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는 문득 인간을 떠올렸다.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아프게 하고,
다른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지를…

두 아이의 외로운 삶 앞에서 눈물이 흘렀다. 이들이 무너지지 않은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기적의 비밀은 놀랍게도 ‘사람‘이었다.
사람 때문에 쓰러진 아이를, 사람이 일으켜 주었다. 사람이 건넨 손은뜨거웠고, 몸의 무게를 실어 기댄 어깨는 든든했다.
「소금 아이」를 읽으며 배운다. 사람은 본래 약하디약한 존재라는 것.
그래서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야 한다는 것. 이 소설이 건네는따뜻한손을 맞잡은 사람이라면 사람 곁에 사람으로 설 용기를잃지 않을 것 같다. 울고 있는 이의 곁을 지키는 ‘단한 사람‘이되어야겠다고 조용히 결심할 것 같다.
-서현숙(국어 교사, 소년을 읽다 저자)

범죄, 가해자, 피해자, 유죄, 무죄……. 법의 언어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우리의 실제 삶도 그러하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그렇지 못하다. 그렇다 보니 법의 세계는 실제 세계를 온전히 담아내는데에 실패할 때가 많다. 그리고 때로는 이 실패가 너무나 가혹하다.
우리는 이것과 저것 사이. 넓은 스펙트럼 어딘가에 존재함에도제도와 사회는 이따금 우리를 엉뚱한 이야기 속에 기운다.
‘섬‘이 된 아이와 ‘선인장‘이이야기는 이렇게 우리의 삶이명료한 언어로 단순하게없음을 보여 준다. 복잡다단한 인간을이해하기 위한 길로 소설만 한 것이 없음을 다시 깨달았다.
-김소리 (변호사, 밝은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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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긴다 뭐여, 인생이란 맥주병 위에 떠 있는 빈 배란 말이지."

천연덕스러운 이 할아버지의 해설 앞에 나는 미술평론가로서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이 작품을 보면서 자신의 고단했던 삶과 그 삶 속에 함께했던 술과, 그 술기운에 실어왔던 꿈과, 그 꿈의 허망을 모두 읽어냈던 것이다.

백남준의 말을 빌리든, 한 중년 신사의 고함을 인용하든, 현대미술을 일컬어 사기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사기란 정치꾼이나 장사꾼의 그것과는 달리 아주 애교 있고 악의 없는,
그래서 우리의 정서 함양에 매우 유익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예술은 사기이되 이유가 있는 사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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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들에게

프롤로그

사냥꾼1부1918년~1919년
1장비밀 편지들
2장월향
3장슬플 때 기억해야 할 것
4장고아
5장상해에서 온 친구
6장가두 행렬
7장탈출
8장드디어 그 사람을 만났군요
9장3월 시위
10장.가장 어두운 파랑

2부1925년~1937년
정호의 이야기11장
12장청혼
13장좌와우
14장
15장밤새들
어떤 남자들은 좋고 어떤 남자들은 나쁘지

16장당신이 그냥 거기서 있었기에
17장바닷고동 카페
18장비 오는 밤
19장서리
20장몽상가들

3부1941년~1948년
21장보랏빛 그림자들
22장남겨진 동물들
23장종말의 시작
24장월귤
25장공화국

4부1964년
26장모래시계
27장행진

에필로그
해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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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눈밭에서 빔과 마주친 사냥꾼으로부터 아이를 재우고 따뜻한바다에 안기는 해녀로 흐른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저 유명한 경구를 되새기며 삼가 손을 모아본다. 한낱 인간으로서는 감히 짐작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운명은 되풀이되지만, 그 역사를 이루는 세포도 결국 우리 인간이라는 깨달음 또한 오롯하다. 누군가는 단순한 허기 때문에, 누군가는정욕과 관능으로, 누군가는 정치적인목적으로. 저마다의 욕망을 품은 채이어지고 갈라지며 충돌하는 다양한인물들의 모습은 삶이라는 근본적인주제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답을 동시에 남긴다.
김주혜가 그려내는 이 땅과 이 땅의역사는 우리가 익히 아는 것처럼, 혹은 그보다도 더욱 아름답고 고통스

럽다. 스스로를 사냥꾼이자 사냥감으로 인식하는 포수처럼, 한국계 미국인 작가의 담담하고도 예리한 필치는 이방인과 원주민의 시선을 아우르며 경이를 자아낸다. 이것은 먼나라에서 도래한 우리 이야기이고, 새로운 정통의 출현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토록 충격적인 축복에 감사드린다.
_소설가 박서련(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체공녀 강주룡」 저자)

