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에게 찍혔을 때
썸머.즐거운코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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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 : 일진에게 찍혔을 때

 

 

  분홍색 벚꽃 흩날리는 표지와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제목 '일진에게 찍혔을 때'. 평범하게 살아가던 여자아이가 우연히 일진들과 엮이게 되며 파란만장한 일상을 보내게 되는 내용이다. 중학교때 참 많이 읽었던 인터넷 소설들과 흡사하게 여러 매력적인 남자들과 평범한 여자아이가 엮여 그들에게 호감을 받는 이야기. 원작은 게임이라고 하는 이 소설은 게임의 기본 스토리 뿐만 아니라 미공개된 에피소드들도 함께 있어 기존에 게임을 이용해봤던 유저들도 즐겁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모범생이지만 물건을 모두 가지고 다녀야 직성이 풀리는 강박을 가진 연두가 예전에 알던 남자아이의 줄기찬 연락 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택한 남친 위장. 그렇게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인터넷에 검색해 얻은 잘 보이지 않는 남자 사진으로 설정한다. 그러나 그 사진 속 인물은 같은반 남자아이, 그것도 일진 무리 중 한명이었던 것.

 

  그렇게 서로 잘 모르던 두 주인공이 엮이고, 당연한 수순으로 남자주인공 옆의 다른 무리들과도 안면을 트게 된다.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차곡차곡 모인 비극적인 요소 없이 유쾌하고 엉뚱한 로맨스 소설. 게임의 원작소설이니 만큼 이미 정해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어서 그것을 글로 다시 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국내 최초 애플 앱스토어 차트 1위, 구글 플레이 마켓 순위 1위에 총 2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는 이 '일진에게 찍혔을 때'는 후속작으로 '일진에게 찍혔을 때 2'가 나왔다. '일진에게 반했을 때'라는 제목이라고 하는데 그들의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 소설에서는 초판 한정 특별 부록으로 게임 일러스트로 보이는 포토 카드 8종까지 있어 게임팬이라면 일찍 구입해서 카드를 소장하는 것도 좋아보인다. 각기 다른 매력의 남자 주인공들과 여자 주인공이 얽히는 이야기들을 보며 대리만족할 수 있을 듯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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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
루스 호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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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소설 : 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



"사람들이 열차에 뭘 버리고 가는지 알면 놀라실걸요." - p. 9 

그는 이것이 한때 누구의 인생에 조그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을까 생각했다. 어쩌면 그렇게 조그맣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걸 잃어버린 게 그 크기에 걸맞지 않게 엄청난 힘이었고, 울음을 터뜨리고 화를 내거나 누군가의 마음을 부수어 놓았을 수도 있다. 앤서니의 경우에는, 그가 오래전에 잃어버린 것의 경우에는 그렇다. 세상의 눈에는 조그맣고 가치없는 물건으로 보이겠지만 앤서니에게는 비견할 수 없는 귀한 것이었다. 그것을 잃었다는 괴로움이 매일같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고 그가 깨뜨린 약속을 무자비하게 상기시켰다. 테레즈가 그에게 받아낸 유일한 약속이었는데 그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그가 다른 사람들이 잃어버린 물건을 모으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게 그가 보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 p. 40


  삼십대에 사고를 당해 일을 그만두게 되고 2012년부터 암진단을 받아 고통속에서도 글을 썼다는 루스 호건. 그녀는 묘비명을 읽는 취미가 있다고 한다. 그런 루스 호건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 '잃어버린 것들의 수집가'. 이 이야기는 그런 그녀의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운명처럼 잃어버린 물건들에 얽힌 사연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세 시점이 교차한다. 약혼녀인 테레즈를 잃고 그녀의 유일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슬픔에 다른 사람의 잃어버린 물건을 수집하게 된 앤서니. 그리고 장래를 선택하는 두려움과 풋내나는 사랑의 콜라보로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해 후회하며 새로운 인생을 찾고싶어하는 비서 로라. 또한 몇 십년의 사연을 지니고 있는 분실물의 주인. 그렇게 세 시점이 교차하며 결국에는 중첩된다.


