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패딩턴 파랑새 패딩턴 시리즈 1
마이클 본드 글, 페기 포트넘 그림, 홍연미 옮김 / 파랑새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패딩턴은 곰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커다란 곰이 아니라 말도하고, 옷도 입고, 모자도 쓰는 그냥 사람이랑 다름없는 곰이다. 패딩턴은 페루 깊은 숲속에서 밀항을 해 영국까지 왔다. 기차역 패딩턴에서 우연히 브라운씨가 발견하고는 브라운씨네 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이날 곰은 페루의 어렵고 긴 이름말고 패딩턴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패딩턴은 아기곰으로 나오지만 생각하는거나 말하는거나 행동하는 것이 어린 아이들과 닮았다. 책을 읽으면서 장면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자꾸 떠올랐다. 이번에 패딩턴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해서 그런건 아닌것 같다. 나는 이렇게 우당탕탕 개구지고 재미있는 상황들을 글로써 무척이나 실감나게 묘사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패딩턴이 난생 처음 엘레베이터를 탄 느낌을 묘사한 부분은 단연 최고다.

 '엘리베이터에는 손에 물건을 든 사람들이 잔뜩 들어차 있었고, 그 사람들은 하나같이 너무 바빠서 조그만 곰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챌​ 짬조차 없는 모양이었다. 심지어 한 부인이 자기 쇼핑백을 패딩턴의 머리 위에 편안히 올려놓았다가 패딩턴이 치워 달라고 고개를 흔들자 몹시 놀라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는 갑자기 몸 반쪽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고 나머지 반쪽은 쌩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패딩턴이 그 느낌에 익숙해지기가 무섭게 원래 제자리에 있던 반쪽이 따라붙어서 오히려 떨어진 반쪽을 추월하는 것 같더니 덜컹 문이 열렸다.

​ -p.101

 엘레베이터가 움직일때 관성과 중력때문에 느껴지는 느낌을 이렇게도 잘 묘사하다니!

 패딩턴이 가는 곳엔 언제나 돌발사고가 난다. 마무리 될 수 없을것만 같은 사고들은 신기하게도 잘 해결되고 어쩔 때엔 더 좋은 결과가 생긴다. 책을 읽으면서 패딩턴의 순진무구함때문에 웃음이 마구났다. ​이 책의 결말부에는 패딩턴의 생일파티를 연다. 그 중 브라운씨네 집에서 일을 돕는 버드 부인이 생일파티가 뭔지 모르는 패딩턴에게 하는 말이 인상깊다.

 “여왕님하고 똑같은 거야. 그러니까 넌 네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여기면 되는 거란다.” -p. 203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만약 누군가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 아닌것처럼 대한다면 쉽게 말해 무시한다면 사람들은 분노한다. 나는 그동안 생일파티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한적이 없었다.  바쁘면 그냥 지나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난 버드 부인의 그 한마디 덕분에 큰 깨달음을 얻었다. 우린 늘 중요한 사람이지만 가끔 나 자신의 중요함, 소중함을 잊고 살 때가 있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쯤은 내가 중요한 사람이란 걸 만끽하는 날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마이클 본드의 패딩턴 시리즈가 50년 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아 온 이유를 알겠다. 책을 읽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

<이 서평은 '파랑새'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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