‘작은 땅의 야수들‘이라는 제목은 일본인 장교가 한국에 대해 말하는 대목에서 나왔는데, 작은 땅에서 거침없이 번성하던 야수들은 한국의 영적인 힘을 상징한다. 일제강점기 때 호랑이는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사람들을 북돋아 줬다. 월간지 《개벽>의 1920년 6월 창간호표지에는 용맹스럽게 포효하는 호랑이가 그려져 있다. 민족사상 양성에 주목적을 둔 잡지에서 우리나라의 첫 상징으로 호랑이를 뽑은것이다. 당시 지도자들은 일제의 호랑이 사냥을 민족 탄압으로 여겨비난했다. 호랑이가 국민에게 연민의 대상이자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한반도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전해 내려오는 수천 가지 설화, 옛날이야기, 민화 등 예술 작품에서 우리 민족이 호랑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꼈는지 알 수 있다. 전통예술 속의 호랑이는 익살스럽고,
사납고, 똑똑하고, 용맹하고, 게으르고, 착하고, 멍청하고, 복수를 하며, 은혜를 갚는다. 호랑이는 그저 사람을 해치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사촌이었다. 너무나도 작은 땅덩이에서 5천 년이라는긴 세월 동안 이런 어마어마한 맹수들이 인간과 공존하며 살 수 있었던 것은 한민족의 자연에 대한 경의와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는 자연을 존중하여 함께하는 것이 한국 문화의 본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정신이 많이 피폐해진 지금, 우리의 본질을 일깨우고 싶었다.

집필 당시 하층민의 이름은 모두 순우리말로 상상했다. 역사적으로 빈민층과 하인, 특히 여자아이들은 ‘간난이‘, ‘큰‘ ‘작은애‘ 등 혼하고, 어렵지 않은 명칭으로 불렸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사물이나 태어난 달 등에서 따온 순우리말 이름은 한자를 모르는 사람도 대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뜻이 단순했다. 이를 영어판 원서에서는 ‘돌쇠‘
는 ‘Stoney‘, ‘옥이‘는 ‘Jade‘로 표현했다. ‘Dolsuch‘, ‘Ok-cc‘라고 표기하면 영미권 독자는 그 뜻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설정이 한자로 지은 ‘정호‘의 고급 이름을 ‘JungHo‘로 표현했을 때 바로 눈에 띄게 하고, 그 특별함에 대한 정호의 엄청난 자부심을 설명한다. 한국어판에서는 처음에 상상했던 등장인물들의 우리말 이름을 살려냈다. 다만 약간의 수정은 있었다. 
‘옥이‘는 ‘옥희‘로,
‘월이‘는 ‘월향‘으로 바꾸는 정도의 변화에 합의한 것은 번역본뿐만 아니라 
모든 책이 함께 작업하는 것이지 저자 혼자 해내는 게 아니라는 믿음에서였고, 박소현 번역가의 예술성을 존중하고 존경했기때문임을 이 지면을 빌려 밝힌다.

한반도가 작은 땅이라는 것은 한국인의 의식 속에 오래전부터 자리하고 있다. 어렸을 때 지구본으로 본 한국은 너무나도 작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인은 작은 영토에 걸맞게 고만고만하게 사는 것에족하지 않고, 자유를 소중히 여기고 독립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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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작은 땅의 야수들은 처음 검토 의뢰를 받았을 때부터 내 마음을한바탕 휩쓸어 갔다. 태어난 땅이 아닌 곳을 고향으로 삼아 살아가는 것,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나를 표현하는 데 익숙해지는 것, 이미지나가 버린 시간대를 우리의 또 다른 현실로 오롯이 되새기는 것,
이 모든 것에는 어떤 깊고 딱딱한 슬픔을 거친 후에야 빚어지는 진주 같은 사랑이 깃들어 있다.
나는 검토자이기에 앞서 독자로서의 애정을 숨기지 못해 부끄러워질 만큼 두툼한 검토서를 편집부에 발송했다. 보통 해외 도서 검토는 원문을 번역하기 전에 책의 판권 계약 여부를 결정하거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만큼, 간결한 요약과 논평, 핵심 지문의 맛보기 번역 등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공들인 번역

