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퐁텐 우화 1
다니구치 에리야 지음, 김명수 옮김, 구스타브 도레 그림 / 황금부엉이 / 2003년 11월
구판절판


구스타브 도레의 작품들이 최고의 삽화로 칭송받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극도의 섬세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환적인 장면을 환상적으로 그려내는 예술성.

다른 하나는 삽화를 단지 글 내용의 설명 용도로만 제한하는게 아니라, 삽화가 자신의 생각을 반영시켜 새로운 해석을 덧붙이는 그 독창성.

그런 의미에서 라퐁텐 우화집은 이러한 삽화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곡과 같이 난해한 내용에 짓눌려 본문 이해에도 허덕거린다면 삽화가 갖는 새로운 의미를 파악하기란 힘들기 그지없으며, 책 크기가 작다면 잔뜩 축소되고 뭉그러진 그림이 원래 갖고있었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없지요.

하지만 라퐁텐 우화집은 쉽고 재미있으며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176*248mm 넓이의 크라운판 책자 한면 전체에 펼쳐진 구스타브 도레의 삽화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동물들에 관한 특유의 묘사가 인상적이지요.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오리지널 판화를 한번 구해보고 싶더군요.

어쩌면 이런 매력때문에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작가, 발터 뫼르스가 구스타브 도레의 판화만 모아서 '밤'이라는 팬픽션을 썼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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