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 세계사 4 : 캐나다.호주.뉴질랜드 - 태평양의 젊은 나라들 가로세로 세계사 4
이원복 글.그림, 그림떼 그림진행 / 김영사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학창시절 가장 싫어하던 과목은 바로 세계사였다. 물론 한국사도 싫었다.

이유는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서였다. 관심도 없는데다가 나오는 어휘들이 도대체 무슨 뜻인 줄 몰랐다.

그런데도 무조건 외워야 하니 좋아 할 수가 있었겠나.​

그런데 내 아이가 커가면서 역사와 세계사를 꼭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훗날 아이와 조금이라도 더 공감대가 형성되는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가로 세로 세계사>는 나처럼 세계사에 문외한이더라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어휘력이 많이 떨어지는 사람이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먼 나라 이웃나라>로 잘 알려진 이원복이다.

나는 그 유명한 책도 단 한 페이지도 안 읽었다. 그래서 이원복 작가가 얼마나 재치가 뛰어난지,

내게는 한없이 어려운 세계사를 얼마나 쉽게 알려주는지, 그림을 얼마나 재미있게 그리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내가 읽은 <가로 세로 세계사>는 시리즈 중 4권 캐나다,호주,뉴질랜드편이다.

처음 제목을 보고 든 생각은 호주와 뉴질랜드는 그나마 서로 붙어있으니 그렇다치고,

캐나다는 저 멀리 떨어져있는 나라인데

왜 같은 책에 묶어 두었을까였다.

책을 읽어보니 4권에 함께 나오는 나라는 위치로 묶어 놓은 것이 아니었다.

이 세 나라의 공통점은 모두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나라라는 것이다.

또 이민 국가라는 공통점도 있다.

내가 놀란 또다른 공통점은 이 세 나라가 '동군 연합'이란 거였다.

즉 세 나라가 모두 같은 왕을 모시고 있다는 얘기다.

그 왕은 바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였다.

 

1. 캐나다 - 영토 대국(러시아 다음으로 세계에서 제일 큰 나라),자원대국





캐나다는, 신대륙들이 모두 그렇듯이 유럽인들이 건너오기 전의 원주민, 즉 퍼스트 네이션스의 역사

15세기 말부터 유럽인들이 건너오기 시작해 동쪽 해안에 자리 잡아가던 역사

그다음엔 먼저 식민지를 건설한 프랑스와 지금의 미국에 식민지를 건설한 영국의 다툼

미국이 독립한 뒤엔 영구과 미국의 갈등

그리고 미국 남북 전쟁이 끝난 뒤 무섭게 국력이 커져가는 미국에 두려움을 느껴

흩어져 살던 여러 지역이 뭉쳐 캐나다 연방을 만들고

대서양부터 태평양에 이르는 거대한 지역을 캐나다 연방에 가입시켜 오늘의 태나다를 이룩하는 과정으로

비록 짧은 역사이기는 하지만 아주 박진감 있고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지.

또한 드넓은 국토에 모자라는 노동력을 유치하기 위해 전 세계의 이민자를 캐나다로 모으는 과정 등

춥고 혹독한 기후와 자연을 상대로 싸워가며 한 나라를 건설한 캐나다인들의 피땀이 스며 있는 역사야.

p. 33

책은 이렇게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하고 들어간다.

 

우리가 아직까지도 흔히 쓰고 있는 '인디언'과 '에스키모'란 말은 백인들이 깔보는 의미가 담겨있는 말이란다.

만약 우리가 원주민을 만난다면 '인디언' 은 '퍼스트 네이션스'로 '에스키모'는 '이누이트'로 말해야 욕먹지 않는다고 한다.

캐나다에는 미군에 비해 수적으로 턱없이 밀리는 캐나다군의 사기를 복돋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군이 있다.

그 장군이 바로 브록 장군인데 그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캐나다 역사에서 내가 가장 놀랐던 부분은 캐나다가 진정한 독립국가로 거듭난 것이 1982년으로

겨우 33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책은 캐나다 역사를 말하면서 미국과 비교를 하는데 이것이 객관적인 시선인지

아니면 이원복 작가의 개인적 경향이 가미된 것인지 모르겠으나

이 책을 읽고 미국은 더 미워지고 캐나다가 무척 좋아졌다.​

​2. 호주 - 남반구의 대륙국가



호주는 굉장히 넓은 대륙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살고 있는 땅은 얼마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땅의 대부분이 사람이 살 수 없는 오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로 바닷가 쪽을 바깥쪽이라고 하지만 호주 사람들은  내륙을 즉, 오지를 바깥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래서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이 바깥(out)을 등(back)지고 산다고 해서

오지를 out back이라고 이름지었다.

내가 좋아하는 호주 식당이름의 유래를 알게되어 얼마나 흥미롭던지.

세계에서 살기 좋은 나라 1위로 뽑힌 호주의 역사에는 내 마음마저 시큰거리는 아픈 역사가 있다.

바로 '버려진 세대'다.

호주는 인종 차별이 극심했다. 백인전용 화장실을 따로 만들어 둘 정도다.

그런데 흑인이나 유색인과의 혼혈아들을 두고 백인으로 볼 것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대두됐다.

혼혈아들은  혼혈아의 백인화 동화 정책에 의해 강제로 원주민 부모 한쪽에게서 떼어져 혈육과 생이별을 하고

고아 아닌 고아로 입양되거나 양육 기관에서 자랴야 하는 인종 대비극이 벌어졌다.

이것이 1900~ 1970년 사이에 벌어진 일로 비인간 정책에 희생된 혼혈아들은 자란 뒤 스스로를

​'도둑 맞은 아이들, 도둑맞은 세대'라고 부른다고 한다.

아,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고 끔찍한 일인가. 사람은 영장동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동물들의

최고 우위에 섰지만 정신적 진화는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한것 같다.

스스로를 도둑맞은 세대라고 부르는 그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다.

3. 뉴질랜드 - 하얗고 긴 구름의 나라



세계 지도를 보면 호주와 뉴질랜드는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둘의 거리는 1500km나 떨어져 있어 비행기로 적어도 두시간 이상을 타야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뉴질랜드는 인류의 발길이 가장 늦게 닿은 나라다.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새는 키위이다. 이 새는 날지 못하는 새이다.

키위가 이렇게 진화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뉴질랜드에는 새들을 잡아먹을 만한 포유류가 없었단다. 그래서 새들의 천국이었단다.

적들을 피해 도망갈 필요 없는 새들은 먹이를 구하기 쉬운 땅에서 걸어 다니면서 날개가 퇴화되었다.

그 대표적인 동물이 키위인데 키위말고도 카카포라는 새와 타카헤도 날지 못하는 새란다.

팬더가 중국에만 살고 있듯 이런 새들은 뉴질랜드에서만 볼 수 있단다.

포유류가 살지 않는 땅도 있었다니 무척 신기하다.

이 밖에 기억에 남는 부분은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었다는 이야기,

국민 모두가 좋아하는 미식축구팀 올 블랙 이야기,

영국식민지였다는 이미지가 풍기는 국기를 다른 디자인으로 바꾸자는 이야기이다.

<가로 세로 세계사>를 읽으며 나는 친해지고 싶어도 늘 어색한 친구 같은 세계사와

아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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