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부엉이
사데크 헤다야트 지음, 배수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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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카프카라고 불리는 작가란다.

그럴만하다. 이 책은 카프카의 이방인을 읽었을때의 느낌이 나니까. 즉 전체적으로 모호하다는 뜻이다.

작가는 젊은 시절 자살을 시도했고, 또 결국은 49세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 만큼 생에 애착도 미련도 없었다는 뜻이며, 수용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그런 가치관이 소설에 고스란히 투영되 온통 혼란이다. 흔히 카프카와 이상을 해석할때 부조리와 무질서를 운운하는데 그건 초현실, 즉 현실과 동떨어짐이라고 재해석하면 된다. 카프카의 작품을 번역했다고하니 그의 영향력을 많이 받았으리라는 짐작이 드는 그런 맥락의 작가다.

   

우연히 창밖의 여인을 발견하고 영혼을 빼앗길만큼 첫눈에 반했는데, 다시 보니 창문의 흔적조차 없다. 두달 4일을 찾으러 헤맸으나 못찾았는데 돌아와보니 집 계단에 앉아있다. 이윽고 침대에 누워 잠드는 여인을 한장의 그림으로나마 남기고 싶어 밤새 그렸는데 여인은 죽어있다. 그러자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다며 토막내서 매장한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로테스크한 그림이 연상된다. 뭉크의 절규같은.

전문적 용어로는 초현실적이라고 하나본데 요샛말로는 레알 엽기적이다. 이해도, 공감도, 하다 못해 동정마저도 가지 않는다.

고국 이란에서는 잔혹하고 풍속을 헤친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된다.

그럼에도 '상징성과 눈부신 묘사, 예리한 통찰로 페르시아 문학의 지평을 넓힌 선구자'라고 평가받는다 한다. 어쩌겠는가 평가도 선택도 자유인것을~

작품평을 보니 '억압의 시대와 인간 존재의 본질적 부조리와 화해하지 못한 작가의 고통과 고독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라고 되어있다. 잘 알지 못하면서 이런 말하기는 뭣하지만, 독자로서의 나도 이 작가와 화해하긴 어려울 듯싶다.

단지, 현대사의 답답한 조국에 적응하지 못하고 유럽에서 생활을 희망했는데 비자연장이 되지않아 자살했다는 사실에 작가적 비운과 측은함이 느껴진다.

인생의 항로에는 끝이 없으니 개정하고 또 개정하면 살아야한다는 의지적 암시를 주는 배를 엮다라는 소설을 읽은 다음에 선택한 책이라 그런지 더욱 더 어둡고 암울하다. 이런 감정이 인간 본연의 고독이라 할지라도 이젠 암울함 자체가 싫다. 그래서 이 작가를 일부러 찾아보진 않을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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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2015-03-17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카프카의 이방인을 읽으셨군요

ㅇㅇ 2020-04-1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방인을 카프카가 썼다고 말하는 알못이 뭘 알겠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