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름 육아를 잘 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들이 여섯 살이 되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자꾸 소리치는 일이 많아졌다. 소리를 질러야 아이가 말을 잘 들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여섯 살 밖에 안 된 아들이 옛날이 그립다고 말했을까. 주변에 아들을 키우는 엄마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아이가 여섯 살이 되면서부터 많이들 힘들다고 한다. 그건 다른 엄마들 이야기지 나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나름 육아서적을 많이 읽었고, 또 읽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적용하면서 많은 효과를 봐왔기 때문이다.

 <아들 대화법>을 읽고 나는 나의 육아 방식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바로 아들의 '낙타짓'에 내가 휘말렸던 것이다. ​낙타짓은 낙타가 주인의 텐트 속으로 조금씩 조금씩 기어들어 오다가 아예 텐트를 다 차지해버린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한다. 처음엔 밖에 있던 낙타가 텐트 안에 있는 주인더러 코만 텐트안에 들여 놓게 해 달라고 하다가 다음엔 머리, 어깨 앞발까지 넣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텐트 주인은 낙타가 안 되어 보여 허락해 주다가 결국 텐트는 낙타가 차지하고 자신이 밖으로 쫓겨나게 된다. 저자 박혜원은 낙타 이야기의 주인을 엄마로 낙타를 아들로 빗대어 쉽게 설명해 주었다.

 ​예를 들어 저녁 식사 뒤엔 꼭 1시간을 공부하기로 규칙을 정했다고 치다. 며칠은 규칙을 잘 지켰는데 아들이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엄마는 저정도 쯤이야 하고 달래면서 공부를 시킨다. 그런데 하루하루 짜증의 강도가 심해진다. 참는것도 하루 이틀이지 결국 엄마는 폭발한다.

 “누굴 위해서 공부하는 건데? 짜증 낼 거면 하지 마!”​ -p.33 요약

 규칙은 정해놓고 아들의 낙타짓으로 나중에는 엄마의 힘이 0, 아들의 힘이 100이 되고 결국 엄마가 아들에게 공부해달라고 사정을 하게 된다. 그러다 결국 폭발하는 것이다.

 위 예와 똑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나도 저런식으로 해 왔던 것이다. 나는 화내지 않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부드럽게 타이르고, 설명해 주고, 상냥하게 말했던 것인데 그건 여섯 살이 된 아들에게 더이상 먹히지 않았다. 이건 바로 아들들의 타고난 힘의 욕구때문이다. 아들은 서열이 중요해서 본능적으로 이기려는 힘 싸움의 대가라고 한다. 그 힘 싸움에서 내가 늘 져버렸던 것이다. 아들은 구구절절 설명하고 타이르는 것보다 오히려 단호하게 말하는 걸 더 좋아한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바로 적용 해 보았다. 아이가 떼를 쓸 때나 꼭 그렇게 해야할 때 나는 단호하게 말하고 더 이상에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아들이 울지도 않고 살짝 삐죽대더니 내 말을 듣는 게 아닌가.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말이 무력할 정도로 나는 무척 효과를 많이 보았다.

 책의 뒷부분에는 청소년기 아들​의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십대 아들의 여자친구를 며느리로 생각하지 말란다. 이 부분을 읽는데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그래 맞다. 며느리도 아닌데 왜 그렇게 과민반응 하는가. 만약 여자친구가 마음에 안 든다고 둘 사이를 갈라 놓으면 며느리가 될 확률이 높아진단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그냥 놔 뒀으면 알아서 헤어졌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죽기 살기로 갈라 놓으니 그런 일이 벌어진 거라고. 혹시 나도 우리 아들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친구를 만난다 하더라도 일단 참고 지켜봐주는 여유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에필로그에 저자가 말하는 이 말이 명언처럼 다가올 것이다.

 '대장, 규칙, 낙타, 이 세 가지만 알면 지금까지 이해할 수 없었던 아들의 행동을 이애할 수 있게 된다.' ​

 그동안 육아서적을 많이 읽었지만 <아들 대화법>은 아들에 국한하였기 때문에 아들을 키우는 나로서 너무나도 공감되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들에게 이 책을 진심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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