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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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다시 주목받는 책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있다. 그리고 40년 전 '코로나 19'를 예측 했다는 책 <어둠의 눈>이 있다. 이 책은 미디어 기사 글에서 처음 접했는데 당시(불과 한달여전)에는 우리나라 번역본이 없었다. 그 기사를 보고 분명 어느 출판사에서 곧 변역본을 만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산책방에서 뚝딱 하고 번역본을 출간했다. 짧은 시간 동안에 번역을 완성한 심연희 번역가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어둠의 눈>의 저자 딘 쿤츠는 전혀 모르던 작가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스티븐 킹만큼이나 유명한 작가인가보다. 미국 언론은 '스티븐 킹이 소설계의 롱링 스톤스라면, 딘 쿤츠는 비틀즈다' 라고 칭송한 바 있다고 한다.
 

코로나19에 맞추어 출간된 만큼 책 띠지 날개에 스티커 선물이 붙어 있다. 나는 책을 다 읽고 알았다. 어디에다 붙여 볼까나.

 

무려 40년 전에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를 게다가 코로나19의 발생지인 중국 우한 지역까지 꿰뚫어 예고한 <어둠의 눈>. 정말 어지간히도 궁금했다. 나는 이 소설을 영화 <컨테이젼>과 같은 이야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었다. 그런데! 얼라리여? 책 반을 읽어도 바이러스나 감염 따위의 단어 조차도 안 나온다. 그런데! 얼라리여? 재미있다. 그렇게 계속 읽어 나가다가 드디어 감염이란 단어가 나왔다. 엄연히 말하면 '재감염'이라는 단어였는데 총 451페이지 중 389페이지에서 처음 등장한 것이다. 그 뒤 419페이지에서 '바이러스'라는 단어가 처음 나왔고, '우한-400'이란 단어는 435페이지에서 처음 나왔다. 우한-400이라는 바이러스 이야기는 이 책에서 딱 세 장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을 바이러스에 초점을 두고 읽는 책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억지스러운 게 아닌가 싶다. 오히려 그것에 초점을 두지 않고 읽으면 더 재미있게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편 폴터 가이스트 현상(물건이 저절로 움직이는 현상)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조금 걸리기도 했다. 이게 말이 되나 싶은 생각이 자꾸 올라 왔지만 딘 쿤츠의 뛰어난 필력으로 또 도박꾼이 흔히 겪는 특이한 질병들에 대한 호기심 충족으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나는 <어둠의 눈>을 국가가 혹은 조직이 저지르는 부조리와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보았다. 그러한 부조리와 부당함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때로 개인의 작은 노력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제 어떤 조직보다 개인들이야말로 훨씬 더 책임감 있고 도덕적으로 행동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래서 우리가 정의의 편에 서 있는 거죠. 그리고 장기적으로 볼 때는 개인이 조직보다 항상 더 똑똑하고 생존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확실히 믿습니다.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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