 꼭 읽어봐야겠다.  저자 말대로 200년전의 사랑이야기가 진부한건지 지금의 드라마 속 사랑이야기가 진부한건지 생각하며  그 진부한 섬세함속으로 들어가고싶다. 참, 그런데 책 제목을 볼때마다 저자의 재미난 일화 '야만과 편견'이 생각 나서 웃음이 나올거 같다. 그리고 이 파트에서 언급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제목만 들어도 빵터지는 이 책 정말 궁금하다.
 장폴 사르트르의 <구토>도 얼른 읽고싶다. 최근 실존주의에 빠져들고 있는 내게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이 문장이 온전히 내게 와 닿을 수 있도록  꼭 읽어봐야겠다.

 <내가 사랑한 첫 문장>에 나오는 책들을 모두 읽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을 비교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거같다. 나는 여기서 언급한 책을 읽고 그 부분을 다시 읽어야겠다. 그러면 책을 읽는 것이지만 마치 서로 같은 공감대를 나누는 책 수다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 아쉬운점을  찾자면 주석이다. 주석이 꽤 많이 달려있는데 맨 뒷장에 모아두었다. 많은 책들이 주석을 뒤에 모아놓지만 나처럼 마침표 하나도 쉬 못 넘어가고 모르는 단어나 표현 하나 쉬 못넘어가면서 강박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은 매번 책을 왔다갔다 들쳐보는 것이 얼마나 귀찮은지 모른다. 이런 주석은 그냥 본문 바로 아래에 써 주면 좋겠다는 지극히 나 위주의 생각을 해 보았다.

 바람을 타고 드문드문 가을 냄새가 나는 요즘,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을 읽어보면 어떨까.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