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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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신과 의사 이시형 박사님과 한국의미치료학회 부회장이자 <마음아, 넌 누구니?>의 저자 박상미 박사님이 함께 쓴 책이다. 이시형 박사님은 워낙 유명해 TV에서 종종 봤던 기억이 있다. 박상미 박사님은 최근 유튜브 채널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두 저자를 만나게 한 건 빅터 플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저자는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나도 수년 전에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었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플랭클이 독일의 포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기록을 남긴 책이다. 자세한 건 기억이 나지 않지만 딱 두 가지 기억에 남은 내용이 있다. 육체적으로 자유를 박탈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한 인간의 정신의 자유까지 박탈할 수 없다는 것. 그야말로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꼭 건강하고 체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름아닌 자신의 삶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 내용들이 나에게 굉장히 크게 왔었다. 그 위대한 저자 빅터 플랭클이 의미치료를 개발한 사람이라는 건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통해 처음 알았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는 이시형 박사와 박상미 박사의 대화록, 박상미의 의미치료, 이시형의 의미치료로 세 파트로 되어 있다.

이시형 박사와 박상미 박사의 대화록은 박상미 박사님이 이시형 박사님에게 질문하고 이시형 박사님이 답변하는 구성이다. 대화 모두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다.

체념은 단념과는 달라요. 체념이라는 말을 사전을 찾아보면 ‘이치를 깨닫는 마음’이라는 의미가 있어요. 포기하는 게 아니고요. 내가 최선을 다했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은 이치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거죠. 그건 단념과는 다른 것이에요. 우리가 인생의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그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체념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 체념이라는 철학적 사유도 우리의 삶에서 참 중요해요. P.51

박상미의 의미치료 부분은 박상미 박사님의 의미치료 강의다. 실제 상담 내용들을 보면서 의미치료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의미치료는 이시형 박사님이 우리말로 풀어 쓴 용어다. 원용어는 로고테라피다. 사실 두 저자의 대화 부분을 읽고선 의미치료가 대체 뭘까 갈피가 잡히지 않았는데 이 부분을 읽고는 뭔가 윤곽이 보였다. 쉬어가는 페이지에서는 자신을 초월한 사람들 소신부님과 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를 읽고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모든 관계의 시작은 내가 나를 이끼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나와 나의 관계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내 삶을 사랑하려면 내 인생이 의미 있다는 걸 발견해야 가능합니다. (중략) 자기애와 이기심은 달라요. (중략) 상대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과 나를 보살피는 ‘자기애’를 가지는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P.171

인생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 상상조차 한 적 없는 괴로운 일들도, 내 삶에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다시 희망이 생깁니다. p.198

억지로 용서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분노를 가라앉히고 오늘 내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다 보면, 어느 날 용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서서히 잊는 것이 용서입니다. p. 198

마지막 이시형의 의미치료를 읽고 윤곽이 잡힌 의미치료가 좀더 자세히 다가왔다. 의미치료를 알려면 먼저 로고스(logos)를 알아야 한다.

로고스란? 영혼, 논리, 정신, 우주법칙, 선이라는 의미로, 슐타이스가 말한 ‘위대한 힘’- 그게 로고스입니다. 즉 로고스란 모든 걸 지배하는 ‘우주의 힘’이요, ‘신의 이념’.

당신 본래의 모습은 궁극적으로 로고스다. 중요한 것은 자기 속에 잠들고 있는 그 힘을 자각하고 이를 빋고, 거기에 자기를 맡기고 살아가는 거다. 그러면 로고스가 작용, 위대한 일이 가능해진다. - 빅터 프랭클

내 삶의 의미를 찾는 구체적인 방법으로써 빅터 프랭클은 세 개의 영역으로 가치를 나누어 설명한다.

1. 창조가치 - 창조적인 일을 통해 얻어지는 의미. 유형이든 무형이든 가치 있는 뭔가를 창조하는 행위. 즉, 일, 육아, 교육, 예술 활동이나 학문, 사업이나 봉사활동에 몰두함으로써 사람은 로고스를 각성시켜 생명 에너지를 충족시킨다.

2. 체험가치 - 체험을 통해 얻어지는 의미. 창조가치가 ‘능동적 체험’이라면 체험가치는 ‘수동적 체험’이다. 체험이나 만남을 통해 얻어지는 즐거움이나 감동. 구체적으로 자연, 예술, 사랑 세 개를 들 수 있다.

3. 태도가치 - 운명(고뇌)에 대해 모범적 태도를 취함으로써 얻어지는 의미. 창조가치나 체험가치로 얻어질 수 없는 절망적 상황에도 모범이 되는 생각이 솟아나는 고결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달성되는 의미.

나는 이 세 가지 가치를 내 나름대로 다시 해석해 보았다. 창조가치는 내가 나와의 관계에서 얻는 것, 체험가치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 또는 체험에서 얻는 것, 태도가치는 어떤 역경, 상황 앞에서 그것을 받아 들이는 나의 태도이며 나를 초월하는 것.

나는 창조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나요?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나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 누군가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나요?

박상미 박사님은 이 세 가지 질문이 오늘까지 살아오는 동안 본인을 살렸고, 본인이 상담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살렸다고 썼다. 이 세가지의 질문으로 창조가치, 체험가치, 태도가치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고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의미치료는 정신 분석과는 다르게 의사에게 하기 거북한 말들을 하지 않고 내담자 스스로가 답을 찾아 나가도록 대화를 이끄는 치료하고 한다. 책 내용 중 실제 상담사례들을 보면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좋은 질문(로고 힌트)을 한다. 그러면 내담자는 답변을 하면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다. 너무나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사례들을 보면서 나도 누군가 고민을 이야기할 때 좋은 질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가족들에게 내가 로고 힌트로써 대화를 하면 그게 바로 의미치료가 되는 게 아닐까. 그러려면 내 스스로가 좋은 생각을 하고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박상미 박사님 말대로 우리나라에 의미치료는 아직 많이 생소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의미치료가 무엇인지 알고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가면 좋겠다. 외롭고 알 수 없는 공허감과 허탈감 그리고 우울감과 불안감등으로 힘든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겐 충족시켜야 할 의미,실현해야 할 사명이 반드시 주어져 있습니다.

삶의 의미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며 손상되지 않습니다.

삶이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내 삶에 ‘책임’을 짐으로써 삶의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매일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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