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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충류가 지배하는 시장 - 경제학자들이 말하지 않는 시장의 진실
이용범 지음 / 유리창 / 2012년 7월
평점 :
5천만년 후의 인간의 모습을 상상한 그림을 인터넷에서 본적이 있다. 어느 동물학자가 그린 그림 이었는데 손과 발은 퇴화되고 두뇌가 몸의 70퍼센트 이상 차지하는 듯한 기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커진 두뇌에 띄엄띄엄 안테나 수신기 같은 구조물도 볼 수 있었다. 그런 모습이 탄생하게 된 이유는 미래에 인간은 두뇌가 발달하여 손과 발을 쓰지 않고도 오로지 생각만으로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가정이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장에 반응하는 우리의 모습은 5천만년 후의 우리의 모습과 다른 매우 원초적인 뇌가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표적인 예로서 휴리스틱(직감, 주먹구구식 발견)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인간의 뇌가 대뇌 신피질을 사용하기에는 정보의 양이 너무 많을 때에는 복잡한 계산 대신에 어림셈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 근거는 우리 머릿속 파충류의 뇌가 내린 판단이다.
이 책은 저자가 수많은 경제학 서적과 심리학 서적을 탐독하고 나서 그 책의 지식을 전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읽다보면 여러 가지 서적들의 핵심내용을 쉽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지식들이 단편적인 파편의 지식에서 나아가 과거 자신이 내렸던 판단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인간의 심리에 의한 비합리적인 행동들에 대해서 소개한 내용에서는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뜨끔한 느낌을 가졌다. 정말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나를 이끈 판단의 근거는 얼마나 이 책에서 말하는 심리적 오류와 거리가 있었는지 과거를 돌아보게 했다. 아울러 앞으로 어떠한 판단을 내릴 때 내가 어떠한 심리적인 오류에 빠지지 않았는지 스스로를 감시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