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 - 더 힘들어하고 더 많이 포기하고 더 안 하려고 하는
김현수 지음 / 해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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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은 제목대로 요즘 아이들이 겪는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각한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책이다. 4차 혁명시대를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 아이들은 '이생망' 즉, 이번 생은 망했다고 포기하고 산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헬조선과 금수저, 흙수저란 말이 익숙해진 세상에서 지금의 아이들은 엄청나게 고통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드라마는 현 시대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매체다. 최근 굉장한 선풍을 일으킨 <스카이 캐슬>이 괜히 나온 드라마가 아니다. 그 드라마 보다 더한 것이 지금 우리 현실이라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확실히 나의 어린 시절하고는 또 다른 상황이다. 모든 여건이 다 갖춰져 있고, 정보가 넘쳐나고, 부모를 잘 만나야 인생이 편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게 된 지금의 현실을 누구보다도 아이들이 더 잘 안다. 그래서 아이들은 포기하고 체념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그렇게 힘든 걸 어른들이 알아주기만 해도 위로가 될 텐데 어른들은 이해 못 한다. 부족한 게 없는데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뭐가 힘드냐고 윽박지른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영재들이 넘쳐 나는 세상에서 뭔가 특출나지 않으면, 부모의 기대에 응하지 못하면 죄인이 된다. 이해받지 못하고 공감받지 못한 아이들은 겉으로 보기에 멀쩡하지만 마음은 크게 다쳐있다.



우리 나라에 한참 '아침형 인간'이니, 자기 계발이니 아주 부지런하고 열심히 살면 꿈이 이루어 진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당시 나도 <꿈꾸는 다락방>,<시크릿>,<무지개 원리>, <카네기 자기 관리론> 등 자기 계발서를 무지하게 독파 했었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어도 한참 바꼈다. 요즘 잘 나가는 책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같은 책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나는 그저 시대의 흐름이구나 하는 정도로만 받아 들였는데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을 읽어보니 그 이면에는 세대차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p.198 부모세대와 요즘세대를 표로 비교해 놓은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공허함과 우울감, 무력감으로 미래에 희망을 내다 보지 않는 요즘 청소년들을 위해 그 누구보다 우리 어른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우리 아들은 아직 세상을 많이 알지 못 한다. 그 전에 내가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을 읽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이 요즘 젊은이에게 흔히 갖는 불만이 ‘고생 없이 커서 어려움을 모른다’는 것인데, 무카이야치 교수는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강조해서 지적했습니다. 각자의 시대에서 각각의 고생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 시대의 젊은이들에게도 그 시대의 어려운 문제들이 한없이 어렵습니다. - p.15 프롤로그중에서

우리 어른은 세대간 차이를 이해해 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하는 말을 귓등으로 듣지 말고 호감과 관심으로 경청해 주어야 한다. 지적하지 말고 응원하고 염원해 주어야 한다. 아이의 꿈을 부모가 정하지 말고 아이가 무엇이 되고 싶다고 할 때 긍정적인 시각으로 받아주고 응원해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어른이 먼저 의미있는 삶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에게 진정한 조언을 해 줄 수 있고 안정을 줄 수 있고 힘이 되어 줄 수 있다.

- 이하 책 내용에서 발췌

아주 특별한 혁신이나 창안을 하지 않고는 사람들의 생각이 이미 다 실현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글로벌해진 광범위한 네크워크 속에서 자신의 위치가 얼마나 협소한지를 파악해야만 하는 처지에 있습니다. 그들이 알게 된 자신의 위치와 크기는 부모들의 기대와 달리, 세상이 알 수도 없는 자리에 존재감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크기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P. 58~59

아동기부터 심한 학대를 당하거나 절대적인 박탈을 당해 깊은 반사회성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속을 썩였던 슬픔만 가지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P.94

이 사회는 아주 획일적인 방식의 기준으로 소수만이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느끼게 만듭니다. 이 사회는 차별 사회이고, 혐오 사회이고, 인간을 서열화하고 상품화하는 사회입니다. P.120

워낙 적은 식구들끼리 살다보니 더 그렇겠지만 자신이 관심의 중심에 서지 않을 때 아주 섭섭해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그런 시간들을 견뎌내야 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주인공이 아닌 순간의 시간들이 익숙해지기까지는 더 시간이 걸리는 듯합니다.

밥을 해본 적이 있는 아이들은 100여 명이 조금 안 되는 남학생 중에 5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톱질 못질은 물론이고 형광등 갈아 끼우기나 방청소도 안 하고 스무살이 되었습니다. P. 161

우리는 아이들에게 일부 뇌를 사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가르치지 않아, 아이들이 더욱 힘들게 살아가도록 키웠습니다. 우리 자신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P. 162

여행은 여러 효과로 인하여 청소년기에 권장 받는 인생 수업 중 중요한 것입니다. ...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의 청소년기, 여행이 딱 필요한 시점에 여행이 사라집니다. P. 169

예전의 어른 세대들이 일, 성과, 생산물을 더 중요시했던 세대인 것에 비해 지금의 아이들은 관계, 과정, 평판과 인정이 더 중요한 세대입니다. P.201

호들갑이 가장 힘들고 짜증나는 반응 중 하나랍니다.

무엇보다 어른의 역할은 안정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불안하게 만들지 않고 안심, 안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P.206

의존적이라거나 독립적이지 않다고 말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또 힘들어져도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많다고 안심시켜 주세요. P.207

이 시대의 분위기 속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신에게 꿈이 생겼다고 하는 일은 특별한 일입니다. P.213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어른이 있다면 많은 아이들은 결국 포기하지 않게 됩니다. 포기는 실제로 노력과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와 관점의 문제입니다. P.218

부모들부터 생기 넘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부모 자신의 삶에서 희망을 만들고 사회에 함께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일 때, 아이들은 희망을 가집니다. P.224



*에필로그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에는 책 뒷부분에 『더 읽어보기』 가 있다. 이 글은 저자가 <지식의 지평>24호 기획 특집 ‘우리 사회는 얼마나 위험한가?’에 쓴 글이다. 그 내용 중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4년째 계속 1위라고 쓰여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말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그것이 14년째 계속 이었다는 것은 정말 몰랐다. 충격이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우리나라 사회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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