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라 점프>는 논장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계속 출간하는 '동화는 내 친구'의 76번째 작품이다. 저학년 동책 표지 남자아이와 강아지가 함께 신나게 뛰고 있다.
 어린이와 개가 함께 나오는 동화는 참 많다. 대표적으로 유명한 플란더스의 개가 생각난다. 영화로는 마음이가 생각난다.
 이렇게 흔히 쓰는 소재인 반려동물로 '뛰어라, 점프' 의 작가 하신하는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갈지 궁금했다.

 주인공 수리는 동네에서 유명하다. 다른아이들처럼 "왜요?", "뭐요?", "싫어요!"를 외쳐 대서 유명한 게 아니다. 수리는 말이 없어서 유명했다. 수리는 말 없이 자기 할 일을 다 하는, 그러니까 공부 잘하고 얌전한 아이라서 유명하다. -p7.

이렇듯 수리는 아주 얌전하고 착한 아이다. 엄마, 아빠에게 떼쓰지 않고, 묵묵히 자기 할일을 한다. 이런 수리를 엄마 아빠는 대견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아이 같지 않아서. 진짜 아이들 같은 면모를 보이지 않아서. 수리의 속마음은 아무것도 모른채 말이다.
 언젠가 오은영 박사가 TV에서 말한 게 생각난다. 아이들이 진료를 보러 왔을 때 진료실에 있는 이것저것에 대해 물어보거나, 물건을 만져보는 건 말을 듣지 않고, 버릇없는 아이가 아니라 그래야 아이가 맞다고 했다. 
 아이가 아이다운 것, 어린이가 어린이 다운것이 진짜 행복한 아이, 행복한 어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수리는 겉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행복하지 않은 아이다.
 
 
 
 수리는 어느 날 우연히 주인에게 버려진 개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고 보여주는 TV프로그램을 본다. 그러고나서 수리는 엄마 아빠에게 개를 키우고 싶다고 말한다. 엄마 아빠는 석연치 않았지만 개를 사주면 수리가 더 공부를 잘하고 착한 아이가 될거라며 승낙해 준다. 수리가 애견 센터의 온갖 근사한 개들을 다 마다하자 엄마 아빠는 마침내 수리를 유기견 보호소로 데려간다. 수리는 그곳에서 구석진 곳에 얌전히 앉아있는 개를 택한다. 다른 개들처럼 달라들고, 짖고, 꼬리치지 않는 개. 개 답지 않은 개. 수리는 개의 이름을 점프라고 지어줬다.
 사실 수리는 TV에서 그 개를 이미 봤다. 그 모습이 꼭 수리 자신처럼 느껴진것이다.
 
 
 나는 수리가 개를 집에 데려오면 안아주고, 쓰다듬어 줄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평소와 다름없이 얌전히 앉아 공부하면서 창문 넘어로 점프를 힐끗힐끗 쳐다볼 뿐이다. 나는 이 부분이 참 신선해서 좋았다.
 그런데 점프는 수리와는 달랐다. 놀아달라고, 안아 달라고, 밖으로 나가자고 마구 짖어댔다.
 어느 날 점프의 낑낑대는 소리가 귀에 거슬린 수리는 밖으로 나가 본다. 점프는 목줄이 풀려 저만치 달아 난다. 놀란 수리가 점프를 따라 마구 뛰었다. 도망가는 줄 알았던 점프는 수리가 쫓아 오는지 가끔 한 번씩 서서 뒤를 돌아 봤다. 같이 뛰어 놀자는 것이다. 엄마 아빠 몰래 나온 수리는 엉겹결에 점프와 신나게 달린다. 집으로 돌아온 수리는 가뿐 숨을 몰아쉬며 집앞 마당에 벌러덩 드러 누웠다. 그런 수리의 얼굴을 점프가와서 마구 핥았다. 수리는 간지러워 깔깔깔 웃었다. 그리고 점프를 꼭 안아 주었다. 점프의 심장이 뛰는 게 느껴졌다. 수리는 점프를 통해 서로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이해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엄마 아빠도 이렇게 수리의 마음을 이해해 주면 좋으련만. 그 이후로 수리는 매일밤 점프와 달렸다.
 
 
 그런 줄도 모르는 엄마 아빠는 점프를 다시 유기견 보호소로 보내려 한다. 유기견 보호소 아저씨가 집에 있는 걸 발견 한 수리는 처음으로 엄마 아빠에게 소리친다.
 "때리지 마세요!"
 엄마 아빠는 너무 놀라 어안이 벙벙했다.
 
 자신의 힘으로 점프를 계속 집에서 기르게 된 수리는 좀 더 아이다워졌다. 다른 아이들처럼 "왜요?", "뭐요?", "싫어요!" 란 말도 한다. 
 원시시대엔 기어 오르고, 뛰고, 달리지 못하게한 아이는 좀 더 빨리 죽었다고 한다. 그만큼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 놀아야 한다. 아이다운 것, 어른다운 것, 이런것이 꼭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보편적인 발달 사항이 있다. 그것에 너무 못미치거나, 너무 넘치면 우린 괴로워진다. 어찌보면 요즘 아이들은 너무 얌전하다. 나는 아이들이 <뛰어라, 점프>를 보고 수리처럼 신나게 달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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