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원창 어린 배꾼 - 제10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북멘토 가치동화 9
홍종의 지음, 윤종태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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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책을 읽기 전 늘 책장을 설렁설렁 넘겨 본다. 어떤 내용 일지 무척 궁금해서 이기도 하고, 어린이 책의 경우엔 그림이 꼭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흥원창 어린배꾼>도 역시 읽어보기 전 책장을 스윽 넘겨보았다. 그림이 무척 예뻤다. 무슨 내용인지 아직 몰랐지만 그림만 보아도 마음이 짠 했다.
 
 
 
 
흥원창은 조선시대 여러 고을에서 거둬들인 나라의 세곡을 임시로 쌓아 두는 창고이다. 그곳의 위치는 지금의 강원도 원주 지역이다. 흥원창은 강을 따라 3일이면 서울에 도착하기 때문에 한데 모인 곡식을 나르기가 쉬웠다. 그래서 흥원창은 늘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이렇듯 <흥원창 어린배꾼>은 조선시대 흥원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는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거비는 일찍이 어머니를 잃었다. 엄청난 물난리가 났을 때 거비의 엄마는 거비를 구하고 자신은 구하지 못했다. 그 충격으로 거비는 그때 당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아빠는 그 이후로 배에서 떠나지를 않고 물위에서만 생활한다.
 거비와 아빠에게는 장무형이 있다. 피가 섞인 사이는 아니지만 거비가 어릴 적 부터 오랜시간 아빠의 일을 도우며, 거비를 돌봐주며 지내온 사이이다.
 비에게는 가물이라는 친구도 있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말하는 투와 행동거지가 어찌나 괴팍한지 모른다. 하지만 거비를 생각해주는 건 한없이 온화하다. 또 거비는 강아지가 아닌 수달을 키운다. 새끼때부터 키웠는데 물고기도 잡아다 주고 귀엽기가 강아지 못지 않다.
 
 장무형과 거비의 아버지가 배를 타고 떠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돌아오지 않는다. 거비는 아버지가 무사한지 너무 걱정되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거비는 가물이의 부모가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는 말을 엿듣는다. 그것을 들킨 거비는 방서방에게 이 말을 입밖에 내놓으면 안 된다고 호되게 다짐을 받는다. 그래도 못미더웠는지 방서방은 거비의 아버지를 찾으러 간다는 배에까지 따라온다. 막둥아저씨 덕에 거비는 아버지를 찾으러 배에 올라탄다. 어린 거비의 모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거비는 뱃멀미를 심하게 한다. 그때 방서방이 침을 놓아주고, 약까지 만들어 준다. 알면 알수록 정체가 아리송한 방서방은 거비에게 많은 도움과 깨달음을 준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서 모든 아이들이 무서워하던 포르투갈 아저씨가 알고보면 인자했던것처럼 방서방은 누구보다도 큰 사람이었다.
 
"누구든 물길 한 바퀴를 온전히 돌고 나면 어른이 된단다. 물의 흐름은 사람살이의 흐름과 같아 그 이치를 깨달으면 어른이 되는 것이지"
 
뱃길을 오가며 거비는 한층 성장한다.
 
 
 비바람이 심하게 불고 난 뒤 거비는 드디어 아버지의 배를 만난다. 하지만 그곳에는 장무형과 장정들 몇 몇만이 있을 뿐 아버지는 없었다. 거비는 장무형과 장정들의 음모로 인해 아버지가 죄없이 옥에 갇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장 믿었던 사람의 배신과 어른들의 부조리를 보며 거비는 상처를 받지만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위해  지혜롭게 대처한다. 이러한 거비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흥원창 어린배꾼>은  거비가 배를 타고 아버지의 배를 만나 돌아오기까지가 하이라이트이다.  그래서 배가 많은 운송수단으로 이용되었을 그 시대를 굉장히 디테일하게 다루었다. 이것은 작가가 흥원창을 바탕으로 한 역사와 배꾼들 뿐만아니라 수달의 생태까지도 굉장한 지식을 섭렵했다는 걸 알게 해준다. 이러한 작가의 노력은 그만큼 독자가 이야기 속으로 더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게 해 준다.
 결말 부분의 우리나라 잔치 문화를 보여주는 주막의 풍경은 각박한 세상속에 살고 있는 나에게 넉넉한 웃음을 짓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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