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법정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맑은 차 한 잔을 대접받은 기분이다. 늘 마시는 커피와는 다른, 마음이 정갈해지는 차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번 중심을 잡게 해준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오두막 편지>, <텅 빈 충만>을 2, 30 때 읽고 스님에 대한 신문기사를 열심히 스크랩했었다. 그 시절 법정 스님을 스타 좋아하듯 나는 좋아했다. 살아생전 무소유의 정신을 실천하셨던 분으로 종교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진정한 어른이다. 그랬기에 사후에도 스님의 책과 말씀은 큰 관심을 받는다. 


<진짜 나를 찾아라>이 책은 스님이 1970년 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 여러 지방에서 하신, 강연 내용을 글로 풀어쓴 책이다. 그동안 책으로 발표되지 않은 내용이라 울림이 더 크다. 


어떻게 살아야 진짜 나를 찾을 수 있을까. 귀한 말씀이 책 전체에 펼쳐져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1) 자신의 일을 사랑하라 ➡️ 일터에서 마지못해 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시시한 인생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왕이면 유쾌하게 하자. 


2) 자신만의 얼굴을 만들어 가라 ➡️ 얼굴은 얼의 꼴이다. 얼의 꼴은 자기 내면세계의 형태다. 불필요한 것은 털어버리자. 단순해지면 마음이 맑아진다. 자기다운 얼굴로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자. 그것이 좋은 얼굴이다. 


3) 행복의 척도를 소유에 두지 마라 ➡️ 필요와 욕망의 차이를 분명히 가려볼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읽으며 30~40년 전의 말씀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가르침이다. 삶의 교훈과 위로와 격려까지 부족함이 없다. 머리로는 다 아는 내용일 수 있지만 한 번 더 자신을 들여다보고 살펴서 지금 여기를 사는 데 지혜로움을 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변을 정돈하고 맑은 차 한잔 옆에 놓으면 법정 스님의 말씀은 더없이 좋은 명상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법정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맑은 차 한 잔을 대접받은 기분이다. 늘 마시는 커피와는 다른, 마음이 정갈해지는 차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번 중심을 잡게 해준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오두막 편지>, <텅 빈 충만>을 2, 30 때 읽고 스님에 대한 신문기사를 열심히 스크랩했었다. 그 시절 법정 스님을 스타 좋아하듯 나는 좋아했다. 살아생전 무소유의 정신을 실천하셨던 분으로 종교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진정한 어른이다. 그랬기에 사후에도 스님의 책과 말씀은 큰 관심을 받는다.

<진짜 나를 찾아라>이 책은 스님이 1970년 대부터 2000년 초반까지 여러 지방에서 하신, 강연 내용을 글로 풀어쓴 책이다. 그동안 책으로 발표되지 않은 내용이라 울림이 더 크다.

어떻게 살아야 진짜 나를 찾을 수 있을까. 귀한 말씀이 책 전체에 펼쳐져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1) 자신의 일을 사랑하라 ➡️ 일터에서 마지못해 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시시한 인생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왕이면 유쾌하게 하자.

2) 자신만의 얼굴을 만들어 가라 ➡️ 얼굴은 얼의 꼴이다. 얼의 꼴은 자기 내면세계의 형태다. 불필요한 것은 털어버리자. 단순해지면 마음이 맑아진다. 자기다운 얼굴로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자. 그것이 좋은 얼굴이다.

3) 행복의 척도를 소유에 두지 마라 ➡️ 필요와 욕망의 차이를 분명히 가려볼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읽으며 30~40년 전의 말씀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가르침이다. 삶의 교훈과 위로와 격려까지 부족함이 없다. 머리로는 다 아는 내용일 수 있지만 한 번 더 자신을 들여다보고 살펴서 지금 여기를 사는 데 지혜로움을 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변을 정돈하고 맑은 차 한잔 옆에 놓으면 법정 스님의 말씀은 더없이 좋은 명상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쓰기 일기
서윤후 지음 / 샘터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이 쓴 일기를 엿보는 건 재미와 약간의 스릴감을 가져다준다. 내가 처음으로 엿본 남의 일기는 중학교 때 우연히 보게 된 아빠의 일기장이다. 새로 단장하기 전의 우리 집 안방 한쪽엔 뒷방으로 가는 작은 문이 하나 있었고 그 방엔 엄마의 혼수품인 자개장롱과 잘 쓰지 않는 살림도구들이 놓여 있었다. 그전에는 안 보였던 것들이 보이는 호기심 많은 중학교 1학년. 어느 날 나는 그 장롱 문을 열었다.

이불들은 예쁘고 새것이고 부드러웠다. 그 이불들을 쓰다듬으며 덮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 이불이 켜켜이 쌓여 있는 그 아래 작은 서랍장을 열었다. 비밀의 문이 해제되는 순간이랄까. 몇 권의 아빠 일기장과 처음 보는 아빠 모습이 흑백 사진으로 남아 있었다. 아빠가 일기를 쓰셨다고?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는 글 중 하나는 '배가 고파 우는 아이에게 분유 한 통 사줄 돈이 없다'라는 내용과 며칠 뒤엔 분유 한 통을 샀는지 분유 값이 적혀 있었다. 그 아이가 첫째 딸인 나다. 어릴 때 배를 곯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키가 큰 아이였고 골격도 튼튼하다.

