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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니 좋구나! ㅣ 문지아이들 171
유영소 지음, 오승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7월
평점 :
핑크색 꽃내음이 물씬 풍기는 표지에는
고운 한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미소짓고있어요.
아이의 눈빛이 손짓하는 것 같았어요.
1907년 낯선 한성에서의 열 두살 달래.
주권을 읽은 암울한 조선의 운명.
낯설고 무서운 외인과 일본인이 우르르다니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한성에서
가족도 만들고 하고 싶은 일도 찾는 달래의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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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_달래는 공부가 하고 싶었다. 세상이 달라졌다고, 배우면 우리 같은 사람도 달리 살 수 있다며, 아버지는 늘 달래에게 입버릇처럼 일렀다.
달래는 남의집살이를 하기 위해 한성으로 왔어요.
여자들이 다는 여학교에서 공부하는 꿈.
달래는 한성에서 공부가 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처음 만난 한성은 낯설고 차가워요.
두려운 초행길을 넘어 도착했건만,
신온당이라는 한약방에서는 남자아이를 원했다며
달래를 달가워하지 않아요.
그래도 달래는 여학당에 가기 위해
심부름도 하고 부엌살림도 돕지만
신온당 부인의 마음엔 들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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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_"주지도 않을 사진을 왜 억지로 박으라고 해? 싫다는데! 사진은 박히는 사람 마음이 더 중요한걸. 그렇지 않아, 료코?"
72_'박히는 이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건 뭘까? 박히는 사람이 정말 박고 싶어서 박는 것? 그런 사진은 다를까?'
129_지금 이 모든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진은 기억을 돕는다. 사실을 기억하니까.
어느날, 달래를 애워싸는 사람들.
한참을 지껄이는 일본말과 촬영하는 사진기.
마음대로 남의 사진을 박는 일본여자 사진사를 보며 화가 났지만, 여자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요.
그리고 박히는 사람의 마음을 존중하고 잘 알아주는 사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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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_친구라는 말에 달래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지금의 조선과 일본에게 친구란 참말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그러나 역시 생각할수록 친구는 옳은 것이었다. 조선과 일본은 친구여야 한다. 친구가 아니라 자꾸 다른 것이 되라고 하니 문제 아닌가? 친구가 아니라 부하가 되라니, 친구가 아니라 종이 되라니..
일본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사이에서 태어난 료코.
제중원 의사 데니스 선생님의 아들 작은 외인 샘.
조선은 우리 나라인데 일본이 제 나라처럼 굴고
학교와 병원에서 서툰 조선말로 일하는 파란 눈의 외인들.
달래는 그 상황에서 료코와 샘을 만나게 되고,
처음엔 일본인과 친구가 된다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서로 우정을 나누며 진정한 친구가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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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_'아무 이유 없이 태어나는 건 없댔어. 나도 이유가 있어. 그것을 찾을 거야.'
149_'낱낱의 사람들이 꿈을 꾼다. 나도! 나도 꿈을 꾸고 싶어. 그것이 나의 이유가 될지도 몰라.'
152_남이 남의 눈으로 박은 것 말고, 우리가 우리 것으로 보여 주는 조선! 바로 그 모습을 기억하게하면 좋을 텐데..
160_'내 몫의 꿈을 찾아내는 중의 하나일지도 몰라!'
박히는 사람을 존중하고 그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는 사진.
그 순간을 기억하게 하는 사진.
옳고 그른 사실을 알리는 사진.
참된 사람이 참되게 박는 사진.
누구에게든 다정하고 누구에게도 정의로운 사진.
달래는 꼭 그런 사진을 박는 사진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갖게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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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달래를 통해 세계 곳곳에 달래가 있다고 말씀하세요.
원치않은 전쟁과 분쟁속에 달래같은 어린이들이 있으니까요.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 정당하지 않음을.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단짝이 아닐수도 있지만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지킨다면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달래와 료코와 샘이 그랬던 것처럼
건강한 생각과 가치를 함께 바라보길 바라는 작가님의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는 책이였어요.
[위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문학과지성사 고맙습니다.
#네가오니좋구나_서평단
#문지아이들 #역사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