넌 모든 것으로부터 숨고 있어. 그리고 이제는 숨는 걸 그만두고 인생의 엉덩이를 걷어찰 때가 됐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지옥으로 가라고 해. (중략) 로라, 과거는 놓아줘야 돼. 넌 행복해질 자격이 있지만, 네 스스로 그 행복을 이뤄야 해. 그건 네 책임이야. 빈스를 만났을 때 넌 열일곱살밖에 안 된, 아직 어린애였어. 하지만 이제는 어른이니까. 어른처럼 행동해야지. 네가 그 시절에 했던 일로 너 자신을 자꾸만 학대하지 말고, 그렇다고 그걸 변명으로 삼지도 마. 너한테는 이제 진짜 멋진 인생을 살아갈 기회가 있잖아. 그걸 꽉 붙잡고 놓치지 마. - p. 176


  앤서니의 오래된 소망은 그대로 비서 로라에게 이어진다. 그녀에게 이루지 못한 꿈을 부탁하며 그는 로라에게 집과 정원, 정원사와 임무를 맡긴다. 로라는 그렇게 자신의 남편에게서 해방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지만 앤서니의 부탁이라는 중임에 짓눌린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친구도, 이웃집 소녀 선샤인도, 자신에게 오랜만에 매력적으로 다가온 정원사 프레디도 있었다. 그들이 그녀의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주고, 그녀는 앤서니의 부탁을 들어줄 준비를 시작한다.


  그리고 로라는 앤서니의 약혼녀, 테레즈의 영혼을 눈치챈다. 앤서니가 살아있을 때는 조용하던 그녀가 로라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인지 그녀의 존재감을 드러내었다. 로라는 과연 어떻게 테레즈의 마음을 돌리고, 앤서니가 물려준 분실물들을 주인들의 품에 돌려주게 될까. 오래된 나의 소중한 애장품들이 떠오르는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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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영어회화 : 미녀와 야수 (스크립트북 + 워크북 + MP3 CD 1장) - 30장면으로 끝내는 스크린 영어회화 시리즈
라이언 강 해설 / 길벗이지톡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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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재/영어공부 : 스크린 영어회화 미녀와 야수

 

 

 

  미녀와야수의 30장면만 익히면 영어 왕초보도 영화주인공처럼 말할 수 있다는 스크린 영어회화 미녀와 야수편이 나왔다. 최근에 미녀와 야수 실사판이 개봉하고 더빙과 자막 모두 챙겨볼 정도로 마음에 들었던 영화인데 역시 애니메이션 또한 명작!! 이렇게 보니 또 새록새록 추억들이 떠오른다.

 

  책은 스트립트북과 워크북 그리고 그 안의 mp3 CD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스크립트북과 워크북은 한 책처럼 붙어있는데 문제집 많이 풀어본 사람은 알 수 있듯 가운데를 꾹 누르면 톡하고 떨어지는 분리 가능한 방식으로 부착되어 있다.

 

  스크립트북은 각 캐릭터의 이름과 대사, 그리고 설명이 나와있는 말 그대로 전체 대본이 실려있는 책이다. 2단 구성으로 편집해 옆에는 한글로도 확인할 수 있게 해놔서 모든 대사를 영한 두 버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놨다.

 

  그리고 본격적인 학습은 뒷 권인 워크북에서 진행이 된다. 이 책은 30장면을 집중 훈련하여 표현을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게 해놨다. 워크북의 맨 첫장에서는 책의 학습법에 대해 나온다. 30장면을 오늘 배울 표현, 바로 이 장면, 장면 파헤치기, 영화 속 패턴 익히기, 확인학습 총 5가지 파트로 나뉘어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늘 배운 표현은 이 장에서 등장하는 표현으로 어떤 표현이 쓰일지 한글을 보고 미리 생각해보게 만든다. 뒷 장에 바로 등장하는 바로 이 장면에서는 스크립트의 한 부분을 떼어 학습할 부분을 표시해준다. 그리고 옆에서 장면 파헤치기로 그 표현을 어느 상황에서 쓰는지, 또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려주고 예시문도 들어주고 있다. 그 다음장에서는 앞에서 배운 표현을 기본 패턴 연습하기와 패턴 응용하기, 실생활에 적용하기의 3파트로 나눠서 좀 더 잘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 확인학습에서는 영화속 대사를 다시 가져와서 그 안에 빈칸채우기 학습을 하고 다른 문장에도 빈칸채우기를 하는 것으로 최종적인 학습을 마치게 된다.

