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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행운
매튜 퀵 지음, 이수영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지금 이 순간의 행운ㅡ매튀 퀵.
닐의 엄마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제목인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의 의미는, "우주에는
행운과 불운의 총량이 정해져있어 어디선가 불행이 일어나면 어디선가는 균형을 맞추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행운이 일어나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불행도 견딜만 하다. 우리가 타인에게 공감을 베풀 수 있으면 말이다"
(회복탄력성의 키워드가 뭐?
그래 공감! 내가 조금 불행하다고 느낄때 조차도 다행이라 여겨야겠지, 누군가에게 행복을 나눠주고 있으니! 반대로 행복할 때는 누군가 불행할
누군가를 생각해서 미안해야하나? ㅎ 그렇담 페르시아 왕의 반지에 새겨진 글귀처럼 불행도 행복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여겨얀가? ㅋ)
또한, 나쁜것 없이는 좋은 것이, 이기기 위해선 지는 것이, 부유하기 위해 가난이, 어둠없이는 빛이 ‥ 불운 없이는 행운도 있을 수
없다. 이게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인 것이다.
영화배우 리차드기어를 좋아하는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시기 직전에 아들 닐을 리차드라고
불러서 닐은 자신이 리차드인 척하기로 한다. 그래서 리차드에게 쓰는 17통의 편지에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즉,
일기다.
리처드는 불교도이고 티벳과 달라이라마를 지지하고 존중하는 사람이지만 천주교도인 닐에게는 절대적인 존경심을 넘어 경외감을 갖게한다.
닐이 어렵거나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을때 닐 앞에 나타나 조언과 격려, 지지와 용기를주며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한다.(눈치 챘겠지만 리차드는
상상속 인물임과 동시에 닐 자신이다)
리차드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라마의 철학이 많이 언급된다.
*우리는 타인의 비극을 참을 수 없을
정도까지 타인의 안녕을 소중히 생각하려고 노력해야합니다.
*한 사람의 고통, 한나라의 고통이 전인류의 고통이라는 점을
인식해야한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것도 뜻밖의 행운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어떤 어려움과 고난보다도 희망을 잃는것보다 큰
재앙은 없다.
*다른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려면 공감해야한다. 물론 스스로도.
ㅡ결국 평범한 일상이 우리 모두를 구한다.
재미있게
볼만한 스토리도있고 스토리를 끌어가는 힘도 있다.
달라이라마의 철학이 언급되었다고 불교적 분위기는 아니다. 마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의 돈까밀로 신부님같은 아주 인간적인 맥네미 신부님도 주요 등장인물이다.
인간적인 고뇌로 사제복을 벗지만 신부님 사후에 밝혀지는
반전이 서프라이즈하다.
리차드를 좋아했던 이유가 숨겨있는데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신부님의 삶에 공감이 간다. 율법의 잣대로 측량한다면
문제가 되기도 하겠지만, 사제도 신은 아니니까‥
매튜 퀵, 기욤뮈소에 이어 발견된 작가다. 대중적이지만 속되지 않고 일상에 묻혀버릴
수 있는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축출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완벽하지 않은 존재들을 내치는게 아니라 서로가 따듯하게 보완해주며 끌어안는 매력에
격한? 공감이 간다.
길지도 짧지도 않으며 ㅋ, 희극도 비극도 아닌 따스함이 스며있는 소설이다. 가족의 의미를 새겨 볼수도 있고 다소
부족한? 다른 이들(닐이 덩치 큰 꼬마라고 불리는 것을 보면 세포가 하나 더 많다는 다운증후군인가 보지만, 더 따듯하고 더 포용적이다. 그렇다면
장애우와 일반인의 구별이 어떤 기준이어야 할까 ‥ 생각해 본다.)
의 공존방식, 인간의 사랑과 동시대인들의 공감에 대해 이야기하기 딱 좋은
소설이다.
실제 인물인 리차드기어와 달라이라마의 등장으로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물었고, 달라이라마라는 평화의 상징인 인물을 도입함으로써
평화나 선이란 인류가 지향해야할 가치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붓터치 하나 하나마다 생명력이 더해져 완성되는, 화사한 수채화집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스라히 멀어지는 만추를 배웅하고, 머뭇거리며 다가오는 입동을 맞이하는 공존의 계절에 딱 어울리는
해피엔딩이다.
난 오늘 '지금 이 순간의 행운'을 누렸다, 충분히~
하지만, 내가 누리는 이 행운 때문에 누군가의 행운이 덜어지지
않기를~
채우면 두 배로 늘어나는 항아리처럼,
모두에게 라마스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