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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 다이어리 - 나에게 말하지 않는 단어들
베로니크 풀랭 지음, 권선영 옮김 / 애플북스 / 2023년 1월
평점 :
8_나는 두 개의 언어로 말하고, 두 개의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
단어, 말 그리고 음악이 있는 '소리'의 낮.
그리고 몸짓, 손짓 그리고 시선이 오가는 '고요'의 밤이 존재한다.
이 소설은 들리는 언어와 보이는 언어,
두 세계애 공존하며 살아가야하는 코다의 이야기입니다.
코다(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앞글자를 딴 단어로,
청각장애를 가진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를 뜻하는 말이에요.
저는 '코다'가 사람이름인 줄만 알았어요. 그래서 책 제목을 보고 코다라는 주인공의 일기인가 싶었죠.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코다 다이어리의 베로니크 풀랭 작가는 두 개의 언어로 세상을 듣고 보는 코다(CODA)예요. 이 책은 코다로 살아온 저자가 농인 부모에게 태어난 청인으로서의 삶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에요. 그래서 코다의 삶의 묘사나 감정들이 생생하게 들어나있어요.
전 아직 청각장애를 가진 농인이나 코다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그들의 삶은 그저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보며 짐작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농인으로 태어난 순간부터의 어린 시절, 사춘기를 담은 청소년기, 그리고 성인이 되기까지 성장과정을 리얼하지만 담담하게 풀어놓아요. 과장되지도 감정에 치우치지도 않고 수어로 소통하는 세계와 음성언어로 대화하는 세계를 오가는 베로니크의 삶을 보여주고 있어요.
원작 소설만큼이나 영화도 엄청나더라구요~
프랑스에서 영화 '미라클 벨리에 (The Belier Family)'로 제작되어 개봉하자마자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엄청난 흥행을 했대요. 이후, 헐리우드에서 2021년 '코다(CODA)' 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관왕을 수상했구요. 원작의 매력적인 스토리가 있기에 영화도 탄생했겠죠?
전 영화도 찐형제와 보고싶어서 찜콩해두었답니다^^
농인과 코다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는 책이였어요. 소설로 그들의 삶을 모두 알 순 없지만 그래도 한걸음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코다로 태어났지만,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베로니크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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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_나는 밤중에 절대 울지 않았다. 어차피 부모님은 내가 내는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다.
엄마는 밤에 두세 번씩 깨서 내가 잘 자고 있는지, 혹시 자다가 죽지는 않았는지 확인했다.
31_나의 슬픔을 기억한다.
내가 느낀 분노를 기억한다.
내 안의 폭력성, 살기를 기억한다.
나는 엄마 아빠를 지키고 싶었다.
나는 부모님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창피함, 분노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했다.
82_수어는 내가 아는 언어 중에서 가장 꾸밈없고 노골적이다. 농인은 간단하고 직접적이고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많은 수어 동작들은 아름답고 시적이고 감동적이다. 특히 '사랑', '상징', '춤' 같은 단어들이 그렇다. 하지만 성에 관련된 단어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수어에는 애매함이 없다. 말은 암시한다면 수어는 동작으로 정확하게 표현된다.
124_엄마 아빠의 언어에는 은유, 관사, 동사 활용, 부사, 속담, 인용구가 없다. 암묵적으로 암시된 표현도 없다. 듣지 못하는데 어떻게 말 속에 숨은 뜻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애플북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