 

  애니메이션은 문장구조가 복잡하지 않고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 나오기 때문에 영어 학습하는 데 제격이라고 한다. 모아나, 주토피아 등 시리즈가 많기 때문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학습할 수 있어 좀 더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재미있는 교재로 효과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스크린 영어회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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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 다이어리
케빈 브룩스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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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 : 벙커 다이어리


 

 

 

  케빈 브룩스는 청소년 소설을 주로 써온 작가로 카네기 상에 3번이나 노미네이트 되었다고 한다. 그는 그리고 이 자신의 13번째 작품 '벙커 다이어리'로 카네 상을 움켜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수상하고 나서 청소년이 보기에 너무나 절망적이고 잔혹하고 위험하고 지독하다는 이유로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방 안은 그 어떤 곳보다 더 깜깜했다. 빛이 없었다. 보이는 것이 없었다. 나는 더듬더듬 문을 찾아 복도로 나왔지만 그렇다고 나아진 것도 없었다. 칠흑처럼 어두웠다. 내가 눈을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몇 시인지 알 수 없었다. 시계를 볼 수 없었으니까. 몇 시쯤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짐작할 거리가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창문도 없고, 보이는 것도 없고, 하늘도 없고, 소리도 없었다. 그저 단단한 어둠과 벽 속에서 불안하게 웅웅 울리는 낮은 소음뿐이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아무것도 아닌 것 속에 존재하는 것 같았다. - pp.13-14

 

  이 작품은 납치되어 벙터에 갇힌 소년이 두 달에 걸쳐 쓴 일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예술을 하는 아버지와 변호사였던 어머니. 그 사이에서 유복하게 살았던 소년은 아버지의 예술혼으로 인해 자신이 싫어하는 환경에 방치되자 스스로 다른 길을 향한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시각 장애인의 짐을 들어주는 선행을 베푼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약에 의해 잠들었다가 깨어난 소년 라이너스는 벙커 안의 첫 인질이었다. 6개의 방이 있고, 6개의 수저가 있는 그 벙커안으로. 화장실에는 카메라가 붙어있고 모든 것을 감시당하는 비관적인 상황. 라이너스는 생존을 위해 환경을 샅샅이 뒤져본다. 그리고 어느 날 9살짜리 여자아이 제니가 벙커 안으로 들어온다.

 

  그로부터 2주뒤까지 계속해서 사람은 들어온다. 성별도, 직업도, 성격도, 모든 것이 겹치지 않는 여섯 사람. 그들은 왜 자신들이 잡혀들어왔는지도 모르고 또한 무슨 목적으로 그들을 잡아들였는지도 모른다. 아는 것은 자신들이 나쁜 상황에 처해있으며 납치범은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 그런 상황 속에서 점점 무력해지기도 하고, 또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기도 한다.

 

  감시자는 그들을 매우 효과적으로 다뤘다. 분열을 위해 술과 담배를 푼다. 그리고 나가려고 하면 먹을 것을 주지 않고 가스로 재우는 등 벌을 준다. 그렇게 되어 나가려고 애를 쓰는 라이너스는 눈총을 받게 된다. 심지어 음식에 마약을 타서 그들을 괴롭히기도 하는 감시자는 소설 내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어둠 속에 숨어있다.

 

  그러다가 그들은 감시자에게 쪽지를 받게 된다. "들어라- 내 말을 : 다른 사람을 죽이는 남자는 자유를 얻을 것이다." 분위기가 살벌해진다. 다른 사람을 죽이는 사람은 자유를 얻을 것이다도 아니고 다른 남자를 죽이는 남자는 자유를 얻을 것이다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죽이는 남자는 자유를 얻을 것이다. 굶주림과 중독에 허덕이며 여러주 갇혀있어 나약해진 사람 중에는 제 욕망을 채우려는 사람도 있던 것이다.