그 자체를 내부에 간직하고 있는 듯한 아름다운 문장이 너무도 많았고, 양쪽 언어의 밧줄을 번갈아 당기면서 저자가 의도한 심상을 최대한 구현해 내는 작업이 매우 즐겁고 행복했기에 ‘이 책은 꼭 한국어로 번역 출간되어야만 합니다!‘라고 외쳐대는 열정의 검토서가 완성되었다.
물론 굳이 내 외침이 아니어도 한국에 출간되어야 할 당위성은충분했다. 다수의 유명 문예지에 감각적인 단편들을 기고하며 미국독립출판계에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계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데다 한국의 근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대하소설이었고,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출간을 앞둔 상황이었으니 한국에서 출간되는것 역시 당연한 이치였다. 다만 내가 읽었던 문장들과 그 글자들로이루어진 공기의 느낌을 오롯이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것, 그 풍경 속으로 독자를 데리고 가고 싶다는 욕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이 치솟았다. 검토서를 보내고 나서 지친 저녁, 서울 2호선 지하철역 앞에서 다정한 친구가 사주는 국수를 먹으며 ‘정말 이 책의 번역을 맡게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주문을 걸듯 이야기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게 된다면 그 친구에게 한 권 선물하겠다고, 소원처럼 했던 약속을 실제로 지킬 수 있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
번역자는 그 책의 가장 꼼꼼한 독자라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작업했던 작품들을 되새겨 보면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작품을 신중하게 열심히 읽는 건 기본 사항이지만, 거기에 쏟아지는 애정의 밀도가 이렇게 촘촘해질 수도 있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서 느끼게 되었다. 예상보다 번역 기간이 길어졌음에도 꾸준한 인내심을 발휘해

주신 김주혜 작가님, 김보람 편집팀장님, 정말 고생이 많으셨던 박하빈 편집자님, 홍상희 교열자님, 번역 기회를 주신 다산북스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작가님께서 직접 번역 원고를 읽고, 한국어 필체로 자상한 피드백을 해주셨던 것 또한 번역자로서 유례없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한국어를 써본 경험이 있는 저자가 영어로 쓴 원문은 마치 이중으로 섬세하게 조각된 예술품 같았다. 거기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서 처음부터 그 안에 들어 있던 독창적 심상을 복구하여 캐내고, 또 언어를 옮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상실되는 파편들까지 덧붙여, 애정을 품은 한 독자로서 그 속에서 바라보고 호흡한 풍경을 가능한 한 한국 독자에게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던 노력을 작가님도 이심전심 알아주신 것 같아 뿌듯했다.
떠도는 사람들은 글자 속을 고향 삼아 만난다. 이 작품을 향하여쏟아지는 전 세계 독자들의 열광적 지지는 국적을 초월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다. 드디어 한국 독자들도 이 책을 만나게 된 셈이니, 그에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정성을 담아 언어를 갈고 닦았다.
일제강점기의 역사와 배경지식을 추가로 공부하며, 당시 근대 서울의 지리와 생활상을 조사하여 등장인물들의 발자취를 열심히 탐색해 보았다. 다만 현실에 기반을 둔 픽션인 만큼 정확한 역사적 고증보다는 의도적인 모티브 활용과 교차적 환유로 기능하는 요소들이 있음을 알려둔다. 동경, 상해의 지명 등은 가능한 한 현대어가 아난 당대의 한자어 표기 방식을 따랐다. 한편, 한국의 지명은 조선이아닌 한국으로 표기했다. 작품 내에서도 ‘Korea‘로 표기하고 있는 만큼 어느 특정 시대에 고정되어 소비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독자

들이 현재의 한국까지를 한 국가의 역사로 인식하도록 이끄는 원작의 의도를 존중하기 위함이었다.

옥희Jade, 연화Lotus, 월향 Luna, 은실Silver 등 원서에서는 더 단순했던 등장인물들의 한국어 이름을 지어보도록 제안을 받은 것도 역자로서 잊을 수 없이 소중한 기쁨이자 크나큰 영광이었다. 원작에서주어진 한 글자에 덧붙여서 시대상. 직업상으로도 어울리고 각 인물의 매력적인 성격이 드러날 수 있도록 고심하였는데, 한국어 독자들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다면 좋겠다.

평양에서 제주까지, 웅크린 호랑이 모양의 한반도를 옥희가 종단하는 동안 내 노트북 잠금화면에는 호랑이 두 마리가 함께 있는 사진을 깔아두었다. 잠시 자판을 치는 걸 멈출 때마다 나타나는 엄마와 딸 호랑이가 온갖 색채와 감정이 밝고 힘차게 꿈틀대는 다음 문장을 어서 꺼내 보라고 격려해 주는 것 같았다. (아마도 니콜라이 바이코프의 『위대한 왕』을 읽고 난 어린 시절부터) 항상 좋아하는 동물로 호랑이를 꼽아왔지만, 이 책을 통해 호랑이에 대한 애정도 한층 더 진해졌다. 김주혜 작가님은 ‘작은 땅의 야수들』 인세 일부를시베리아호랑이를 보호하는 재단에 기부하고 계신다고 한다. 이처럼 드물고 귀한 작품의 출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 작가님과 편집자님, 그리고 이 책을 읽어주신 독자들께 다시 한 번 큰절로 감사드린다.
2022년 9월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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