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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ㅣ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평점 :
15년동안 국어사전 한권을 편찬하기 위해 몰두하는 편집부 사람들의 이야기다.
옛날 졸업식 때 제법 큰 상의 부상이 사전이었는데 지금은 전자사전이 그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므로 종이사전의 가치가 희박해지고 있는 때에 사전 한권을 발간하기 위해 일생을 바치는 사람들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며 경외심마저 일깨운다.
*언어는 생물이다. 아무리 완벽을 가해도 말은 생물처럼 움직인다. *사전은 진실한 의미에서 완성을 못한다.
*사전에 한번 실린 말을 삭제하는 것은 새로운 말을 추가하는 것보다 더 신경이 쓰인다.
*누군가의 열정에는 열정으로 응할 것.
*문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건조했지만 음성지원이 되는것 같인 따듯한 뭔가가 전해진다. 문자와 말의 힘이다.
*말에 얽힌 불안과 희망을 실감하기 때문에 더욱 말이 가득 채워진 사전을 열심히 만들려고 한게 아닐까 ‥
*모르는 것을 모호한 채로 두지 않는다.
*순간 귀가 따가워지는 듯한 고요가 방을 지배했다.
*말이란 말을 다루는 사전이란 개인과 권력, 내적 자유와 공적 지배의 틈새라는 항상 위험한 장소에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금이 투입되면 내용에 간섭할 가능성이 있다. 또 국가의 위신을 걸기 때문에 살아있는 생각을 전하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권위와 지배의 도구로서 말을 이용할 우려도 있다.
*말은, 말을 낳는 마음은 권위나 권력과는 전혀 무연한 자유로움이다. 그래야만한다.
*자유로운 항해를 하는 모든 사람을 엮은 배. 대도해가 그런 사전이 되도록 평생의 노력을 기울였다.
국가의 권력까지도 연관되는 사전 이라는 사실이 놀라웠고 그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집자의 당당함이 통쾌했다.
아쉬운 것은, 국내소설이었다면 더욱 공감했을 것 같다. 단어의 미세한 차이나 쓰임 등은 일본어가 아닌 한글이었다면 더욱 공감을 가졌을것 같다는 미련한 미련이 계속 남는다.
문자 언어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기를 꼭 권하고 싶은 의미있는 소설이다.
대도해 출간기념회에 모두가 기뻐하는데, 아라키는 마지메에게 "내일부터 개정판 작업하자" 라고 한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머리가 띵했다. 완성을 위해 15년을 바쳤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아, 이게 인생이구나 라는 결론을 짓는 순간, 작가는 나같은 독자를 위해 해설을 덧붙인다.
'사전 편찬은 끝이 없다. 희망을 싣고, 넖은 바다를 가는 배의 항로에 끝은 없다. 라고
문득, 고개가 끄덕여진다.
세상에 나온 자체로 축배를 들수는 있지만 완성은 아니라는것.
어쩌면 개정하고 개정해야하는건 사전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삶일지도 모른다.
사전 편찬은 15년이지만 우리네 인생은 그것의 몇배이지 않는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혹시 누락된 단어는 없는지, 뜻풀이가 편견에 치우치진 않았는지, 주석이 시대에 걸맞지않게 너무 고루하진 않는지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같다.
마지막 문장,
'그럼 오늘밤만 실컷 마시도록하죠'. 거품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하며 아라키의 잔에 맥주를 따랐다 '를 끝으로 책을 덮으니, 맥주의 알싸한 향이 코끝에 풍긴다.
아~ 맥주 마시고 잡다~~
*언어는 생물이다. 아무리 완벽을 가해도 말은 생물처럼 움직인다. *사전은 진실한 의미에서 완성을 못한다.
*사전에 한번 실린 말을 삭제하는 것은 새로운 말을 추가하는 것보다 더 신경이 쓰인다.
*누군가의 열정에는 열정으로 응할 것.
*문자는 평소와 다름없이 건조했지만 음성지원이 되는것 같인 따듯한 뭔가가 전해진다. 문자와 말의 힘이다.
*말에 얽힌 불안과 희망을 실감하기 때문에 더욱 말이 가득 채워진 사전을 열심히 만들려고 한게 아닐까 ‥
*모르는 것을 모호한 채로 두지 않는다.
*순간 귀가 따가워지는 듯한 고요가 방을 지배했다.
*말이란 말을 다루는 사전이란 개인과 권력, 내적 자유와 공적 지배의 틈새라는 항상 위험한 장소에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금이 투입되면 내용에 간섭할 가능성이 있다. 또 국가의 위신을 걸기 때문에 살아있는 생각을 전하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권위와 지배의 도구로서 말을 이용할 우려도 있다.
*말은, 말을 낳는 마음은 권위나 권력과는 전혀 무연한 자유로움이다. 그래야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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