.................................................................

샘터 물방울 서평단 두 번째 책은 서윤후 시인의 <쓰기 일기>다. 어릴 때부터 일기 쓰기를 좋아했다는 시인. '쓰기 일기'라는 이름으로 적힌 글들은 누군가가 읽어줄 수도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블로그에 발행하고, 어떤 글은 라디오에서 읽어 주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 책에서는 자신의 은밀한 것을 들키고 싶다는 마음보다도 쓰기에 몰두했던 나날들에 대한 기록이 누군가의 쓰고 읽는 일에 닿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공개한 글이라고 작가는 소개한다.

이 책의 전개는 독특하게도 연도 순으로 나와 있지 않고 월(月) 순서로 되어 있다. 2020년의 3월 어느 날 일기와 2023년 3월의 어느 날 일기로 엮어 놓았다는 것.

기록하는 일은 창작을 의미한다. 그의 일기는 긴 시와 같다. 가령 '봄밤의 흰 새 떼가 정처를 잃고 텅 빈 나무에 앉아 있는데 그건 막 피어나려는 목련이었다'는 것. 똑같은 사물을 보지만 다르게 해석하고 독특하게 그려내는 시인의 시선에 감탄한다. 쓰는 마음, 쓰는 자세에 대해 지극한 사랑을 담은 그의 일기는 시적 감성이 가장 충만한 일기장이다.

내가 쓰고 있는 일기도 다른 각도로 써보고 싶어졌다. 수많은 생각을 꺼내어 말리는 작업을 좀 더 섬세하게 해 보고 싶은. 어수선했던 3월의 내 생활에 고요함과 사색을 안겨 준 시인의 일기장. 오래 써온 그의 일기와 쓰기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보답을 받았으면 좋겠다. 쓰는 사람들을 마구 응원하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이 사람이다 - 꽃 내음 그윽한 풀꽃문학관 편지
나태주 지음 / 샘터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2년 광화문글판에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소개되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에 따스한 격려와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희망보다 절망이 많았던 그 시절의 내게도 '풀꽃'은 큰 힘이 된 글이다. 


풀꽃 시인으로 불리는 나태주 시인의 새 산문집 <꽃이 사람이다>를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시골에서 자랐기에 들꽃을 많이 만지고 놀았다. 진달래꽃(참꽃) 꽃잎을 따서 맛도 보고 토끼풀로 시계와 반지를 만들어 차고 다니기도 했다. 11살쯤이었으려나. 한 번은 손톱에 뭐라도 바르고 싶었던가 보다. 매니큐어는 없으니 애기똥풀을 써 봤다. 애기똥풀의 줄기나 잎을 자르면 노란 유액이 나오는데 그걸 손톱에 발랐다. 독한 냄새에 놀라서 그 뒤로 애기똥풀 근처에도 안 가게 되었는데 모든 게 그윽한 추억이 되었다. 


나태주 시인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주 풀꽃문학관이 2014년 문을 열었고 2024년은 1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이 책은 풀꽃문학관에서 십 년 동안 꽃을 심고 가꾸면서 느낀 단상들의 기록이다. 봄부터 여름이 시작되는 즈음까지의 이야기인데 그 시간에 피는 꽃들이 참 많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의 '꽃'이 당연히 떠오른다. 나태주 시인이 그 많은 꽃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때맞춰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며 정성을 쏟는 모습이 오버랩된다 


시인에게 꽃은 사람이다. 꽃씨가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심지도 않은 꽃이 풀꽃문학관에 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꽃으로 보는 사람에겐 꽃이고 잡풀로 보는 사람에겐 그냥 잡풀일 뿐이지만 시인에게는 하나같이 애틋한 생명이다. 아기 꽃이 어른 꽃으로 자라 꽃을 피우는 그런 생명의 연결고리가 고맙고도 안쓰럽다는 그 마음에 충분히 공감한다. 


풀꽃문학관에서는 방문객들 발걸음이 느리고 작아진다고 한다. 모두들 풀꽃을 들여다보며 눈을 맞추고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시간이 아닐까.

"오늘날 우리는 너무나 걸음이 빠르고 바쁘다. 무언가에 쫓기듯 걷고 있다. 그래서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하고 때로는 우울하고 힘들기까지 한 것이다. 이제는 우리 마음속에 피어 있는 꽃들도 찬찬히 들여다볼 때가 되었다." (P.205) 

어떤 책은 당장 뭐라도 해야 된다는 동기부여를 일으킨다. <꽃은 사람이다>는 잠시 멈추고 숨 고르기 하는 시간을 안겨주는 책이다. 하찮고 작은 것들에도 따뜻한 눈길을 주고 싶어진다. 


우리는 모두 꽃이다. 올봄에 나는 무슨 꽃으로 살아갈까 생각해 본다. 녹지 않은 눈 위로 강인하게 피어나는 노란 복수초가 좋을까. 아니면 '좋은 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진 아이리스로 피어날까. 기다린다. 우리들 마음속에도 따뜻한 봄이 오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