그다음에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는지? 나는 생각했다, 바로 이거다. 이게 지금 일어나는 일이고 앞으로 일어날 일이다. 라이너스, 이게 네가 가고 있는 곳이다. 이것 - 이 침묵, 이 정적, 이 감정의 부재 - 이것이 네가 가고 있는 곳이다. - p. 294

 

  범죄에 희생된 그들의 마지막은 정말 처절하다. 희망도 꿈도 찾을 수 없는 절대적인 절망이 있었다. 극한의 상황에서 절박하게 생존을 위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혼란과 공포를 야기했다. 마지막의 빈 페이지가 정말 끔찍한 느낌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굉장히 인상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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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The Summer K-픽션 18
최은영 지음, 제이미 챙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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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 그 여름



 

  '쇼코의 미소'를 첫 소설집으로 등단한 최은영의 '그 여름'을 읽었다. 그녀의 아홉번째 작품이자 해외로는 첫 선을 보이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국내작품임에도 작가와 역자가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다. 왼쪽에는 한글로 작품이 쓰여졌고, 오른쪽에는 영어로 번역된 페이지가 쭉 이어진다. 두 페이지 정도 읽어보니 그렇게 크게 어려운 단어도 없어 영어공부를 하기에도 괜찮은 작품으로 보였다.

  이 작품은 2016년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쓴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 속의 두 사람은 18살 7월의 뜨거운 여름에 만난다. 수이가 찬 공에 맞아 이경이 피를 흘리게 되는 그 강렬한 첫 만남으로 그들은 서로를 인지한다.

수이는 이경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자신을 그렇게 바라보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이렇게 오래 바라볼 수 있구나. 모든 표정을 거두고 이렇게 가만히 쳐다볼 수도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경은 자신 또한 그런 식으로 수이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 p. 18

  각자의 상황이 반대이기에 그런 만남이 아니었으면 아마 마주치지 않고 각자의 인생을 걸어갔을 두 사람. 하지만 그들은 만났고, 서로에게서 어떤 이끌림을 느낀다. 이경이 다 낫고 나서 수이가 머뭇거리며 점심을 먹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며 그들은 자연스럽게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나 수이와 이경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이었다. 수이는 부모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며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축구를 했다. 그러나 여자축구부는 겨룰 상대가 많지 않아 남자 중학교와도 시합을 치르게 되는데, 그 곳에서 성추행도 당하고 비열한 태클도 당하게 된다. 그녀는 부상을 두 번 입었고, 처음엔 재활을 열심히 했으나 그 다음엔 격렬한 운동을 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는다. 그녀는 축구를 그렇게 그만두게 되었다.

비열한 말이라고 생각해. (중략) 용인해주는 거야. 그런 말로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힐 수 있는 권리를 주는거야. - p. 32

  20세 대학생이 된 이경과 대학에 가지 않고 정비소에서 일하게 된 수이. 그들은 그렇게 달라지게 된 진로 만큼이나 틈이 생긴다. 그 사이를 나타내는 서술이 섬세하다. 서로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달라진 모습만큼 머물게 된 공간에서 또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다. 점점 모르는 서로가 생긴다. 그러나 시시콜콜 주변 이야기를 하는 이경과 달리 수이는 그런 빛나는 그녀에게 자신의 어려움이나 문제를 털어놓지 않는다. 그만큼 이경은 외로워진다.

  두 사람의 '그 여름'은 현실의 한 계절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둘의 사랑의 시간을 나타낸 제목으로 보인다. 한 여름에 만나 그 연을 오래도록 이어가다가 다른 환경, 다른 사람을 만나 또 열병을 겪으며 서로 다름을 슬프게 겪어나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첫 사랑의 기쁨과 실연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음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 공통적인 소재를 섬세한 문체로 풀어내 감각적인 느낌을 주는 이야기였다. 나 또한 그 여름에 있는 것 같던 묘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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